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UI·UX 디자인 업계 실무 트렌드
피그마가 조사한 2023년 UIUX 디자이너 실무자 근황
어느새 2023년 한 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매년 이맘때쯤 많은 사람이 연말연시를 기념해 한 해를 되돌아보며 1년 동안의 기억을 되새기는데요. 연말연시 TV 채널을 뒤덮는 시상식 역시 그러한 맥락입니다. 다양한 방송사나 매체가 내놓고 있는 콘텐츠 연말 결산도 마찬가지죠.
물론 연말연시에 들어서 지난 1년을 회상하는 이유는 단순 추억 회상부터 시작해 더 나아진 자신을 위한 성찰까지 가지각색으로 다양하지만 많은 사람이 연말연시에 한 해를 되돌아본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올해 2023년에 UI·UX 디자인 업계는 어땠을까요? 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일하기는 쉬워졌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UI·UX 업계 1위 피그마가 전 세계 470명의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공개한 설문조사 보고서 ‘2023년 디자이너 현황’을 통해 2023년의 UI·UX 디자인 업계 실무자의 삶을 조명합니다.
‘원격 디지털 근무’로 행복해진 디자이너
피그마가 공개한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찾아볼 수 있는 건 바로 2023년 디자이너 업무의 디지털화에 따른 직업 만족도와 행복도 상승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490명 중 51%의 디자이너는 이전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69%의 디자이너는 코로나 팬데믹이 오기 전보다 지금이 더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나 개인 작업자는 전체의 82%가 직무 만족도 조사에 긍정적인 답변을 제공했습니다.
조사 결과만 보면 지난 3년 동안의 혼란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도 코로나 이전보다 코로나 판데믹을 거친 후 더 행복해졌다는 것인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 걸까요? 비결은 바로 ‘원격 디지털 근무’에 있었습니다. 긍정적 답변한 디자이너의 75%는 엔데믹 이후 더 자주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변한 겁니다.
특히나 영국, 독일, 호주, 뉴질랜드 지역의 경우 행복해진 디자이너의 95%가 완벽한 원격 근무, 부분적으로라도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의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재택·원격 근무 비율이 낮았지만, 그럼에도 83%의 행복한 동아시아 디자이너가 재택·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고요.
요컨대 작업 환경의 디지털화로 인해 작업 방식과 공간에 더 많은 자유를 얻게 된 디자이너는 언제 어디서나 디자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고, 더 많은 디자인적 사고를 실현하게 되면서 직업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앞선 동아시아 지역의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디자이너의 원격 디지털 근무 전환 이야기는 국내도 예외는 아닙니다. 국내 포털 사이트의 대표주자이자 매년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에서 꾸준하게 디자인상을 받고 있는 네이버는 엔데믹 이후에도 전 직원에게 사무실 출근과 재택 근무 두 가지 업무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지난 5월에 열린 컴패니언 데이에서 “전 직원 및 리더 설문 및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정략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업무 효율성이나 성과가 코로나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걸 확인했다”라며 재택 근무의 유지 결정 사유를 밝혔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원격 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네이버뿐만이 아닙니다. 쉽고 편한 UI·UX 디자인으로 2030세대 금융 앱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토스의 경우, “재택근무는 선호에 따라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별도의 신청이나 승인 없이 구성원의 자율에 맡기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하면서 여전히 재택·원격 근무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더 많이 ‘협업 디자인’을 하게 된 디자이너
보통 많은 사람이 원격으로 디지털 근무를 하게 되면 협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실제로 올해 초 여러 국내 IT 게임 업계의 재택 근무 종료 시기 때에도 협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놀랍게도 원격 재택 근무가 늘어난 UI·UX 디자이너들의 경우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외부 팀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협업을 더 많이 하게 됐다고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디자인 업계 특유의 고질병이었던 폐쇄성을 벗어던진 겁니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피그마의 질문에 답변한 디자이너의 53%가 그룹 회의 등을 통해 더 자주, 더 많이 협업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이렇게 협업 디자인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 중 51%는 과거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있다 생각한다고 응답했고, 38%는 실제로 제품 및 서비스 출시 작업 기간을 효율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재택·원격 근무를 하면서도 협업을 중요시하는 곳은 해외뿐만이 아닙니다. 엔데믹 선언 이후에도 여전히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재택·사무실 하이브리드 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당근의 경우 디자이너, PM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이라면서 디자이너의 협업 실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11월 디지털 인사이트와 인터뷰를 가지게 된 국내 대표 통합 디자인 에이전시 프레임아웃에서 디자인 최전선을 뛰고 있는 두 UX 디자이너는 디자인 실력만큼이나 소통이 중요하다며 여러차례 협업과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실무 디자이너도 협업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취업 전망’이 크게 개선된 디자이너
코로나 19는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의 신호탄이었는데요. 실제로 올해 5월 엔데믹 선언 이후로도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 고용 시장 상황은 어떨까요? 놀랍게도 근무 장소와 작업 방식의 변화는 곧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가치 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피그마 조사에 답변한 전체 디자이너 중 69%가 디자이너 고용 시장의 상황이 ‘개선’ 또는 “크게 개선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원격 및 재택 근무를 통해 더 이상 국가나 지역 등의 장소에 구애받지 일할 수 있게 된 결과, 취업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겁니다. 이러한 디자이너 채용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은 피고용인 입장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고용자 측에서도 나타났는데요. 실제로 피그마의 디자인 채용 보고서에서는 금융, 미디어, 의류, 제조 등의 거의 모든 업계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더 많은 디자이너를 채용할 계획을 밝힌 걸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UI·UX 디자이너의 취업 전망은 밝은 편입니다. 실제로 김연성 디파이 디자인 그룹 디자이너는 제로 베이스 스쿨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UI·UX 디자인 업계의 전망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UI·UX 분야는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해왔으며, 많은 UI·UX 전문가가 힘든 취업난에도 무난하게 취업해 적정 수준의 연봉을 받고 일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UI·UX 분야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다른 직군보다 업무 제약이 덜하며, UI·UX 전문가들이 만든 플랫폼들은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하면서 밝은 전망을 공유했습니다.
그래도 마냥 모두가 행복해진 건 아닙니다
이처럼 디지털화와 원격 근무 등으로 인해 많은 디자이너가 작년보다 더 행복하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디자인 솔루션이 만능으로 작용할 수 없듯이, 보고서에선 부정적인 내용도 존재했습니다. 설문조사에 답변한 38%의 디자이너는 지난 1년 동안 다른 동료들과 더 멀어졌다고 답변한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동료와 멀어졌다고 답한 디자이너 중 45%는 동료들과 멀어진 원인으로 오프라인 대면 횟수 감소를 꼽았습니다. 한 디자이너는 조사에서 “다른 부서의 동료와 함께 회의실에 앉아서 토론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그립다”라고 한탄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피그마의 경우 이번 보고서에서 업무 능률 상승과 뛰어난 결과물 도출 그리고 더 나아가 디자이너 성장 기회 제공을 위해 앞으로 더욱 서로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수적일 것이며, 효과적인 협업 환경 조성이 중요해질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피그마의 이런 주장을 다른 기업도 통감하고 있는 걸까요? 최근 많은 기업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7월 디지털 인사이트와 인터뷰를 가진 정세형 오비스 대표는 재택 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소통의 불편함을 계기로 실제 사무실과 같은 업무 경험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마치며
피그마와 함께 돌아본 2023년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은 한 해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업계가 위기에 처했지만 디자인 업계는 디지털 원격 근무라는 트렌드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코로나 이전보다도 더 높은 직업 만족도, 디자인 가치, 더 나은 취업 전망까지 손에 넣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기회뿐만 아니라 도전과제도 직면하게 됐습니다. 적지 않은 디자이너들이 원격 근무로 인해 동료들과 멀어지고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도전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손에 넣은 기회는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또다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모름지기 기회를 기회답게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그만한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때문에 기회를 잡는 것도 능력이라는 말이 있죠. 2023년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았다면, 2024년에는 마침내 손에 넣은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업계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사장도 이것 좀 보고 정신 좀 차렸으면
올해는 국내 디자인 업계 작업 환경도 더욱 개선되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