마케팅

A부터 Z까지, ‘B2B Roadmap 2025’서 그린 B2B 비즈니스 로드맵

국내 유일 B2B 컨퍼런스 참관… 단계별 실무 노하우 총정리


지난 22~23일 앨리펀트컴퍼니가 주최한 ‘B2B Roadmap 2025’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자료=엘리펀트컴퍼니)

B2B 마케팅,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지난 22일부터 양일간 서울숲 보테가마지오 라 포레스타에서 개최된 ‘B2B Roadmap 2025’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B2B 마케팅 전문 기업 ‘엘리펀트컴퍼니’가 주최한 해당 컨퍼런스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B2C가 아닌 B2B 마케팅을 심층적으로 다룬 자리다.

‘정답 없는 B2B 세계, 모든 기업이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도록’이라는 슬로건으로 ‘미란티스’ ‘클래스101’ 등 22개의 다양한 기업의 전문인이 참석해 인사이트를 나눈 컨퍼런스는 특히 마케팅부터 고객 전환, 비즈니스 전략 등 B2B 마케팅의 전 과정을 각 기업의 경험에 맞게 세부적으로 나눠 분석했다. 각 세션을 통해 B2B 마케팅 전반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셈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행사에서 공유된 B2B 마케팅의 단계별 실무 노하우를 종합해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 작성 노하우부터 프로덕트 개발 및 구성, 성과 측정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B2B 마케팅을 위한 로드맵 ‘B2B 마케팅 가이드’를 세워본다.

1. RFP: 매력적인 RFP를 만드는 방법

B2B 비즈니스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해 많은 이들이 매력적인 RFP 작성에 몰두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혼동하는 게 한 가지 있는데, 바로 단순히 고객의 RFP를 받아 충실히 분석하고 응답하는 ‘성실한 방식’이 성공한다는 오해다.

조용민 언바운드랩데브 CEO는 고객이 작성한 RFP에 기반해 성실하게만 작성하는 건 결코 성공을 약속하지 않는다고 말한다(자료=엘리펀트컴퍼니)

성실한 방식이 왜 비즈니스에서 계약을 놓치는 악수로 적용된다는 것일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언바운드랩데브(Unboundlab Dev)’의 조용민 CEO는 그 까닭을 “모두가 그렇게 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모두가 고객이 작성한 RFP를 그저 열심히 해결하려고만 하니, 대부분의 RFP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고객이 제시한 RFP의 문제를 곧이 곧대로 풀어내려면 실패합니다

조 CEO가 단언하는 이유는 ‘고객의 RFP에 담길 수 있는 모순’ 때문이다. 고객이 자사의 문제에 대해 내린 정의는 완벽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정의 자체가 왜곡돼 있거나 불안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좋은 RFP란 고객의 문제를 높은 해상도로 재구성하고, 고객이 자각하지 못한 ‘본질적인 필요’를 발굴해 정의하는 문서여야 한다.

이를 위해 조 CEO는 우선 “실제 구매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RFP는 해당 업무의 담당자 수준에서 소화될 수 있는 정보와 어조로 구성된다. 그러나 그들은 비즈니스를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담당자가 아니라 ‘담당자의 상사’를 만족시킬 문서를 기준으로 삼아야 좋은 RFP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담당자의 상사가 회의실에 들어가 경영진에게 해당 비즈니스의 ‘상황과 방향’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RFP에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정보를 나열하는 RFP가 아니라 논리를 설계하는, ‘문제인식→방향 제시→솔루션 도입’의 구조를 지녀야 한다.

조 CEO는 이를 통해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고객의 문맥에 맞게 설계된 RFP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실무자는 흔히 기능을 설명하는 충동에 사로잡힌다”며 “제품의 기술적 우위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다르게 말하는 힘을 길러라”고 조언한다. 고객이 RFP를 통해 “내 문제를 이 기업이 더 잘 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2. 프로덕트: 기존 자산을 B2B에 활용하기

매력적인 RFP를 만들 수 있다면, 이제 필요한 건 ‘팔리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이다. 비즈니스 자체를 B2B로 시작해 이미 굳건한 프로덕트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크게 고민하지 않겠지만, 여러 기업이 그렇듯 B2C에서 B2B로 확장을 꾀하는 기업이라면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필준 클래스101 COO는 기존 프로덕트의 재정의를 통해 B2C 기반 프로덕트를 B2B에 효과적으로 셀링했다(자료=엘리펀트컴퍼니)

이를 별도의 신규 프로덕트 개발 없이, 자사의 기존 프로덕트로 해결한 기업이 있다. 바로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래스101(Class101)’이다. 클래스101은 B2C 비즈니스로 잘 알려져 있듯, 대부분의 콘텐츠가 공예, 드로잉, 어학, 재테크 등 직무 교육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B2C를 위한 프로덕트였다 보니 B2B로 팔기에는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B2B 비즈니스를 리드한 최필준 COO가 이를 B2B에 셀링한 비결은 바로 ‘프로덕트의 재정의’였다.

B2B 비즈니스를 위해 최 COO가 가장 먼저 한 건 고객 접점에서 콘텐츠의 실사용 사례를 추적한 일이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클래스101의 프로덕트를 ‘복지 예산 활용’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클래스101의 B2B 비즈니스 방향성을 교육이 아닌 ‘복지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직무 교육으로 정의하기에 클래스101의 프로덕트는 넓고 가벼웠습니다. 그래서 복지로 프로덕트의 방향성을 재정의 한 거죠

새롭게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기존 프로덕트의 방향성을 재정의하는 건 리소스를 크게 감축시켰다. 프로덕트의 목적을 복지로 정의하자, B2B를 넘어 B2G까지 관련 비즈니스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실제 클래스101이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국방부의 ‘문화예술 체험형 강의 콘텐츠 사업’ 또한 장병의 복지를 위한 사업으로, 클래스101은 기존 콘텐츠를 조합해 제공하는 것만으로 해당 비즈니스를 꾸준히 수주하고 있다.

최 COO는 B2B 확장을 기존 B2C 비즈니스와 구분 짓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매일 쌓이는 B2C 자산을 B2B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며 “굳이 꼭 B2B 비즈니스를 위해 새로운 프로덕트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3. 조직 구조 설계: 같은 언어의 협업 구조 만들기

좌담회 세션에서 정희영 세일즈맵 CEO는 B2B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로 팀의 연결을 꼽았다(자료=엘리펀트 컴퍼니)

B2B 비즈니스를 위한 전제가 마련됐다면, 이제 마케팅과 세일즈를 통해 전환을 만들고, CS 관리를 통해 전환율을 높일 차례다. 이를 위해 B2B CRM 툴을 제공하는 ‘세일즈맵’의 정희영 CEO는 “’기술’보다 팀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B2B 비즈니스에서 마케팅, 세일즈 그리고 CS 조직은 서로의 과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정 CEO는 이러한 양상이 공감하지 못하는 팀을 만들고, 결국 조직 내 마찰을 야기해 비즈니스에 제동을 건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효과적인 협업 구조를 설계할 수 있을까? 정 CEO는 그 시발점으로 ‘데이터 공유’를 꼽는다. 같은 데이터를 봐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예로 마케팅팀이 진행하는 캠페인을 CS팀이 모르면 고객이 무슨 맥락으로 연락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결국 엇나간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CS팀이 응대한 고객의 피드백이 세일즈팀이나 마케팅팀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며 기업의 신뢰도 하락을 야기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모든 팀이 동일한 화면에서 고객의 행동 이력과 이슈 히스토리를 볼 수 있는 ‘공유 가능한 CRM 구조’를 구축해야 하며, 각 팀 간 용어의 통일과 필드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핸드오프 타이밍’ 또한 놓쳐서는 안될 요소다. 마케팅팀이 생성한 리드가 언제, 어떤 조건에서 세일즈팀으로 넘어가야 하는지, 또는 세일즈팀이 계약한 고객이 어떤 순간에 CS팀의 관리 범위로 이관되는가 등을 리드 스코어, 리드 활동 패턴, 계약 진행률 등을 토대로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를 분명하게 규정하지 않으면 고객은 결국 각 팀을 떠도는 떠돌이 신세가 되고 만다.

정 CEO는 협업 구조를 완성한 조직은 ‘전환율’ ‘고객 만족도’ ‘계약 속도’에서 더욱 향상된 성과를 낸다고 설명한다. 실제 그가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에듀테크 스타트업 ‘패스트캠퍼스(Fastcampus)’는 마케팅, 세일즈, CS가 공유하는 퍼널을 기반으로 30% 향상된 계약률, 15% 이상 감소한 고객 이탈률 등을 기록한 바 있다.

4. 성과 측정: 리드 수가 아닌 디맨젠으로 보기

B2B 비즈니스와 마케팅의 마지막은 ‘성과’를 분석하는 일이다. 그동안 B2B 마케팅에서 가장 익숙한 지표는 ‘리드 수’였다. 그러나 미국의 B2B 클라우드 전문 기업 ‘미란티스(Mirantis)’의 그레이스 신(Grace Shin) 글로벌 디젠 디렉터(Global Demand Generation Director)는 단호하게 “아직 리드 수로 성과를 측정한다면 당신은 아직 2015년의 마케팅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 말한다.

그레이스 신 미란티스 글로벌 디맨젠 디렉터는 이제 B2B 마케팅의 성과를 디맨젠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자료=엘리펀트컴퍼니)

그레이스 디렉터가 리드 수를 과거의 성과 지표로 이야기하는 건 B2B의 고객 여정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고객은 이미 세일즈를 마주하는 단계에서 의사결정의 60~70%를 끝마치고 온다. 그레이스 디렉터는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건 프로덕트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수요를 체계적으로 만들어내는 디멘드 제너레이션 마케팅 전략을 통해 고객이 기업과 처음 접점을 형성하는 순간부터 신뢰를 남기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라 강조한다. 그는 이를 통해 높은 전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해서 디맨드 마케팅이 고객의 탐색 단계부터 브랜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브랜드 콘텐츠’, ‘고객 후기’, ‘업계 트렌드 분석’ 등의 정보를 무장해 ‘언게이티드콘텐츠(ungated contents, 열린 콘텐츠)’의 형태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점 또한 디맨드 제너레이션이 고객을 성공적으로 포섭할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성과 지표를 통해 디맨드 마케팅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을까? 그레이스 디렉터가 명명한 측정 지표는 다음과 같다.

디맨드 제너레이션 마케팅 성과 지표

  • 브랜드 검색량(Brand Search Volume)
  • 직접 유입 비율(Direct Traffic Rate)
  • 콘텐츠 조회 지속 시간(Engagement)
  • 전환 소요 시간(Time to Convert)
  • 매출 기여도(Revenue Attribution)

이러한 지표들은 디맨드가 고객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구매 타이밍이 되었을 때 ‘자발적으로 선택되는 브랜드’로 연결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다. 그레이스 디렉터는 이러한 지표를 바탕으로 디맨드 마케팅의 성과를 측정하고, 일시적인 리드 감소 등에 연연하지 않을 것을 당부한다.

그레이스 디렉터는 “최소 6개월만 지나도 이전보다 안정적이고 견고한 매출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각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 관점의 성과 측정으로 신뢰의 구조에 익숙해진 B2B 고객을 사로잡고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효성 높은 인사이트, 95% 넘는 만족도 보였다

지금까지 B2B Roadmap 2025에서 발표된 여러 세션을 정리해 RFP 제안부터 B2B 비즈니스 및 마케팅 성과를 효과적인 기준으로 점검하는 방법까지, B2B 비즈니스의 로드맵을 그려봤다. 아직 B2B 비즈니스가 낯선 실무자라도 이처럼 각 단계별 액션에 담긴 인사이트를 차례로 실천한다면 성공적인 B2B 비즈니스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2B Roadmap 2025는 95% 이상의 만족도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는 B2B 비즈니스 실무자의 궁금증과 니즈를 컨퍼런스가 효과적으로 풀어낸 결과로 분석된다(자료=엘리펀트컴퍼니)

이번 컨퍼런스는 B2B를 주제로 한 국내 최초, 최대 행사인 만큼, 전체 참가자 중 72%가 팀장급 이상의 의사결정권자였으며, 설문에 참가한 참석자 중 95%가 만족을 표했다.

컨퍼런스를 주최한 엘리펀트컴퍼니의 김예지 대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컨퍼런스에 그치는 게 아닌 국내 B2B 실무자가 서로의 해답이 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며 “내년에도 다양한 업종의 참가자들이 실전성 높은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는 행사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 섬네일조 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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