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코즈 마케팅 아이디어 Cause Marketing

빨간 냄비가 등장했다. 정체 숨기고 돈뭉치 넣은 분들의 미담이 곧 뉴스에 나올 것이다. 참 대단한 분들이다. 사실 적은 돈이라도 냄비에 넣는 일은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하물며 생색내지 않고 남을 돕는다니 말이다.

착한 아이디어가 승리하는 이유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이 유행이다. 말 그대로 기업의 ‘명분(Cause)’을 살리는 마케팅이다.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착한 일도 한다고 약간 생색내는 것이다. 생색이라도 그건 필요하다. 제품의 품질이 균일해진 요즘 무슨 마법 같은 마케팅 아이디어가 있겠는가? 그래서 고객에게 제품 성능 대신 기업이나 브랜드의 착한 이미지를 슬쩍 자랑하는 것이다. 세계의 큰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기 시작했다. 기업마다 핵심 전략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핵심전략에 사회공헌을 결합하고 있다. 이익 창출과 사회 공헌이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상업적이지만 참 좋은 일이다. 칭찬할 일이다. 아직도 상업은 속된 것, 돈 많이 버는 것은 나쁜 것이란 생각을 하는 이가 많다. 이제 사농공상(士農工商)이란 케케묵은 분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기업도 이윤만 추구하는 시대가 아니다. 고객에게 계속 좋은 느낌을 주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만들 수가 없는 까닭이다.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는 50년에서 100년 이상 고객에게 좋은 느낌을 주며 활동해왔다. 그래서 유명 브랜드가 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브랜드는 참을성이 적다. 누적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브랜딩(Branding)의 방법을 잘 알면서도 계속 바꾸고 다른 방법을 써보기에 바쁘다. 좋은 캠페인도 담당 중역이 바뀌면 완전히 바뀐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브랜드 이미지는 동일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그런다. 먼저는 브랜딩보다 나의 업적을 앞세우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만약 여전히 본인의 업적을 내세우기 바쁘다면 캠페인이 아니라 그 중역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브랜딩은 좋은 이미지, 좋은 느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다. 동일한 모습(Look)과 톤앤무드를 유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야 오래오래 사랑받는다. 그래서 착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특히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공공의 이익을 생각해 보는 게 좋다. 기업이 어렵다는 건 고객도 어렵다는 것이다. 함께 가는 아이디어를 내보는 것이 좋다. 돌이켜보면 상황이 좋았다고 한 기업은 없었다. 아무리 호황이어도 늘 어렵다고 해왔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착한 활동을 해야 고객과 친분을 유지할 수 있다. 당장 대차대조표상에는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해야 한다. 인상 나쁜 판매원에게는 물건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코즈 마케팅은 기업 활동과 사회적 이슈를 연계시키는 것이다. 기업이 나서서 시리아 난민을 돕는다든지, 정신없이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걸 말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제품 판매와 기부를 연결하는 것이다. 기업이 돈 많다고 무조건 기부만 할 수는 없다. 함께 하자는 것이다. 코즈 마케팅은 최근 입에 자주 오르내리지만, 1984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자유의 여신상 복원 프로젝트가 최초 사례라고 한다.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센트, 신규로 가입할 때마다 1달러의 성금을 자유의 여신상 복원을 위해 기부한 것이다. 최근 ‘칸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에서도 브랜드 광고보다 코즈 마케팅 아이디어가 칭찬을 많이 받는 추세다. 최근 광고제에서 착한 아이디어가 상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광고인들이 오랫동안 상업 브랜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갈고닦은 실력으로 이제 주위를 돕는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착한 아이디어는 계속 등장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한 유명 전자회사는 아프리카 가나 정부와 손잡고 가나의 농촌 지역에 태양열 조명제품을 원조하고 있다. ‘아프리카를 위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이란 이름으로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나라 10개국의 천만 명이 혜택을 받는다. 물론 지금은 공공 프로젝트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아프리카의 엄청난 팬들을 확보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돈 벌려 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 돈이 따라오더라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말 그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은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인도에는 청각장애인 근로자만 고용하는 택배 서비스가 있다. 택배 서비스는 전달만 잘 해주면 되니까 청각에 좀 문제가 있어도 일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인도 총인구의 약 6%가 청각 장애인이다. 그래서 뭄바이의 미라클이란 택배회사가 사회적으로 소외된 청각 장애인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 회사의 성공비결은 강도 높은 교육, 특히 복장과 용모를 깔끔하게 유지하도록 교육한 것이었다. 그래서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 회사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선이 아니라 사회적 사업’이라고 말한다. 참 큰 생각이다. 사업도 하면서 공익도 생각하는 자세이니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구 상 11억 명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의 라자스탄에는 신선한 물이 부족하다. 그래서 기업과 정부가 손잡고 ‘마을 빗물 수확 시스템’을 만들었다. 마을 모든 집의 옥상 하수구를 통해 빗물을 받아, 여러 층의 네트워크에 연결한 지하 저수지다. 그러면 일 년 동안 전체 마을이 쓸 수 있는 충분한 빗물을 모을 수 있다. 현재 신선한 물을 1만 명에게 공급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한 공익 아이디어도 있다. 미국 콜로라도에 ‘녹색 튜닝’ 자동차, 즉 친환경 자동차로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친환경 기술력으로 엔진 출력은 최대화하면서도 연료효율이 높게 만들어주는 것. 예를 들어, 70달러짜리 고성능 오일 필터는 일만 마일 정도 주행하고 갈아도 된다. 보통 제품보다 10배 더 효율적이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전략을 잘 펼쳐서 성공을 거둔 회사가 있다. 바로 글로벌 식품업체 네슬레다. 네슬레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많이 해 왔다. 그런데 이들의 CSR 활동은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자신들의 사업과 관련된 착한 일을 전개, 일석이조 효과를 본 것이다.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네슬레는 인도 모가 지역의 농가를 도왔다. 제품의 원재료인 좋은 우유를 확보해야 하는데 낙농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것. 위생 문제로 송아지 사망률은 60%에 달했다. 네슬레는 수의사와 관련 기술자들을 보내 올바른 사육 방법을 교육하고, 깨끗한 사육 환경도 만들어 줬다. 마을에 냉장 탱크를 설치해 우유를 신선한 상태로 본사까지 운반할 수 있게 했다.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모가는 인도 낙농 산업의 중심지로 변했고, 우유도 50배 더 많이 생산하게 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략을 잘 펼친 네슬레

작지만 효과를 본 착한 아이디어가 있다. 무심코 버린 빨대로 노숙인을 도운 것이다. 뉴욕 주립대에 다니는 한인 학생들이 빨대를 수거해 씻은 뒤, 잘게 잘라 빨대 베개를 만들었다. 카페와 식당에서도 기꺼이 기증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하루에 버려지는 빨대는 수억 개, 노숙자를 도우면서 환경도 지키는 아이디어다.

현대모비스는 투명우산을 만들어 전국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나누어준다. 비 오는 날 우산 때문에 주변이 잘 보이지 않아 교통안전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 착안해 투명한 우산을 만든 것이다.

올해 칸에서 칭찬받은 착한 아이디어 몇 개를 소개해볼까 한다.

① 캔맥주 묶는 플라스틱 링을 밀과 보리로 제작해 해양생물을 보호하는 아이디어. 캔맥주 묶는 플라스틱 링을 바다에 많이 버린다. 그래서 물고기가 그 링에 몸이 끼어 죽거나 다친다. 그래서 솔트워터 브루어리는 해양생물이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링을 개발한 것이다. 맥주 제조 과정의 부산물인 밀과 보리로 링을 제작해서 해양 생물이 먹어도 안전하다. 몸에 끼지도 않는다. 맥주를 마시면서도 환경보호를 동시에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② 시각장애인 수영선수는 턴하는 시점을 알기 어렵다. 막대기로 알려준다. 그래서 삼성전자 스페인은 진동 시스템을 이용해 만든 수영 모자를 개발했다. 수명 모자를 기어와 연동시켜 턴을 해야 할 시기에 코치가 앱을 통해 신호를 전달하면 모자에서 진동이 울려 선수가 감지할 수 있다. 스페인 패럴림픽 수영 선수들의 기록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③ 콜롬비아에서는 작은 배를 타고 등교하는 아이들 때문에 어린이 사망 원인 1위가 익사다. 어린이 과일스낵 브랜드 루키(Luki)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구명조끼로 사용 가능한 백팩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가방에는 호루라기와 CPR 설명도 부착했고, 비상 대처교육도 진행했다. 제품 매출의 일부 금액을 후원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진행했다.

필립 코틀러는 “기업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은 의무를 넘어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착한 아이디어가 좋은 건지는 잘 안다. 하지만 매출이 떨어지고 있고, 대차대조표를 맞추지 못하면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그래도 길게 보는 것이 좋다. 식용유 광고에 튀김 만드는 아저씨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인터뷰에서 이렇게 대답했다. “아,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좋은 기름 써야죠)” 맞다. 오래된 광고지만 지금도 기억난다. 튀김 아저씨의 지혜를 기억하자.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 에디터디지털 인사이트 (ditoday.webs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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