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벼룩시장의 웹 정복기 프랑스 중고 웹사이트, 르봉코앙
프랑스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 중 하나이자, 작년 10주년을 맞이한 프랑스의 중고 거래 웹사이트 르봉코앙에 대해 알아보자.
새 제품이 비쌀 때 소비자들이 눈길을 돌리는 곳은 바로 벼룩시장이다. 요즘에는 온라인을 이용해 중고제품을 쉽게 거래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한국에 중고나라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어떤 온라인 벼룩시장이 있을까. 프랑스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 중 하나이자, 작년 10주년을 맞이한 프랑스의 중고 거래 웹사이트 르봉코앙에 대해 알아보자.
작년 가을, 파리 시내 중심가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한 행사가 열렸다. 커다란 거인 버섯과 거꾸로 매달린 찻잔, 벽을 가득히 채운 달콤한 사탕 장식…. 얼핏 보면 어린이를 위한 파티 같은 이 행사는 사실 프랑스의 웹사이트 중의 하나인 르봉코앙(Le Bon Coin)의 론칭 10년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였다.
르봉코앙은 일종의 온라인 벼룩 시장으로, 다양한 중고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중개 웹사이트다.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 국가에서 중고 물품 거래 웹사이트로 유명한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의 프랑스 판이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소위 일개 웹사이트의 10주년 기념 행사가 화제가 된 것은 무엇보다 르봉코앙의 프랑스 사회에서의 인기와 성공에 기인한다. 르봉코앙은 2016년 현재 프랑스에서 여섯 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로 매 달 전체 프랑스 인의 50%가 르봉코앙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이 날 행사에는 현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해 주요 TV 및 신문 미디어를 통해 전국적으로 보도되며 르봉코앙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특히,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 날 축하사를 통해 전체 프랑스인 또는 거의 모든 프랑스인이 르봉코앙을 안다(Tous les Français connaissent Le Bon Coin, ou Presque.)고 언급하면서 다시 한번 르봉코앙의 인기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르봉코앙은 2006년에 설립돼 그로부터 2년만인 2008년에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프랑스 10대 웹사이트 중의 하나로 선정돼, 구글이나 유튜브 보다 프랑스인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매년 약 5~10% 이용자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르봉코앙의 ‘Unique Buyer’ 수는 약 2천 6백만 명. 2015년 1.8억 유로의 매출을 올린 르봉코앙에서는 2016년 현재 4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르봉코앙이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무엇보다도 누구나 어떠한 물건이든 간단히 판매,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경우 별도의 거래 수수료는 없다. 그 결과 르봉코앙에서 무엇이든 찾을 수 있다. 자동차, 의류, 신발 등은 물론, 아파트 등의 부동산, 구인 광고까지 르봉코앙을 통해 찾을 수 없는 것은 과히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한편, 르봉코앙 웹사이트는 이용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디자인했다. 메인 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광고 생성 버튼이다. 이 버튼을 클릭하면 본인의 광고를 생성할 수 있는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여러 페이지를 거치지 않고도 본인의 광고를 빠르게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개인의 경우 별도의 회원 계정을 생성하지 않고도 바로 광고를 생성할 수 있다. 광고 제목과 광고의 주요 내용을 입력한 후, 지역 구분을 위한 우편번호, 그리고 광고 연락을 위한 연락처(이메일, 전화번호)와 이름(본명이 아니라도 무방하다)을 넣기만 하면 누구나 쉽게 광고를 만들 수 있다.
르봉코앙의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광고를 지역별로 구분한다는 점이다. 메인 페이지에서는 지역별로 구분돼 있는 프랑스 전국 지도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지도에서 본인의 지역을 클릭하면 해당 지역의 광고만이 검색돼 나온다. 지도 옆의 지역 리스트를 클릭하는 것도 가능하다. 르봉코앙의 대부분의 거래는 별도의 중개 매체 없이 개인과 개인간의 직접적인 거래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안전한 거래를 위해서 우편이나 계좌이체 등의 가상적인 거래보다는 실질적인 미팅을 통한 거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별 광고 구분 기능은 르봉코앙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파리 및 파리 주변 지역을 클릭하니 현재 등록돼 있는 광고는 약 5백만 건. 그 중 개인의 광고가 4.5백만 건이니, 대부분의 르봉코앙 이용자는 전문 판매자 보다는 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약 5백만 건이나 되는 광고를 모두 살펴보는 것은 실질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검색 필터. 세부 지역(예: 파리 전역 또는 파리의 일부 지역), 카테고리, 가격 등으로 세분화해 필요한 것을 더욱 빠르게 검색하고 찾을 수 있다. 메인 페이지에서 지역 리스트 다음으로 중요하게 표시되는 것은 카테고리 부분이다. 전체 카테고리 리스트를 메인 페이지에 게시해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광고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카테고리 리스트를 통해 르봉코앙 첫 방문자들도 쉽게 르봉코앙에서 찾을 수 있는 상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카테고리는 구인 광고, 자동차, 부동산, 휴가, 가정 용품, 멀티미디어, 레저 용품, 전문가용 자재, 서비스, 기타 등으로 구분돼 있다. 특히 휴가 카테고리에서는 캠핑, 호텔, 민박, 단기 부동산 임대의 광고도 찾아볼 수 있으니, 르봉코앙은 단순히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웹사이트를 넘어섰다. 북킹닷컴과 호텔닷컴 등의 호텔 전문 예약 웹사이트 또는 에어비앤비 같은 개인간 숙박 임대 플랫폼의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카테고리 중에서 현재 르봉코앙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카테고리는 구인광고와 부동산 광고이다. 매 월 약 2백만 명의 구인자가 르봉코앙을 통해 구인 광고를 검색하고 매 월 약 9백만 명 이상의 프랑스인이 르봉코앙을 통해 부동산 매물을 검색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분야의 경우 약 70%의 부동산 에이전시 및 매매 전문가들이 르봉코앙에 매물 광고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르봉코앙은 비개인 이용자들에게 광고 게시비용을 부과하고 있지만, 구인 광고 및 부동산 분야만큼 비개인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야는 없다. 따라서, 개인에게 별도의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르봉코앙에게는 이 두 분야는 광고 상품과 함께 주요 수익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르봉코앙은 온라인 웹사이트를 오프라인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작년 10월 28일 오픈하고 11월 19일까지 운영된 르봉코앙 아파트(L’appartement leboncoin)가 바로 그것이다. 르봉코앙 아파트는 르봉코앙 웹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는 가구 등으로 꾸며진 가운데, 다양한 판매, 아틀리에, 세미나 등을 운영했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DIY 클래스, 직업 코칭 세션, 패션 블로거의 소장품 판매 세션 등은 물론 르봉코앙 아파트의 마지막 날인 작년 11월 19일에 진행된 아파트에 장식된 모든 가구와 데코레이션 판매 행사까지 다양한 행사들이 르봉코앙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벼룩 시장 웹사이트로 출발해 프랑스 웹을 정복하고 있는 르봉코앙이 2017년에는 어떤 새로운 이슈를 불러올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