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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DIGITAL iNSIGHT vol.218 Cover Interview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는 도착한다.

가끔은 작품을 바라보며 작가가 그 안에 녹여낸 메시지를 찾아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쓸 때가 있는데, 사실 그것에만 매몰될 때는 감상이라기보다 분석 혹은 연구라는 행위에 더 가까워진다. 작품을 통해 감성을 공유하고, 사유의 과정을 거쳐 마음이 동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니 말이다. 작가의 심중을 파악하는 것은 전혀 중요치 않고 오히려 독자 스스로의 사유가 훨씬 중요하다는 디자이너 RADIN의 말이 그래서인지 더 가슴에 와 닿았다. 그의 작품으로 잠시나마 바쁜 삶 속 여유를 만끽해보길.

 

Venus(cover)
  • 표지 Venus
  • 이름 RADIN
  • 지역 Korea
  • URL instagram.com/ra.dinart

먼저,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RADIN’ 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라태훈입니다. 저는 ‘바쁜 현대인들의 메마른 감성에 스며들 수 있는 디자인을 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Rain)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것처럼, 사람들과 예술이 저를 통해 서로 감성을 교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 성의 ‘Ra’와 비를 뜻하는 영어 ‘Rain’, 그리고 그사이를 더해주는 ‘add’를 연결 시켰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RADIN’ 이라는 활동명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의 감성을 되살리는 작업을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

꿈 수집가

표지에 쓰인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Venus’는 예전부터 미의 여신이라 불리며 아름다운 얼굴과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여성으로 표현돼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녀야 할 아름다움인가?’라는 반문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제 작품인 ‘Venus’가 탄생했습니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외형적으로 갖춰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죠. 그래서 저는 네모난 틀을 통해 우리의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표현했고, 비너스와 금성을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해 외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냈습니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우주라는 광활하고 매혹적인 매체를 사용했습니다. 당연히 외형적인 아름다움의 뒤에 숨겨놓았습니다. 그러나 제 주제인 ‘궁극적인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다’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우리의 고정관념 밖으로 빠져 나와 그 중요함을 인지할 수 있도록 흐르는 우주를 그려 넣었습니다.

달이 참 예쁘네요

작품에서 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했듯 제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이 감성이라는 것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각 사람들의 감성이 동하기를 바라면서 작업합니다. 제가 의도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디자이너의 심중을 파악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디자인 된 그래픽을 통해 독자들이 무엇을 사유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회적 통념과 고정관념이 아닌, 한 순간의 자유로움이 더해진 ‘여유’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제 작품을 통해 여러분도 잠시나마 사색에 잠겨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순간의 자유로움이 더해진 ‘여유’가 중요하다

아름다운 당신의 뒷모습

평소 작업 하실 때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다른 사람들이라면 흘려버릴지도 모를 사소한 것들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 편입니다. 매일 듣는 노래의 가사도 디자인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아무 생각 없이 펼친 책의 한 문장이 제 뇌리를 번뜩이게 할 때도 있습니다. 언제 한 번은 영감이 안 떠올라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커다란 보름달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고 상단 첫 번째 이미지 ‘달이 참 예쁘네요’라는 작품을 만들었죠. 이렇듯 저는 모두가 느낄 수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 것들을 통해 영감을 얻습니다. 여러분도 같은 일상의 아주 작은 변화 속에서 감성이라는 것을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커밋 인형을 들고 있는 어린 소녀

지금 하고 계신 작업 활동의 가장 큰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혼자서도 손 쉽게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라는 것이 가장 강력한 매력이라고 느낍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각자의 예술 작품을 꿈꾸며 삽니다. 누군가는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어하고, 어떤 이는 자신이 신이 되어 쓰는 소설을 원합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분들은 나만의 감각을 펼칠 디자인을 창조하고 싶어하죠. 그런 점에서 시간과 돈에 얽매지 않고 나의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입니다. 출근길, 점심 자투리 시간, 감수성에 잠 못 이루는 밤처럼 말이죠. ‘어쩌면 한숨으로 버려졌을 시간들이 모여 나의 꿈을 이뤄준다’라는 것, 이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어쩌면 한숨으로 버려졌을 시간들이 모여 나의 꿈을 이뤄준다

어렸을 적에 내가 나왔으면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이 일을 시작했을 때, 그저 취미의 한 부분으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나서는 길이었기에 도움을 받을 사람도 없었고, 이름도 없는 디자이너를 위해 손 내밀어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어떤 길을 통해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렇게 멈추지 않는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저 같은 인디 아티스트들이 너무 많습니다. 실력은 있지만 시간과 돈, 그리고 사회적 환경들이 가져다 주는 장애물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이들. 저는 이런 예술가들이 멈춰 쉬더라도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다른 길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통해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는 도착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저와 같은 디자이너, 꼭 디자이너가 아니라도 꿈을 가진 분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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