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미 쓰세요!” 댓글에 달린 ‘좋아요’ 수천 개… 알라미가 찐팬 만든 비결은?
‘아이폰 알람 먹통 사태’로 본 알라미의 팬덤 브랜딩 비법
※ 해당 콘텐츠는 알라미 운영사 딜라이트룸의 기고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지난 4월 마지막 날, 애플이 결국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SNS 등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삼았던 일이다. 일부 아이폰에서 알람이 울리지 않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SNS와 틱톡을 시작으로 NBC, BBC 등 글로벌 주요 언론사까지 공론화에 나섰다. 심각성이 커지자 애플이 사태 진압에 나섰고, 비로소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였다.
비슷한 시기였다. 글로벌 알람앱 ‘알라미(Alarmy)’를 개발하는 딜라이트룸이 사용자 리뷰에서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다. ‘아이폰 알람이 울리지 않아 다운 받았다’는 코멘트가 하나 둘씩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설치 지표를 살펴 보니 미국을 중심으로 iOS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4월 26일은 신규 설치 건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별다른 광고나 마케팅 캠페인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주목할 만했다.
한 유명 틱톡커가 올린 콘텐츠에서 이유를 찾았다. 울리지 않는 알람에 대한 불만을 담은 내용이었다. 여기에 한 유저가 단 댓글이 상위 노출이 되며 화제를 일으켰다. “알라미를 써!!(USE ALARMY!!)”. 좋아요가 1000개 이상 달리고, 대댓글로는 실제 알라미 사용 후기가 오갔다. 매일 아침 알람을 끄기 위해 수학 문제를 푼다는 말이나, 수학 문제가 익숙해져서 다 풀어도 졸음이 가시지 않아 큰일이라는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소개한 사례 외에도 아이폰 알람 문제를 꼬집는 곳에는 어김없이 알라미를 추천하는 댓글이 상위에 노출됐다. ‘좋아요’ 수도 상당하다. 앱스토어에는 알라미를 포함한 다양한 알람앱이 있다. 그럼에도 아이폰 알람 미작동 관련 게시물에서 유독 알라미만 언급이 되고 대댓글을 통해 유저들이 각자 경험을 나누는 점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
애플과 아이폰 유저들에게는 골치 아픈 사건이었지만, 딜라이트룸 내부에서는 예상치 못한 마케팅 효과를 보고, 알라미 유저들이 가진 서비스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알라미 사용자의 남다른 앱 사랑
지난해 알라미는 서비스 10주년 생일파티를 진행했다. 화상 미팅 서비스 ‘줌(Zoom)’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용자들과 소통했다. 모든 알라미 유저에게 응모를 받아 50명을 초대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이벤트에서 세계 각국의 알라미 유저와 딜라이트룸 구성원 간 소통이 이어졌다. 생일파티 외에도 알라미에 얽힌 추억과 알라미 활용 팁, 알라미 팀에게 전하는 메시지 등을 편지 형식으로 공모 받는 러브레터 이벤트, 인스타그램 알라미 생일 축하 이벤트 등이 진행됐다.
알라미 생일파티는 2021년부터 매년 이어지고 있다. 유저들을 부르는 애칭 ‘라미(Larmy)’는 8주년에 공모를 받아 지었다. 당시 공모 이벤트에는 2000여 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도착해 알라미 팀 내부에서도 놀라움을 샀다. 알라미에 얽힌 사연을 응모하면 심사를 거쳐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매해 활발한 참여 속에 마무리된다.
유저들에게 아이디어나 사연을 공모 받는 이벤트는 기본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알라미만큼 사용자의 큰 호응을 얻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일반적인 앱 서비스는 리뷰나 별점을 유도하는 일부터 난관이다. 보통은 확실한 리워드를 주거나 팝업 등을 진행, ‘꾸준히 유저를 귀찮게 해 결국 받아내는’ 전략을 쓴다.
하지만 라미들은 스스로 장문의 사연을 투고하고 딜라이트룸 구성원들과 생일파티를 즐기는 것으로 모자라, ‘아이폰 알람 사태’처럼 SNS 상에서 스스로 알라미 홍보대사를 자처하기까지 한다. 모든 브랜드가 꿈꾸는 그림이다.
알라미가 찐팬을 만든 비결, 1%에 집중
비결은 모든 의사 결정에서 사용자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문화다. 다소 뻔한 답변이다. 그런데 딜라이트룸이 추구하는 사용자 가치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딜라이트룸은 1% 핵심 사용자를 감동 시키기 위해 제품을 개발한다.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충성고객 확보로 이어진다는 믿음에서다. 알라미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8000만을 기록한 성과도, 충성 고객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은 일도 근간에는 1%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다.
알라미 기상 미션 중에는 ‘사진찍기’가 있다. 서비스 초창기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기능이다. 다음과 같이 응용하면 효과적으로 잠에서 깰 수 있다. 집에 있는 정수기 사진을 찍으면 알람이 꺼지도록 설정해둔다. 매일 아침 정수기 앞에서 미션을 해결한 후, 물 한 잔과 함께 아침을 시작한다.
가끔은 곤란한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예컨대 출장을 간 상황이라면? 대비책은 있다. 출장지나 여행지, 친구 집처럼 미션 완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알람을 해제하기 위한 ‘비상 해제 모드’다. 사진을 찍지 않고도 알람을 해제할 수 있다. 화면에 타일 아홉 개가 나타나고, 무작위로 점등하는 타일을 100회 터치하면 알람이 꺼진다.
그런데 비상 해제 모드 때문에 오히려 비상 상황을 맞이한 사람도 있다. 자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해 침대에서 알람을 해제하고는 다시 잠에 드는 경우다. 이처럼 잠에서 깨어나는 데 유독 어려움을 겪는 일부 사용자들은 “비상 해제 모드를 더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딜레마가 발생한다. 딜라이트룸이 의도한 방향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대다수 이용자들은 비상 해제 모드에 아무 불만이 없다. 소수 의견에 맞춰 비상 해제 모드 난이도를 올린다면 제때 기능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불편을 겪게 된다. 심지어 제품에는 문제가 없지 않은가. 딜라이트룸 내부에서도 “사용자 의지 문제일 수 있는 사안을 제작사에서 해결할 필요가 있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순간 어떤 대처를 하는지가 성공하는 서비스를 판가름한다. 알라미 팀은 긴 논의를 거쳐 결국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이들은 비상 해제 모드를 사용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해제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들이도록 기능을 재구성했다. 누적 사용 횟수가 한번 늘어날 때마다 화면을 100회 더 터치해야 한다. 잠을 이기지 못하는 이들은 처음 한두 번은 실수할지 몰라도, 결국에는 알람 해제 미션과 다름없는 작업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잠을 깰 수 있으니 불만이 없다. 또한 비상 해제 모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에게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업데이트다.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정이다.
‘악마의 알람앱’으로 알라미가 성장해온 과정도 비슷한 사례의 연속이다. 사용자를 확실히 깨워주겠다는 목표로 가장 잠이 많은 1%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양한 유형과 난이도의 미션 알람, 일반 알람 대비 소리가 현저히 커지는 ‘사운드 파워업’, 다시 잠들기 방지 등 사용자를 깨우기 위한 창의적인 기능들이 그렇게 탄생했다. 고객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고민이 담겨있는 기능들은 제품 완성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사용자에게 감동을 주기까지 한다.
알라미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남긴 불만과 요구사항을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했으면 어땠을지, 그 어떤 알람에도 일어나지 못하는 1%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토록 몰입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알라미 생일 파티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환대도, 아이폰 알람 기능을 불평하는 틱톡커에게 친절히 알라미를 소개해주는 열정도 없었을 테다. 아니, 사용자를 온갖 방법을 동원해 깨우는 ‘악마의 알람앱’이 탄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잠꾸러기 자녀를 깨우기 위해 ‘등짝 스매시’를 마다 않는 어머니처럼 어떤 핑계를 대도 끝끝내 잠을 몰아낼 방법을 찾아내는 딜라이트룸 알라미 팀에게 사용자들이 애정을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