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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마케팅

선택받는 광고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동욱

마케팅 잘하는 기업이 브라이언에잇을 찾는 이유

시야에 항상 보이는 것이 있다. 온오프라인 불문 어딜 가도 우리는 광고를 접한다. 잠시라도 시청자의 시선을 멈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숨쉬듯 접하는 빈도로 인해 광고에 대한 피로도와 거부감은 높아졌다. 광고제작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하지만 언제나 답은 있다고 했던가? <LG 트롬 스타일러> <LG 울트라기어 게이밍노트북> 광고는 3분 내외지만, 천만뷰를 기록하며 요즘 시청자에게 선택받고 있다. 놀라운 점은 MZ세대에게 선택받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 20년 동안 광고업계에 있던 광고 꼰대라는 사실이다.

글. 김성지 기자 jerome@ditoday.com
사진. 이재민 기자 youjam@ditoday.com

디자인. 손찬호 디자이너 bbt0808@ditoday.com

꼰대의 다른 말, 전문가

유튜브에서 스스로를 광고 꼰대라고 하시더라고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브라이언에잇 대표 김동욱이라고 합니다. 제가 2002년부터 광고인으로 지냈으니 어느덧 강산이 두 번 변했네요? 이노션·크리에이티브에어 등 여러 광고 회사를 거쳤고, 광고 관련 견해를 넓히기 위해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죠. 지금은 ESG 콘텐츠·브랜디드 콘텐츠 등 다양한 요소로 최고의 결과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컴퍼니 ‘브라이언에잇’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광고인이 된 시절에는 저도 ‘당시 요즘 애들’에 속했는데, 이제는 아니더라고요. 이를 인정하고, 요즘 애들이라 불리는 MZ세대를 공부했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입니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부정적 인식의 꼰대는 지양하고 있죠.

광고 디렉터가 보는 MZ세대는 어떤가요?

사실 아직도 파악하기 힘듭니다. 요즘은 1~2년으로도 많은 것이 바뀌는데, MZ세대라는 개념 안에 30년이 포함돼 있어요. 사실 MZ세대라고 규정한 것도 어른들이죠. 불과 몇 년 사이에 집필하던 당시에는 중요했던 내용 중 몇몇은 과거 개념이 됐어요. 다만, 다른 세대에 비해 MZ세대는 자기중심적입니다. 이기적이라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자신이라는 의미죠. X세대인 제가 겪은 우리나라는 단체를 중시하고, 그에 맞춰 판단했죠. MZ세대는 이렇지 않아요. 그렇기에 광고 만들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인터뷰 중인 김동욱 대표

어떤 면에서 어려워졌죠?

그전에는 대중의 판단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었죠. 이제는 그러한 판단을 본인이 직접 내립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영향을 적게 받아요. 게다가 광고를 접하는 디바이스도 TV에서 모바일 기기로 변했죠. 예전에는 음식점에 가면 점주가 채널을 돌리지 않는한, TV에서 나오는 광고를 봐야 했죠. 요즘은 음식점에 가면 각자 휴대폰을 보죠. 시청의 주도권이 시청자 쪽으로 이동했어요. 그렇기에 MZ세대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광고를 만들어야 해요.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변하지 않는 사실?

광고는 즐겁다’입니다. 살다 보면 생각대로 되는 것이 많이 없어요. 하지만 광고는 제작자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이를 구현하죠. 게다가 많은 사람이 보고, 잘 만들면 상까지 받아요. 내 생각을 구현하고 경력까지 쌓이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게다가 대중이 자발적으로 보죠. 이것이 광고가 지닌 매력이라 생각해요.

어떻게 광고와 만나게 됐나요?

대학교 3학년은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 시기잖아요? 이때 교회에서 모든 교인이 집사님을 축하해 주더라고요. 집사님은 LG애드(現 HS애드) 광고 디렉터였는데, 제작한 캠페인이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받았어요. 이를 계기로 광고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어느새 공모전에 참여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죠. 참가에 의의를 뒀는데, 동상이라는 결과물을 얻었죠. 그로부터 광고 한 우물만 파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책 집필 외에도 블로그·유튜브 등
광고 관련하시는 일이 많아요.

그러고 보니 이것저것 많이 했네요. 하지만 시작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바로 ‘내가 아는 것을 나눠주자’입니다. 블로그는 미국 유학시절 시작했어요. 학업으로 인해 광고를 만들 수 없었기에 차선책을 찾았죠. 다른 사람이 만드는 광고를 보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미국 광고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해 계속 운영하다 보니 어느새 네임드 광고 블로그 중 하나가 됐어요. 꾸준히 운영했고 블로그 내용을 큐레이션하니 『결국 컨셉』이 됐죠. 유튜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만든 광고를 알리고 싶었고, 블로그 시대에서 유튜브 시대로 바뀌었을 뿐이죠.

브라이언에잇의 캠페인 Best 3

1. LG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

많은 스테디셀러를 보유한 LG전자에게도 더욱 각별한 제품이 있다. LG 스타일러는 종류가 한정된 가전제품 시장에 ‘의류관리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출시 후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실적은 덤이다. 브라이언에잇은 최고의 제품을 맞이해 그에 걸맞은 크리에이티브로 응했다.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을 활용해 자연스레 스타일러의 필요성을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맑은 날·흐린 날·비 오는 날·꽃가루 많은 날·미세먼지 있는 날 등 총 5개 상황을 광고로 제작했다.

통상적으로 맑은 날에는 스타일러가 필요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날씨로 인해 야외 활동 빈도가 늘어난다. 공원 벤치에 가서 앉으면 옷에 세균이 묻을 수도 있다. 이처럼 화창한 날에도 스타일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소비자에게 스타일러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단순히 인지도 제고를 넘어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LG 스타일러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2. 하나의 카메라, 또 다른 세상 캐논 EOS 200D ll

한때 DSLR 열풍이 불며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더라도 DSLR 한 대 정도는 보유해야 된다는 인식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DSLR의 좋은 성능을 사용하기 위해선 그 무게를 견뎌야 했고, 한 손 안에 들어오는 스마트폰에 점차 밀렸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점차 좋아졌고, DSLR은 핵심 타깃 외 다른 타깃으로의 확장이 어려워졌다. 브라이언에잇은 EOS 200D의 경쟁자가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성장기 아이는 다양한 것을 접하고 학습해야 하지만, 유튜브나 게임을 접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고개를 파묻고 있다. 하지만 EOS 200D와 친해진다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꽃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아이가 불편함 없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 EOS 200D 출시 당시 슬로건이던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DSLR’을 자연스레 강조했다.

3. 세상에 없던 즐거움

유튜브도 길다. 틱톡이 불러온 숏폼 콘텐츠에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기라성 같은 플랫폼이 가세했다. 대한민국 숏폼 플랫폼 셀러비에게 필요한 것은 빠르게 레드오션이 된 숏폼 시장에서 견고한 포지셔닝이었다. 그렇기에 글로벌 인기 그룹 블랙핑크 ‘지수’를 메인 모델로 선정해 셀러비의 특장점을 선보였다. 해당 유튜브 영상은 155만 뷰를 기록했고, 다양한 국적의 시청자에게 숏폼 플랫폼 ‘셀러비’를 알렸다.

대기업, MZ세대 등 선택받는 광고를 만드는 브라이언에잇

들어오면서 보니, 직원들이 8명이더라고요.
브라이언과 함께하는 8명?

아닙니다. 학창 시절 별명이 동팔이었고, 제 영어 이름이 브라이언(Bryan)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잖아요? 어린 시절부터 제 이름을 단 회사를 만들고 싶었죠. 그리고 직원은 9명입니다. 한 명은 미국에 있어요.

미국?

테니스를 정말 좋아해 US오픈을 보러 갔어요. ‘인사이트트립’이라고 브라이언에잇만의 복지입니다.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일주일 동안 보내줍니다. 지난 6월 저희 디렉터는 프랑스 깐느에 다녀왔어요.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한 사람들은 머리를 비우고 새로운 것으로 채우는 기간이 필요해요. 저는 그 기점을 3년으로 정했습니다. 또한 회사의 지분도 나눠줍니다. 3년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죠.

게다가 저는 이 일이 너무 좋아요. 지금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브라이언에잇 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자라고 항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기획이라고 카피 못 쓰는 것도 아니기에 저희는 함께 아이데이션을 하고, 같이 만들어요. 그래서 만든 캠페인마다 모두 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달라요.

기획팀장

매트릭스 이야기에 노트북의 USP를 담아낸 아이디어 제시

LG 울트라 게이밍 노트북 광고
아트 디렉터

버려지는 구제옷을 패션디자이너들이 수선하는 이야기

스타일 리바이벌 프로젝트

저희는 각자의 위치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을 찾아요. 어떤 사람은 키워드 위주로 찾고, 어떤 사람은 키 비주얼에 초점 맞추죠. 이를 조합하기도 하고 큐레이션하며 하나의 답을 찾습니다.  전략이 구축되면 일사불란하게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요. 우리는 10명이지만 하나의 유기체 같아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좋은 캠페인에 도달하죠. 브라이언에잇은 강력한 한 명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 같이 만들어가는 회사에요.

브라이언에잇의 핵심 가치도 궁금해집니다.

저희와 함께하는 모든 브랜드를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앞서 언급했듯 MZ세대는 개인 취향이 확실하고, 이들에게 브랜드는 자기표현의 수단 중 하나일 뿐이죠. 이전 세대는 명품이라면 무조건 소비했다면, MZ세대는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브랜드에게 지갑을 열어요. 명품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죠. 요즘 브랜드는 타깃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나 맹목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면 영속성을 확보하기 힘듭니다.

그저 인지도만 높다고 소비되는 시절은 끝났어요. 2022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미닝아웃(Meaningout)입니다. 가격·성능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신념을 고려해 자신과 부합한다면 소비한다는 개념입니다. 그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가치가 있는 브랜드라는 신뢰를 심어주고, 이를 넘어 해당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전달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수단은 브랜디드 콘텐츠고요. 저희의 핵심 가치는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게 해줄 사랑스러운 콘텐츠를 만들자’입니다.

광고PR상을 받은 브라이언에잇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드는 비결은 무엇이죠?

전형적인 형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제품 카테고리마다 캠페인에 특징이 있고, 시대마다 유행하는 광고 경향이 있어요. 저희는 통상적인 개념에 얽매이지 않은 캠페인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소비자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고, 그 관심은 브랜드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비결인 것 같네요.

이상적인 광고는 무엇일까요?

문제 해결에 충실한 광고입니다. 대부분의 광고는 클라이언트사에서 목표를 제시합니다. 우리는 목표 달성에 문제가 되는 요인을 찾아야 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잘못된 곳에서 찾는다면 좋은 솔루션을 만들 수 없으니까요. 그렇기에 마케팅·브랜딩 등 여러 측면을 검토하며 직면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크리에이티브가 솔루션이 되는 거죠.

브라이언에잇의 사례를 들려주세요.

최근에 진행했던 <운동완성 백이면 백, 더:단백>입니다. 빙그레의 목표는 ‘더:단백’의 매출 상승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해당 제품과 그 시장을 분석했습니다. 프로틴 음료는 헬스나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만 마시더라고요. 그것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한 후에만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죠. 그래서 저희는 타깃 범위 확장과 섭취 시기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면 매출 상승은 당연히 동반될 거라 생각했죠. 계단오르기·홈트레이닝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활동 후 더:단백을 마신다는 내용으로 캠페인을 제작했습니다. 게다가 인스타그램으로 더:단백 챌린저스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헬스·필라테스가 위주였다면 점차 운동의 범위를 넓혀 나갔죠. 결국 챌린저스 크루원이 되기 위한 경쟁률이 200:1에 이르렀습니다. 프로틴 음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바뀌었고, 많은 이가 운동을 한 후 더:단백을 마시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어요. 이미 빙그레의 문제는 해결된 셈이죠.

이렇게 들으니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예전엔 TV 광고 하나만 잘 만들어도 브랜드가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지만, 디지털 시대는 그렇지 않아요. 브랜드가 사랑을 받기 위해선 소비자에게 진심을 전달해야 합니다. 그 솔루션은 형식·매체·콘텐츠 등 다양한 요소에 얽매이지 않는 바운드리스를 바탕으로 만든 저희의 크리에이티브겠고요.


인터뷰도, 그의 책이나 유튜브에서도 광고의 핵심은 문제 해결로 귀결된다. 브랜드는 광고를 통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길 원한다. 그리고 브라이언에잇은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고 남들과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참신함에 대중은 열광했고, 이는 1,000만 조회수 광고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LG전자·빙그레·매일유업 등 마케팅 잘하기로 소문난 브랜드가 연일 브라이어에잇을 찾고 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꼰대를 좋아한다. 각자의 영역에 몰입하다 보면 그에 상응하는 인사이트가 쌓이고 자신만의 시야와 판단 기준이 생긴다. 이를 통해 남다른 수행 능력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세상은 그들을 ‘전문가’라 부른다. 내 기준은 ‘꼰대=전문가’라는 인식이 있는데, 김동욱 대표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꼰대였다. 전문성을 지녔으면서도 소통력에 문제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