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 편지 플랫폼 ‘밤편지’
새벽 감성 가득 담긴 밤편지 플랫폼. 기획부터 운영 에피소드까지 인터뷰를 통해 담았다.
이 밤, 당신의 마음을 전하세요

누구나 편지를 써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족에게든, 사랑하는 연인에게든. 전하지 못했던 말을 하고 싶을 때 우리는 펜을 들어 편지를 쓴다. 아날로그 감성 편지의 플랫폼 ‘밤편지’를 이용하면 손편지 쓰는 일은 보다 쉬워진다. 앱을 켜고 몇 개의 과정만 거치면 지인들은 물론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편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오늘도 밤편지를 켜고 편지를 쓴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Q. 밤편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밤편지는 모바일 편지 서비스입니다. 오프라인으로 주고받던 편지를 모바일에서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든 서비스죠.
편지를 보내는 법은 간단해요. 앱을 켜고 편지 보낼 대상을 정해요. 친구에게 보낼 수도 있고 익명의 ‘누군가’에게 보낼 수도 있어요. 이후 일반 편지와 음성 편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편지를 쓰면 돼요. 200자 이상으로요. 이후 우표를 붙이고 받는 사람을 선택하면 끝이에요. 이처럼 손편지를 모바일로 옮겨 놓은 것이 바로 밤편지입니다.

Q. 밤편지 앱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앱을 계획할 때 목표 하나였어요. ‘소통’, 사람들의 소통에 긍정적인 영 향을 주자는 것이 저희의 비전이었죠. 그렇게 목표를 잡고 시장 탐색을 진행했어요. 당시 페이스북 같은 SNS나 소개팅 어플이 유행했는데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요즘 사람들은 내면적인 소통보다는 표면적인 소통에 몰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진과 동영상같이 보이는 정보는 풍부해졌어요. 또,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는 연결고리는 더 많아지고 넓어졌죠.
그런데 사람들 간의 연결이 넓어지기만 했지 깊어지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히려 얕아진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소통에서 결핍을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 편지였어요. 저는 일기를 꼬박꼬박 쓰는 편인데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더라고요. 이처럼 사람들이 편지로 소통하다 보면 좀 더 깊이 있게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 밤편지라는 앱을 기획하게 됐어요.

Q.밤편지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습니다. 밤편지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이름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밤편지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편지라는 콘셉트를 잡고 이름에 대해 회의를 하는데 편지를 언제 쓰냐는 얘기가 나왔어요. 우리가 편지를 주로 밤에 쓰잖아요. 새벽 감성을 가득 담아서요. 그래서 밤에 쓰는 편지, 밤편지로 이름을 지었어요.
그런데 이름을 짓고 나니 아이유의 <밤편지> 노래가 떠오르더라고요. 저희가 이 노래를 염두에 두고 이름을 지은 게 아닌데 이름이 똑같으니까 저희 앱이 묻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어요. 워낙 명곡이라 밤편지를 검색하면 노래에 대한 기사만 나올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름을 다시 지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밤편지라는 이름만큼 저희 서비스의 느낌을 살릴 이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밤편지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죠.
생각해보면 <밤편지>라는 노래에 들어있는 감성과 저희 서비스가 주는 감성이 다르지 않아요. 아이유는 누구에게나 있었던 감성을 노래했고 저희는 누구에게나 있는 감성을 앱으로 만든 거죠.

Q. 편지를 쓸 수 있는 앱은 참 많아요. 그런데 밤편지는 편지지를 고르거나 우표를 붙이는 등 실제 편지 쓰는 과정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손편지를 쓴다는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편지를 쓰는 앱이니까 앱을 이용할 때 손편지를 쓰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편지 쓰는 과정과 동일하게 앱을 만들었죠. 편지를 쓸 때 보면 편지를 쓸 대상을 정하고 편지지를 사고 편지 쓸 내용을 생각하잖아요. 또 펜 하나도 허투루 고르지 않고요. 편지를 다 썼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편지를 편지 봉투에 넣고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직접 넣기까지. 수많은 과정들이 있어요. 이 모든 과정을 앱에 담아내고 싶었어요. 이런 수고로움을 밤편지가 대신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Q. 많은 사람들이 소통의 수단으로 SNS 메신저나 이메일을 사용하는데요. 이러한 메신저들과 다르게 밤편지만이 가지는 차별점이 있을까요?

메신저는 한마디씩 주고받잖아요. 많아야 두세 줄이고요. 그 짧은 글안에 마음이 담겨 있을 수는 없죠. 그리고 메신저는 피드백도 빨라요. 물론 이런 점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온전히 마음 담을 수는 없죠. 그런데 편지는 한마디를 보내는 경우가 없어요. 정성을 들여 편지를 쓰는데 한 줄만 보낼 수 없잖아요. 내 마음에 있는 말을 정리해서 보내고 상대방도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정리해서 보내는 것. 핑퐁게임처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장문의 글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지는 것 같아요.

Q. 팟캐스트 ‘밤편지 우체국’도 운영하고 계신데요. 편지를 읽어준다는 게 참 좋았어요. 라디오처럼 사연을 읽어주는 느낌도 났고요. 팟캐스트를 운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편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 생각해봤어요. 사람들이 라디오에 편지나 엽서를 써서 보내잖아요. 그것처럼 ‘누가 내 편지를 누가 읽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래서 방송을 시작했죠. 지금 ‘밤편지 우체국’ 시즌 2를 앞두고 있어요. 주 2회 방송, 저와 고정 게스트들이 나와서 영화, 청소년 등의 주제로 편지를 읽어줄 예정입니다.

Q. 사람들이 밤편지를 통해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을 것 같아요. 밤편지에는 주로 어떤 내용의 편지들이 오가나요?

힘들다는 편지가 많아요. 개인적인 편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공개 편지나 사연 신청 편지를 보면 인생이 힘들다는 편지가 주를 이뤄요. 너무 힘든데 털어놓을 곳이 없으니까 밤편지를 통해, 익명의 힘을 빌려 털어놓는거죠. 가정폭력이나 우울증, 자해에 대해 쓴 편지도 많아요. 이런 편지들은 마음이 아파서 쉽게 읽을 수가 없어요.

Q. 팟캐스트를 운영하시면서 많은 사연 편지를 읽으셨을 것 같아요. 읽으셨던 편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가 있으신가요?.

결혼을 앞둔 첫사랑에게 보내는 편지가 있었어요. 당시 <너의 결혼식>이라는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고 제가 이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읽은 편지라 기억에 남네요. 세세한 내용까지 기억나지는 않는데 ‘너랑 사귈 때 좋았다, 다시 돌아왔는데 네가 결혼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너의 결혼을 축복하지만 한편으로는 네가 너무 밉다고 쓰여 있었어요. 당시에는 그런 감정들이 이해가 됐죠(웃음).

Q. 앱을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음란물 편지를 받은 게 기억에 남네요. 저희가 서비스 상 편지 한 통을 보내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잖아요. 편지지도 선택해야 하고 200자 이상의 글을 적어야 하고요. 그런데도 음란물 광고가 적힌 편지가 오더라고요. 편지도 엄청 정성스럽게 적혀있었어요. 다행히 편지를 받은 사람이 바로 신고를 눌러서 차단을 할 수 있었죠.

Q. 현재 밤편지에는 편지 서비스뿐만 아니라 음성 편지 서비스, 일기 서비스도 있습니다. 이 밖에 기획하고 계신 서비스가 있으신가요?

타임캡슐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어요. GPS와 AR을 이용해 특정 장소에 편지나 영상을 남겨 놓는 거죠. 의미 있는 물건을 묻어두는 것처럼 편지나 영상으로 흔적을 남기는 거예요. 미래에 다시 와서 볼 수 있도록 말이죠.
사람들이 관광지에 가면 낙서를 하잖아요.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제가 봤을 때는 나중에 그곳을 다시 방문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모든 관광지에 낙서를 할 수 없잖아요. 또 해수욕장이나 모래사장에 글을 남기면 파도에 휩쓸려 사라져 버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AR을 이용해 사진이나 편지, 영상 등을 남겨두는 거죠. 이렇게 추억을 남겨 놓고 나중에 다시 와서 회상하는 거예요. ‘그 땐 그랬지’하고요.

Q. 앞으로의 밤편지가 궁금합니다.

개편을 앞두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편지를 써야만 편지를 받아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사용자가 편지를 쓰지 않더라도 편지를 받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우선 편지를 받아보고 다른 사람에게 답장을 쓰면서 편지와 친숙해지는 거죠. 또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예정인데 타인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나와의 소통을 할 수 있는 일기 서비스 기능을 확장시키고 싶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자주 찾는 앱이 됐으면 좋겠어요. 처음에만 이용하고 방치하는 앱이 아닌, 사람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일상과 편지가 가까워질 필요도 있겠죠.

Q. 바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SNS 감성을 가지고 ‘오글거리는 감성’, ‘진지충’이라며 비하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러한 감성을 일부러 피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누구에게나 진지하고 감성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은 오글거리더라도 이런 감성이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감성의 중요성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결국 싸이월드 감성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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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최 아영 (azero0209@ditoda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