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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가 세상을 바꾼다, 피규어 리뷰 유튜버 ‘하비킴’

평범한 사업가가 덕업 일치 유튜버가 되기까지

많은 이가 ‘덕업일치’를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취미를 업으로 삼는 것은 어쩌면 선택받은 자만이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 꿈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취미가 일이 되면 싫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유튜브를 활용하면 덕업일치에 한 발 가까워질 수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일상의 취미를 그대로 담아 덕후의 공감을 사는 특별한 사업가가 있다. 그가 유튜브에 덕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 ‘덕후의 사명’이다.

그의 이름은 하비킴. 구독자 14만에 달하는 피규어 리뷰 전문 유튜버다. 피규어와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덕후’ 세계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로, ‘성덕(성공한 덕후)’으로도 알려져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할리우드 영화·게임 등 다양한 IP에서 나온 피규어를 리뷰해 팬층이 넓다. 고급 촬영 장비와 능숙한 편집으로 영상미 또한 정평이 났다. 원래 평범한 사업가였던 그는 왜 유튜버가 됐을까?


피규어 리뷰, 덕후만 보는 거 아닌데요?

하비킴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피규어가 생소한 독자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분야를 다루고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피규어는 애니메이션·영화·게임·만화 등에서 나오는 등장인물을 재현한 모형이에요. 최근에는 범위가 더 넓어져,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창작 캐릭터를 발매하기도 합니다. 저는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요즘 인기 있는 마블, DC 코믹스에 나오는 히어로를 수집합니다.

현재 사업을 하고 계시잖아요. 영상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닐 테고, 분야도 굉장히 마니악한데요, 어떻게 14만 구독자를 보유할 수 있었죠?

최근 국내에서도 피규어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졌어요. ‘귀멸의 칼날’처럼 애니메이션도 대중화되고 있고요. 하지만 피규어 수집이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건 아니에요. 그래서 영상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게 ‘보편성’이에요. 이 분야를 모르는 사람도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영상과 멘트에 신경을 쓰고 있고, 트렌디한 소재를 다루려 해요. 또, 일본 애니메이션에 한정하지 않고, 마블이나 DC코믹스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나 로봇을 소개하고 있어요. 만약 마니아만을 위해 영상을 만들었다면, 이 정도로 성장할 순 없었을 거예요.

일반인도 이해하기 쉬운 리뷰로 실버 버튼에 성공한 하비킴

그럼 밖에서 알아보는 사람은 없나요?

그 정도는 아닙니다. 하하. 그래도 한 가지 웃긴 에피소드가 있어요. 어느 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더라고요. 웬일인가 싶었는데, 유튜브에서 제 영상을 발견하고 웃겨서 전화를 한 거였어요. 추억의 만화 ‘볼트론’이 생각나서 영상을 한 편 찾아봤는데 제가 나와서 깜짝 놀랐대요. 이런 식으로 유입한 시청자가 꽤 있는 것 같아요. 볼트론 영상도 조회 수 60만을 넘겼죠.

콘텐츠 경쟁력은 어떤 ‘사명감’에서 나온다

다양한 피규어를 소개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지난 5년간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부업으로 가볍게 시작했어요. 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크리에이터 활동 자체에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팬과 소통하며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거든요. 그 후로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일종의 사명감까지 생겼죠. ‘덕후의 사명감’이랄까요? 그리고 피규어 리뷰는 함부로 할 수가 없어요. 덕질의 세계는 만만하게 볼 수 없을 정도로 깊거든요. 그래서 피규어 하나를 리뷰하더라도, 작품의 스토리와 배경을 꼼꼼히 숙지해야 해요.

‘덕후의 사명감’이라니… 가슴이 웅장해지는군요. 덕후들 사이에서 오피니언 리더가 되려면 교류도 활발히 해야겠는데요?

그럼요. 덕후들은 관심 분야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요. 저도 다른 유튜버 영상을 찾아보며 영상에 대한 소감을 남기거나 콘텐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어요. 시청자와도 댓글로 계속 소통하고요. 아직 갈 길이 먼 덕후라, 모르는 부분도 있는데요. 그럴 때는 아는척하지 않고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럼 내공이 깊은 고수들이 댓글로 친절하게 알려줘요. 그렇게 소통하고 친해지는 거죠. 가까운  덕후 사이에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요.

하비킴님 콘텐츠는 영상미가 남달라요, 이것도 설마 덕후의 사명감…?

그런 것 같아요. 하하. 리뷰 콘텐츠는 캐릭터나 작품에 대한 설명은 물론이고 영상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해요. 덕후 뿐 아니라 수준 높은 시청자의 소장 욕구를 자극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시청자의 대리만족을 위해, 피규어가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편집하고 있어요. 그게 제 채널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자가 하비킴 영상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_jpg

화질도 좋지만, 촬영 기법과 편집이 훌륭하십니다. 원래도 예술 분야에 센스가 있으셨나요?

그럴 리가요. 저는 사업을 하는 사람인걸요. 유튜브 하자고 마음먹고 나서 촬영과 영상 공부를 시작했어요. 집 근처에 있는 ‘수원 미디어 센터’를 다녔는데요. 그곳에서 비디오 촬영법과 프리미어 기초를 배우고 이후에는 유튜버 ‘하줜’님 강의를 보며 개인적으로 공부했죠.

사업과 유튜브,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투잡이 결코 쉽지 않은데 정말 놀랍습니다. 정말 ‘덕후의 사명감’ 하나로 이 모든 과정을 이겨 내셨다고요?

반 농담이죠. 하하. 사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는 단순히 미래를 대비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당시에도 개인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언제까지 이 분위기가 이어질까?’ 하는 걱정이었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서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부업으로 유튜브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시나요?

그저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예요. 결혼을 꽤 일찍 했어요. 20대 후반에 결혼해 아이를 낳았죠.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육아에 시달리는 시기는 지났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사업도 유튜브도 잘돼야 해요.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거든요.

크리에이터로서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이제 실버 버튼을 받았으니, 콘텐츠와 채널을 더 확장하고 싶어요. 특히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시청자에게 보여주려 해요. 요즘 위드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전시회가 많이 열리고 있는데요. 최근 ‘AnimeXGame Festival 2022’와 ‘2022 서울 팝콘’에 다녀왔는데 정말 즐겁게 촬영했어요. 조회 수도 꽤 잘 나왔고요. 행사에 가면 코스튬 플레이어나 업계 관계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뷰도 해보고 싶어요. 한편으론 MCN 가입을 고려하고 있어요. 채널 성과가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MCN을 통해 다양한 협업 기회를 제안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솔직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정과 커리어 모두 욕심내는 모습, 정말 멋졌어요.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 기대하겠습니다.

네, 저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네요. 감사합니다.

  • 에디터신 주희 (hikari@webs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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