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키우다, 김홍식 디트라이브 대표
스무 살이 된 디트라이브의 김홍식 공동대표를 만나 다음 20년에 대한 비전을 들어보았다.
진행.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설립 20년이 된 디트라이브의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데
더욱 바쁜 날을 보내고 있죠.
안녕하세요, 디지털 인사이트 독자분들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트라이브 공동대표 김홍식입니다. 디트라이브에 합류한 지 올해로 13년이 되었는데요, 지난해 3월부터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됐습니다. 설립 20년이 된 디트라이브의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데 더욱 바쁜 날을 보내고 있죠.
스티브 잡스가 인생은 점과 점을 이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던가요? 개인적으로는 그 점 사이의 연결선이 꽤 길었던 것 같습니다. 학부부터 박사까지의 전공이 모두 다르고, 광고 영역으로 오기 전까지 항공사 마케팅, IT, 엔터테인먼트, 통신 장비 등 많은 분야를 거쳤거든요. 다만, 돌이켜보니 그 과정에서 매 순간 공동의 꿈을 극대화하고자 사람과 조직에 대한 고민을 일관되게 해 온 것 같습니다.
이어서 디트라이브는 어떤 회사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2001년도에 법인 설립한 디트라이브는 올해로 꼭 스무 살 성년이 됐습니다. ‘광고주의 꿈을 브랜드에 담아내는 것’이 저희의 아이덴티티죠.
비즈니스 측면으로 살펴보면 웹 에이전시로 시작한 초창기 이후 시장의 니즈에 따라 몇 차례 체질 개선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는 온라인 중심의 AD MARKETING(브랜딩), SNS 기반의 SOCIAL MARKETING, 그리고 SA(Search)에서 출발한 PERFORMANCE MARKETING 등 크게 세 가지 영역의 사업부가 구성돼 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고객은 이 세 광고 영역이 자신의 브랜드 안에서 잘 융합되기를 바라는데, 디트라이브는 그러한 니즈를 충족시켜 고객의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디트라이브의 가장 중점적인 고려하는 비즈니스는 무엇인가요?
이제 광고 회사는 브랜딩, 소셜, 검색 등 모든 영역을 커버해야 하는 그야말로 융합의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유망한 분야를 찾아 비즈니스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죠. 다만, 디트라이브는 올해 우선적으로, 조직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측면에 더욱 집중하려 합니다. 끊임없이 바뀌는 시장의 요구 사항에 기존의 경험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습니다. 이럴수록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경험을 소통하고, 문제에 대한 대안을 빠르게 만들어내야 하죠.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조직의 유연성입니다.
소위 말하는 아메바형 조직처럼 주어지는 과업에 따라 부서가 섞여 하나의 새로운 팀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또 이를 관리하는 PM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말로 아주 쉽게 설명했지만 물론 실제 현업에서 실현하기에는 몹시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음을 압니다. 업무 스타일이 달라 부딪히기도 하고, 상호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갈등 상황이 쉽게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예전부터 디트라이브에는 수평적 소통을 강조한 문화가 있었던 만큼, 이 큰 숙제도 잘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다음으로는 광고 업계의 환경이 궁금한데요, 이전의 환경과 비교해 최근에 특히 느껴지는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0년 전과 비교해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채널’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채널이 또 하나 생겼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다양해졌죠. 또 오늘날의 채널은 변화의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각각의 특성과 장단점, 시기성 등이 모두 다르다 보니 이를 대응하기 위한 조직을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낍니다. 채용 시에도, 예전 같으면 특정 분야에 대한 능력이나 지식에만 평가 기준을 두었다면, 이제는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전문가도 폭넓게 필요하고 나아가 그들을 한 조직 내에서 하나의 문화로 융합시키는 것 역시 또 하나의 도전이 된 셈입니다.
또 다른 어려움으로는 광고 회사에 기대하는 역할이 세일즈와 더욱 밀접해졌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클라이언트가 이제는 대행사에 높은 수준의 KPI 보장을 바란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채널의 효율성을 측정할 때도 이러한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광고계에서 개선되어야 할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공정성, 너무 많은 대행사 초대, 리젝트 피 등 여러 이슈가 개선되어야 할 문제로 꼽히곤 합니다. 물론 이 중에는 조금씩 개선되어 가고 있는 부분들도 있고요. 경쟁 PT의 경우만 해도 이전에는 7~8개의 회사가 참여했던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는 꽤 완화되어 3~4개 회사 간 경쟁으로 꽤 완화됐죠. 많은 선택지가 꼭 최고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배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개선되어야 할 문제로는 아이디어 믹스를 꼽고 싶습니다. 경쟁 PT를 통해 1등을 선정해 놓고 떨어진 2, 3등 회사 제안에 담긴 좋은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가져가 사용하는 행위죠. 조금은 격하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사실 이는 누군가의 지적재산권을 훔쳐 가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들이 경쟁 PT에 들고 가는 아이디어는 이전에 서랍에 넣어뒀던 낡은 것을 꺼내 가는 게 아니라 며칠 밤을 새워서 새롭게 만든 것들이니까요.
제 역할은
광고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가 하면 광고 미디어의 트렌드는 모바일이 대세로 보입니다.
두 가지 방향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애플리케이션(앱)의 고도화’와 ‘모바일 플랫폼의 싱크(Sync)서비스’의 확장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최근의 프로모션 성과 측정 지표를 살펴보면, KPI로 제시하는 것 중 하나가 앱 다운로드 수 및 앱 내에서 발생한 트랜잭션(Transaction)입니다. 실제 저희 클라이언트사 중 한 곳은 단순히 앱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유저를 대상으로 진행할 모바일 프로모션 영역까지 저희에게 일임하기도 했죠. 앞으로도 해당 영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고도화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지배적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솔루션인 가입자정보 싱크서비스도 부각되고 있죠. 이 싱크서비스는 크게 4가지의 기능을 제공하는데 하나의 동의 창과 원 클릭으로 회원을 확보할 수 있는 ‘원 클릭 간편가입’, 계정 연결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 기반을 마련하는 ‘회원 식별정보’, 회원 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타깃 마케팅’, 로그인 단계를 생략해 바로 구매까지 연결하는 ‘자동로그인’이 그것입니다.
아직은 솔루션에 대해 잘 모르거나 막연한 오해가 있어 도입을 주저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앞으로 싱크서비스의 파급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프라인 고객의 회원 가입 유도, 온라인몰 매출 증대, 이벤트 프로모션 참여율 향상, 앱 다운로드 유도, 멤버십 CRM 효과 증대 등 개별 비즈니스 목적에 따라 니즈를 충족할 수 있으니까요.
유튜브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일 것 같습니다. 디트라이브 역시 유튜브를 활용한 광고가 활발한 편인가요?
소셜의 한 파트로 진행했던 이전과 달리, 작년 말에서 올해 초로 넘어오면서 느낀 큰 변화 중 하나는 유튜브가 전면에 나설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광고비 규모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하던 옵션에서 이제는 규모에 상관없이 필수로 택할 정도의 메인 채널로 부상한 셈이죠. 그래서 저희 역시 소셜 마케팅 제안 시 꼭 유튜브를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특정 주제를 콘텐츠로 풀어내기에 유튜브만큼 좋은 공간이 없기도 하죠. 현재 한 보험 클라이언트사의 유튜브 광고를 준비 중인데, 무겁고 딱딱하다는 편견이 많은 보험을 우리 일상의 기쁨, 슬픔, 분노 등과 엮어 풀어냄으로써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습니다.
한편 레트로(Retro) 열풍이 꾸준하게 불고 있습니다. 디트라이브도 이런 흐름을 활용한 캠페인을 하고 계시나요?
처음에는 당시 세대도 아닌 젊은 친구들이 왜 레트로에 열광할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AI, 딥러닝을 이야기하며 가만히 있으면 게으른 사람으로 뒤처진다는 피로감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던 예전의 시대 분위기가 하나의 오리지널리티로 형성됐고, 그에 대한 오마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제 레트로에 새로운 효용성이 결합한 뉴르토(New-tro)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죠. 감성은 레트로이지만 기능성만큼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이상의 것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현재 저희가 온라인 영역의 총괄 대행을 맡은 한 클라이언트사의 경우에도 진행 중인 모든 판촉물과 경품을 레트로 콘셉트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질문 방향을 조금 바꾸어, 광고에 대한 직원들의 열정은 어떻게 관리하실지 궁금합니다.
사원, 대리급이었던 젊은 시절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일이 얼마나 좋은지,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게 최소한 억울하지는 않은지 등이 저 스스로의 열정을 진단하는 기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 자기 존중이 얼마나 잘 유지되는지가 열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의 제 역할은 디트라이브 식구들이 이러한 열정, 자기 동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관리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위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하고 동시에 개인의 결정 권한을 더욱 넓혀주려 하고요.
이러한 일환에서 만들어진 것이 자율출퇴근제입니다. 사원 20명이 동의하는 사안에 대표이사가 무조건 답을 줘야 하는 청원 게시판이 디트라이브에도 있습니다. 주니어 사원들의 청원 중 하나가 자율출퇴근제였는데 지난해 시범 적용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는 본격 시행하고 있죠. 초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도 실행 이후에 놀라운 변화가 있었는데, 업무시간 분석 결과 전체 초과 근무 시간이 줄고, 재무적으로 야간 식대, 택시비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겁니다. 연말연시 PT가 몰렸던 시기였음에도 말이죠. 덕분에 사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땡큐 메일도 많이 받았습니다.
광고 일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학생이 광고 회사 입사를 위해서 노력합니다. 신입사원 채용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신입사원의 경우 저희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크게 두 가지, 학습능력과 개방성입니다. 스스로 배우겠다는 태도를 지니고, 자기 업무 영역에 대해 벽을 높게 쌓지 않는 분이라면 학력 등 소위 말하는 스펙에 상관없이 채용하고 있습니다. 디트라이브가 이야기하는 ‘능력’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트너가 누가 되든 힘을 모아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사람이 가장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닐까요?
대표님은 좋은 광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커리어의 시작이 광고가 아니었다 보니 ‘광고는 왜 필요할까?’, ‘광고가 어떻게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역으로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던 것 같습니다. 크게는 생산자적 관점과 소비자적 관점으로 구분해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요.
소비자적 측면에서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나 효용적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를 잘 담아내고, 나아가 소비를 통해 얻는 윤리적 만족감까지 표현한다면 더욱 어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광고의 대상이 되는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는 누군가의 노동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잖아요? 생산자적 측면에서 본다면 그 노동의 결과물을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멋지게 포장해주는 것 역시 좋은 광고가 할 역할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대표님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광고 회사 대표이사의 역할은 광고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명 한 명 모두가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디트라이브가 좋은 자양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처음 광고를 시작하던 당시, 선배님들이 ‘광고 회사는 조선소와 비슷하다’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큰 프로젝트 한 건을 수주하면 일정 기간 큰 걱정이 없다는 뜻이었죠. 그런데 갈수록 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편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체는 물론 프로모션 방법, 그리고 광고를 표현하는 소재 등이 극도로 다양해지고 동시에 또 융합되는 시기이니까요.
그래서 광고 영역 내에서 예전에는 아이디어로만 존재했거나 혹은 생각하지도 못 했던 그 어떤 것이 디트라이브에서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라도 생기길 바랍니다. 그게 광고 기법, 크리에이티브든 그 어떤 것이든 말이죠. 이것을 목표로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