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은 온라인 매거진이 하고 싶어서
스팸 인스타그램
갓 지은 밥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스팸 한 조각.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는 조합이다. 하지만 이런 보편적인 방식 말고 스팸을 씹고 뜯고 맛볼 방법이 없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 바로 스팸 매거진을 펼치면 된다. 아, 온라인 매거진이니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팔로우 버튼을 꾹 누르면 된다. 그럼 스팸 온라인 매거진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 스팸 SNS 관리자를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이우제 본애드컴 통합 디지털 마케팅 본부 대리(이하 이): 안녕하세요. 저는 CJ제일제당 스팸 SNS 대행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우제입니다.
손명국 본애드컴 통합 디지털 마케팅 본부 과장(이하 손): 안녕하세요, 손명국입니다. 사실상 온갖 궂은일을 이우제 대리에게 맡긴 채 숟가락을 올리고 있습니다(웃음).
스팸 SNS는 다른 식품 브랜드와 차별된 점이 있어요. 바로 ‘온라인 매거진’을 지향한다는 점인데요. ‘온라인 매거진’으로 콘셉트를 잡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 스팸 인스타그램의 경우 처음 개설하고 콘셉트를 잡을 때부터 홍보나 똑같은 레시피를 올리는 게 목적이 아니였어요. 스팸에 관련된 모든 것을 귀엽고 키치하게 보여주고자 했죠. 그래서 ‘온라인 매거진’이라는 큰 콘셉트를 가져가기로 브랜드 매니저님들과 협의했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정말 많은 브랜드들의 SNS 채널이 있잖아요. 우리는 일반적인 브랜드 채널과 다르게 조금 더 콘셉트에 에지(Edge)를 주자는 생각이 채널에 그대로 표현된 것 같아요.
손: 특정 브랜드를 겨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많은 식품 브랜드들이 소셜 미디어를 ‘세일즈의 도우미’ 성격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제품을 맛있게 보이도록 표현하고 그로 인해 판매 실적에 영향이 일어나기길 바라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SNS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런 케이스를 보면 맥이 빠져요. 제품만 보여줄 경우에는 실력 있는 푸드스타일리스트와 촬영적인 측면이 중요할 뿐, 운영 기획의 중요성은 많이 떨어지거든요. 스팸 측도 저희와 같은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더라고요. 다행히 저희는 채널 운영 목적을 ‘세일즈’보다는 ‘젊은 세대들에게 스팸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게 됐어요. 그 덕에 지금의 콘셉트가 나오게 됐고요.
스팸 온라인 매거진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지향하더라고요. 스팸이 식품이다 보니 당연히 식품과 관련된 매거진을 떠올렸었는데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추구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 ‘스팸’은 지나가는 어린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다 아는 브랜드예요. 신규 브랜드가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업계에서 당당히 1위를 하고 있는 브랜드가 새로 오픈하는 채널인 만큼 단순히 먹거리로 보이기 보다는 브랜드 자체가 조금 더 특별한 의미로 전달됐으면 했어요. 저희도 그렇고 브랜드 매니저님들도요. 특히 스팸은 고관여 제품이 아닌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사 먹을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언제 어디서나 스팸이 생각날 수 있도록 말이죠!
손: ‘조금 더 친근한, 조금 더 생활과 가까운, 친구 같은 브랜드’로 기억되기 위한 모두의 마음을 담았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아코디언 스팸 피자빵 스팸 마라샹궈 꼬치
그래서인지 온라인 매거진 전반에서 스팸을 활용한 레시피나 요리 등 스팸의 놀라운 변신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스팸을 떠올려보세요. 대다수가 따끈한 밥 위에 올라가 모락모락 김을 내는 스팸을 생각할 거예요. 실제로 스팸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그냥 밥반찬 중 하나로 스팸을 소비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조금만 시야를 넓혀 보면 스팸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무궁무진한데 소비자 분들이 이런 방식을 모르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간편하면서도 활용적으로 스팸을 즐기실 수 있도록 레시피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한 거죠. 저희의 아이디어도 들어가 있지만, CJ제일제당 내의 전문 인력들이 매번 새로운 레시피 개발에 힘써주고 계세요.
손: 클래식, 마일드 2종의 제품만 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신제품도 출시됐어요. (핫&스파이시, 리치치즈, 마라 맛입니다! 모두 드셔 보세요! 두 번 드셔 보세요!) 신제품도 소개하고, 제품 체험을 권장해야 하다 보니 요근래 레시피와 요리 콘텐츠 비중이 늘어나게 됐어요. 이슈에 따라 콘텐츠 비중은 다시금 조정될 것 같아요.
이외에 스팸 매거진에는 어떤 콘텐츠들이 담겨 있나요?
이: ‘잇츠리얼’ 콘텐츠가 있는데요. 스팸 브랜드를 통해 유저들에게 재미와 친근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콘텐츠입니다. 말 그대로 ‘이게 진짜 있어? 갖고 싶다!’라는 말이 나오게끔 하는 것이 목표예요. 페이크 굿즈지만 유저들이 제발 ‘만들어주세요’ 했던 것들이 많아요. 이럴 때 기획한 보람을 많이 느껴요. 개인적으로 이 게시물을 기획할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또 ‘SPAMPLAY’가 있어요.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스팸을 접목했다고 보시면 돼요. 먹고 남은 스팸 캔을 이용해 리싸이클링을 넘어선 업싸이클링을 실현하는 중입니다.
골목스팸 게시물도 재밌게 봤어요. 스팸을 활용한 메뉴가 있는 곳을 소개하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백종원의 골목식당 느낌도 났고요. 골목 스팸에 대한 설명과 탄생 배경도 궁금하네요.
손: 요즘 외식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잖아요. 그러다 보니 가정 내 스팸 소비 외에 외식에서의 스팸 소비 권장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있었어요. 스팸을 활용한 음식점과 메뉴를 소개해 외식에서 스팸 메뉴의 판매 실적이 오르고 상권 매출에도 기여하는, 말 그대로 정말 아름다운 그림을 상상했었죠. 하지만 갈 길이 멀고 험난하네요(웃음).
이: 골목스팸 한 편을 위해 엄청난 검색을 하고 있어요. 직접 식당에 방문해서 먹어보는 것은 기본이죠. 영업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되니 늘 여유로운 시간에 방문하고 있어요. 항상 장소 선정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데요. 그래서 브랜드 매니저님들이 적합한 식당을 발견해 제보 주시기도 해요. 힘들지만 영업에 도움이 되셨다는 분들이 많아서 여러모로 Win-Win한 콘텐츠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쯤 되니 게시물 하나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져요.
이: 보통의 콘텐츠 기획과정과 똑같아요. 아이템을 기획하고 제작에 들어가죠. 콘텐츠에 대한 디자인 스토리보드를 보고 디자이너와 함께 어떤 식으로 제작하면 좋을지 의논해요. 촬영은 어떤 구도로 이뤄지면 좋을지, 이 부분은 어떻게 합성하면 좋을지, 어떤 사진이 좋을지 디자이너와 정말 많은 얘기를 하죠.
시안이 완성되면, 시안과 기획했던 의도가 잘 맞는지 확인하고 카피를 작성해요. 사실 카피에서 소위 말하는 약을 좀 빠는 편이에요. 키치하고 귀여운 느낌의 채널이기 때문에 더욱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 그대로 병맛 감성을 많이 넣으려고 해요. 그래서 브랜드 매니저님들의 카피 수정도 많답니다.
손: 가장 골머리를 앓는 부분이 ‘소재 찾기’인 것 같아요. 선을 넘으면 안 되지만 선을 넘을 듯한 상황에서 ‘대박 소재’가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헛소리와 의식의 흐름이 담긴 아무짝에도 쓸데없어 보이는 카피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기획이나 채널 운영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 쓰시는 부분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이: 유저와의 커뮤니케이션이요. SNS는 상호 소통이 이뤄져야 하는 매체잖아요. 하지만 브랜드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어요. 유저들이 하나둘 떠나는 줄도 모르고 말이죠.
스팸은 유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그들이 원하는 레시피가 있으면 다 만들어 주려고 해요. 팬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하죠. 물론 댓글도 많이 달고요! 평소 자주 반응해주고 자기들끼리 댓글로 놀다 가는 유저들을 다 기억하고 있어요. 저희 역시도 그분들과 진짜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팸 매거진을 발행하실 생각은 없나요? 꾸준히 콘텐츠가 모인다면 단행본이나 굿즈로 발행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 네! 없습니다(단호)! 장난이고, 사실 저희끼리 촬영용으로 뽑아 놓은 스팸 매거진 책이 있어요. 표지뿐이긴 하지만요. 기회가 된다면 스팸 매거진을 만든 이유, 대표 레시피, 기타 여러 가지 내용 등을 묶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프로 스팸러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네요. 이벤트 경품으로 써도 좋을 것 같고요.
손: 그 안을 어떻게 채우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이건 브랜드 매니저님들도 연초부터 욕심을 냈던 부분인데요. 저희도 원하고 있어요. 꼭 그런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꾸준히 콘텐츠를 기획하시려면 힘든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이: 인터넷 서치를 많이 해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막 보는 편이죠. 뉴스도 보고 커뮤니티도 들어가 보고 그러다가 느낌이 오는 아이템은 바로바로 메모해요. 이렇게 모인 아이템들을 가지고 한 달 플랜을 짜고 있어요. 레시피의 경우 시즈널한 음식을 가장 먼저 생각해요. 그다음에 요리의 난이도, 대중적인 인기 등을 생각해서 레시피를 기획하죠.
손: 저는 주로 채찍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게시물 중 높은 호응도를 자랑하는 게시물은요?
이: 스팸맛 아이스크림이라고 ‘스팸바’를 만들어서 발행한 적이 있어요. 사실 스스로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 콘텐츠가 대박이 나서…. 여기저기 기사도 실리고, 다른 SNS 채널에서 저희 게시물을 퍼가기도 했었죠.
제 생각에는 콘텐츠의 완성도가 높으면 유저들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콘텐츠의 완성도라 함은 기획과 디자인, 카피까지 삼박자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하는데 스팸 아이스크림은 여기에 ‘으아, 말도 안 돼!’라는 느낌까지 더해져 인기를 끈 것 같아요.
손: 사실 그 전에 ‘스팸 치약’ 콘텐츠가 먼저 대박을 터트리긴 했어요. 이것도 이우제 대리의 반짝이는 약 기운에서 나온 건데, CJ제일제당 홍보실로 ‘실제 제품 제작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까지 들어왔었다고 하더라고요.
스팸바 스팸 치약
SNS를 운영하시면서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손: 사실 운영 초기에 제안했던 비장의 콘텐츠가 있습니다. ‘정말 이건 너무 재밌다, 대박이다!’라고 생각했던 콘텐츠이고, 내부에서도 기대했던 콘텐츠인데 결정적으로 클라이언트 측의 호응을 얻지 못했어요.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그 콘텐츠를 보완해 2020년에는 재미있는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으려고요(웃음). 내년에 확인하세요! 투 비 컨티뉴!
지금까지 차곡차곡 콘텐츠를 쌓아오셨고 또 강력한 팬층도 확보하셨잖아요.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채널 운영 목표와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이: 이 부분은 조금 조심스러운데 아직 2020년 플랜이 나오지 않아서 함부로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간단명료하게 말씀드리면 지금보다 더 유저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유저들이 웃음 지을 수 있는 그런 채널을 만들고 싶어요. 물론 소비자분들이 스팸을 많이 드셔주시는 게 가장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밥반찬으로서의 스팸뿐만 아니라 캐주얼하고 젊은 세대들과 함께 어울리는 그런 브랜드로 기억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손: 1월쯤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싶어요. 2019년 한 해 동안 론칭부터 운영까지 애정을 가지고 달려온 입장에서 2020년에도 그 애정을 맘껏 펼칠 기회가 다시 한번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