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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평생 직장은 없어! 성공적인 N잡을 도와 줄 ‘성남 콘텐츠 크리에이터 아카데미’

이론부터 현장의 이야기까지, 인기 크리에이터되는 비법 전수!

교활한 토끼는 3개의 굴을 판다. 항상 포식자 습격에 대비하기 때문이다. 이를 사자성어로 하면 ‘교토삼굴’. 인간도 토끼처럼 항상 변수를 대비해 플랜 B, C까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3년 트렌드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로 교토삼굴에 따른 지혜로운 삶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가 불황에 빠지면서 개인과 기업을 막론하고 ‘각자도생’할 방법을 찾는 자가 살아남게 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평생 직장’은 사라진지 오래다. 자유로운 이직 문화와 더불어 ‘N잡러’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직장을 다니면서 남는 시간에 아르바이트, 개인 사업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하며 ‘새로운 굴’을 파는 것은 이젠 당연한 일이다.

실버 버튼은 따놓은 당상, 잠재력 가득한 신진 크리에이터들

지난 27일 ‘성남 콘텐츠 크리에이터 아카데미’에 다녀왔다. 이곳은 성남 시민을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육성하는 교육 사업을 진행한다. 성남시 소재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성남산업진흥원’이 주관하고, 크리에이터 전문 스타트업 ‘아도바’가 수행사로 참여했다. 이날 5주 커리큘럼 성료와 함께 시상 및 성과 공유회를 진행, 크리에이터 역량 강화를 위한 강연도 선보였다.

본격적인 시상에 앞서,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강의를 소개하는 영상을 시청했다. 꽤 전문적이었다. 유튜버가 기본으로 알아야 하는 포토샵과 프리미어 프로를 며칠에 걸쳐 가르치는가 하면, 구독자 수십만에 달하는 현업 유튜버를 초청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구독자를 끌어모으는 노하우를 공유했다.

영상미를 뽐낸 윤성준 수강생의 작품

과연 수강생이 만든 콘텐츠는 한 달 남짓 배운 솜씨 치고 매우 훌륭했다. 수상작으로 뽑힌 콘텐츠에는 악기 연주, 아크릴화 제작, 역사 탐방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우수 수강생 8인은 현장에서 상장과 함께 고프로, 짐벌 등 다양한 촬영 장비를 상품으로 받았다.

그중 불혹을 훌쩍 넘긴 수상자가 밝힌 소감이 인상 깊었다. 김경욱 수강생은 오랫동안 아크릴화를 취미로 그려왔고, 그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다. 그는 “좋은 강의 제공해 주신 덕분에 설에도 매일 영상을 찍어 올릴 정도로 재밌었다”며 “그전부터 도전하고 싶었지만 엄두를 못 내던 참이었는데, 앞으로 지속적으로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냥이아빠부터 먹스나까지…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현장의 이야기

수료식은 단출하게 끝이 났다. 성남에 사는 수강생을 양재까지 불러 모은 행사 치고는 싱거운 느낌이었다. 심지어 수상 대상이 아닌데 자리를 차지한 사람도 꽤 있었다. 그런데 시상이 끝나자, 사람들의 눈은 되려 반짝반짝했다.

이들이 기대한 건 단순히 시상식이 아니었다. 유명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를 기다린 것이다. 실제로 몇 시간 동안 유튜버의 토크 콘서트가 이어졌다. 35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실버스노우’, 360만 틱톡커이자 틱톡 전문 MCN ‘피아이코퍼레이션’ 대표 손성수, 1,630만 틱톡커 ‘먹스나’, 그리고 92만 유튜버 ‘냥이아빠’가 이야기를 풀었다.

유튜버 ‘냥이아빠’의 강연

냥이아빠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을 소재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그도 처음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포켓몬고’ 유행에 올라타려고도 했고, 대학교 때 영상 공모전을 휩쓸던 친구와 최고의 영상을 만들겠다는 다짐도 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오래가지 못했다. 채널을 4번이나 말아먹었다고. 그러던 그도 돌고 돌다 방구석에서 정답을 찾았다. 실패를 맛보고서야 욕심을 적당한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젠 92만명이 그가 집에서 햄스터, 고슴도치, 미어캣을 키우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수상자들

저들이 잘 될 상인가, 묻고 답하고 부딪히며 만들어가는 미래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듯, 굴도 파본 사람이 잘 판다. 처음부터 지름을 넓게 잡으면 금방 지친다. 본인 스타일을 알고 꾸준히, 멀리 보고 파야 한다. 꾸준히 하다 보면 노하우가 생겨 속도가 붙는다. 냥이아빠도 마찬가지다. 방구석 영상으로 성공을 맛본 후 새롭게 선보인 두 번째 채널은 금세 자라 10만 구독자를 바라보고 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나니 반나절이 훌쩍 지났다. 참가자들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4시간을 앉아있었다. 마지막까지 냥이아빠에게 굿즈 제작이나 상표권 등록을 물어볼 정도였다. 힘이 잔뜩 들어간 질문을 듣다 웃음이 나왔다. 저들도 냥이아빠처럼 채널을 말아먹게 될까 궁금해졌다. 하지만 보기 좋은 패기였다. 5주 동안 매일 4시간씩 수업을 들은 사람들이다. 4번을 고꾸라지든 5번을 고꾸라지든, 끝내 멋진 굴을 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