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트렌드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데이터를 통해 업계와 시대의 ‘성장’을 논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경고… “새로운 경제 모델 고민하지 않으면 무너질 것”

마케팅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박윤찬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사무국장(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지난 3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불황에서 꽃피우는 기업의 성장동력’을 주제로 동아시아 기업 경영과 마케팅의 미래를 논하는 ‘알바트로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마케팅 전문가 2000여 명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전문가가 연사로 참여한 이번 행사는 비단 마케팅 영역뿐 아니라 산업·경제계 전반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특히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토퍼 교수는 메인 세션에서 산업과 대기업이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지탱하고 있다는 ‘안전불감증적 사고’를 강하게 비판하며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성호 서울대학교 교수는 “검색 엔진의 시대가 죽었다”는 최근 마케팅 업계 전반의 기조를 두고 철저한 연구에 기반해 “검색 엔진의 시대는 결코 저물지 않았다”는 반론을 피력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인적 자원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이번 행사에서 많은 청중의 이목을 끈 것은 단연 생성형 AI(인공지능) 등 계속해서 변화에 가속이 붙는 현 시대에 대한 국내외 유수한 전문가의 강연이었다.

특히 ‘AI 시대, 한국의 자동화 기술과 일자리: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Christopher Antoniou Pissarides) 런던정경대학 교수의 강연은 많은 이의 이목이 집중된 자리였다.

대한민국이 마주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학 교수(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며 말문을 연 크리스토퍼 교수는 마치 ‘안전불감증’의 상태와 같은 대한민국 경제의 현실을 강하게 꼬집었다.

크리스토퍼 교수는 전쟁 이후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은 경제를 이유로 안도한 영국이 독일,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에 추월 당한 것을 예로 들며 “거대한 산업과 대기업이 지탱하고 있다는 위험한 생각이 이와 같다”고 이야기했다.

현 구조에서 점차 가시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교수가 제안하는 해결책은 바로 ‘인적 자원에 대한 효율적인 활용’이었다. 그는 “AI 등 미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제공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고용자, 노동자 간 협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충분하지 못한 다양성과 포용성’ 등 단일 민족 위주의 사회 구성에 기반한 문제와 유럽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그리스와 비슷한 수준의 시간 대비 노동 임금 효율성 등 현재 노동 시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은 물론, 특히 과도한 교육열에 기반한 ‘엘리트에 대한 갈망’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교수가 공개한 지표에 따르면, 자녀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묻는 조사에 국내 학부모 중 63.9%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는 응답에 대해 각각 20.9%와 35.4%를 기록한 독일, 미국과 매우 비교되는 수치다.

결국 현재 한국 사회는 노동 시장의 문제와 더불어 인적 자원의 미래인 자라나는 아이들이 엘리트 위주의 분위기 속에서 양질의 교육을 통해 좋은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면 실패한 삶을 살 것이라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셈이다.

크리스토퍼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은 한 번의 실패의 좌절이 너무 큰 나라”라며 “이는 미국에서 창업을 시도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복수의 실패를 겪고, 이러한 실패의 과정을 의연하고 때로는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점과 매우 비교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생성형 AI는 마케터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챗GPT의 도입이 업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이야기하는 박성호 서울대학교 MBA 교수(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이어진 강연에서 ‘데이터로 살펴본 생성AI의 마케팅 혁신’로 연단에 오른 박성호 서울대학교 MBA 교수는 현재 화두인 생성형 AI가 실제로 마케터의 업무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생성형 AI 시대 이후 시대의 변화를 조명했다.

박 교수는 ‘생성형 AI가 일 잘하는 직원, 일 못하는 직원 중 누구에게 더 큰 도움이 되는가’ 등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여러 논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차례로 발표하며 생성형 AI 이후 현 시대의 변화를 설명했는데,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생성형 AI는 상대적으로 업무 능력이 부족한 직원의 능률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등 일반적인 사무직 노동에 눈에 띄는 생산성 향상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직원의 업무 만족도를 크게 개선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더불어 “생성형 AI를 통해 업무 능력이 부족한 직원의 능률 향상은 확인했으나,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의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은 앞으로의 숙제 중 하나”라며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럿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박 교수는 신상품 개발 등 아이디에이션을 위한 아이디어의 양과 평균 수준, 특출난 아이디어의 수 등 창의적 성과의 영역에서 모두 챗GPT가 우수한 성과를 보였음을 이야기하며 “이제 아이디어 생산이 아닌 아이디어 평가로 병목 현상이 이동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박 교수는 “생성형 AI 이후 검색의 시대가 종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현 시대의 물음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 비용의 비중과 더불어 디지털 광고에 있어 평균적으로 40% 이상의 예산을 검색 광고에 사용하는 기업의 형태가 과연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조사한 것이다.

놀랍게도 박 교수의 연구 결과, 챗GPT 도입 이후 소비자는 검색 엔진을 더욱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에 대해 “단순히 검색양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비해 더욱 폭 넓은 키워드로 검색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양상이 아직 생성형 AI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했다.

요컨대 챗GPT와 같은LLM(대형 언어 모델)이 모든 질문에 완벽한 답을 제공하지 못하며, 특히 마케팅 퍼널에 있어 초기 단계의 답변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답변은 불가능한 점이 이와 같은 결과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생성형 AI의 순기능을 ‘지식의 확장’으로 정의하며,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디지털 마케팅… 논리적인 전략이 중요

어떤 전략으로 마케팅을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 발표하는 김재성 카카오 전략파트너십 파트장(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이번 행사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단연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어떻게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가?”였다. 이에 대해 양일간 국내외 마케팅 전문가의 여러 강연이 오갔다.

‘숫자와 논리에 기반한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주제로 오디토리움 홀 연단에 오른 김재성 카카오 전략파트너십 파트장은 제일기획과 맥킨지 컨설트에서 경력을 쌓았다. 김 파트장은 마케팅과 전략 컨설팅을 두루 진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 마케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논리적인 전략’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 파트장은 “전략(Strategy)의 어원은 전쟁을 전략적으로 이끌어간다는 뜻에 있다”며 마케팅이란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숫자’와 ‘논리’라는 무기에 기반한 전략을 세워야 함을 강조했다.

많은 마케터가 과업에서 마주하는 일반적인 디지털 플래닝의 상황에서는 전략의 필요성을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 있으나, 타기팅에 대한 개념 없이 불가능한 요구를 이야기하는 광고주, iOS 앱 내 추적 금지 요청과 구글 쿠키 활용 마케팅 중단 등 특수한 상황과 이슈가 있을 때야말로 논리에 근거한 전략이 빛을 발한다는 것이 김 파트장의 설명이다.

이처럼 통상적인 상황이 아닌 ‘이슈(Issue)’가 발생했을 때, 김 파트장은 이슈가 모여 문제로 번지기 전 이슈가 발생하는 ‘근인(Root cause)’을 이해하고 파악해야 하며, 이를 해결하는 전략 수립의 과정은 결국 고전적이지만 가장 확실한 ‘가설 수립과 검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경험에 기반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경험에 기반하는 것은 간과하는 부분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는 경험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이슈에 대한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지만,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슈의 근인을 파악하고 대처함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가설 수립과 검증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칠 것을 적극 권고했다.

고객에 대한 이해가 마케팅의 열쇠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태훈 LG유플러스 광고커머스사업단장(사진=디지털 인사이트)

‘고객을 이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성장 마케팅의 열쇠’라는 주제로 연단에 오른 김태훈 LG유플러스 상무는 광고커머스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모든 브랜드의 목표인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열쇠로 김 상무는 ‘직접 경험-경험 공유-기억 회상-회상 고정-브랜드 강화’에 이르는 6가지 인지편향을 꼽으며, “데이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행동과학과 고객의 성향에 대한 분석“이라며 때로는 이에 대한 감각적인 분석도 가능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고객의 무의식적 의사 결정을 이야기하는 ‘카테고리 휴리스틱(Category heuristic)’의 핵심인 ‘인지에서 구매에 이르는 과정을 빠르게 단축 시키는 것’, 고객의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즉각성의 힘’과 ‘소셜미디어 리뷰’ 등 구체적인 예시와 더불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함에 대한 집착인 ‘희소성의 편향’과 전문가의 의견에 대한 무조건적 수용인 ‘권위 편향’ 등 여러 소비자 심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뤘다.

김 상무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브랜딩 최적화를 이뤄내야 하며, 퍼포먼스의 최적화는 결국 브랜딩 최적화의 초석 위에 세워지는 것임을 강조했다. 요컨대 퍼포먼스 최적화를 더욱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브랜딩 최적화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브랜딩 최적화가 부재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퍼포먼스 최적화는 성장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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