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디지털 20년을 넘어 새로움을 향해

1세대 디지털 컨설팅 컴퍼니, 20살이 됐다.

2017년 12월 9일

강산이 두 번 변할 만큼의 세월이 지났다. 지나온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으며, 그사이 시장은 점점 빠르게 변해왔다. 국내 디지털 업계의 태동과 맥을 같이하고, 매 순간을 치열하게 보내온 그곳이 그래서 더욱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그 시간을 사람 나이로 바꾸면 이제 막 갓을 쓸 수 있는 약관(弱冠), 그야말로 청춘이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플립커뮤니케이션즈(이하 플립)는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회사가 됐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과나 화려함에 취하기보다 감사의 마음으로 묵묵히, 그러면서도 자신감 넘치게 한 걸음 더 전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것이 플립이 나아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병하 대표를 만나 플립이 그리는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대한민국 1세대 디지털 컨설팅 컴퍼니, 성인이 되다

사람으로 따지면 지금까지는 필수교육과정, 즉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해 온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는 그런 성장의 시간이었다. 스무 살 성인이 되면 자유가 부여되고, 스스로 미래를 책임져야 하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플립 역시 그런 시점에 서게 됐다. 이전 시간을 얼마나 충실히 보냈는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미래의 폭은 달라진다. 그런 측면에서 플립은 지난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꽤 많은 것들을 이뤄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저 대단히 영광스러운 결과로만 남기기보다, 그것들을 토대로 성인 기업으로서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자 한다. 그냥 굴러가는 회사라는 말이 제일 듣기 싫다. 언젠가 멈출 것이라는 뜻 아닌가.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하는데, 어느 방향으로 밟아 나아갈지 또한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원하고, 선택하고 또 도전하는 것에 따라 보다 넓은 세상을 볼 수도, 작은 세상에 멈춰 설 수도 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우리는 좀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며, 그렇게 또 다른 제2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살아갈 것이다.

관심, 관계 그리고 감사

처음에는 혼자 사업을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이제는 120여 명의 직원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설립 당시, 목표는 뚜렷했다. 누구나 아는 규모 있는 회사, 가치 있는 일을 하며 그로 인해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한 원츠(Wants)가 지금까지 플립을 이끌어왔고, 이는 지금도 변함없다. 쉬운 과정만은 아니었다.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 없는 노력과 선택을 해왔다. 돌이켜보면 가고자 했던 길에 잘 따라와 준 직원들, 그리고 적정한 시점에 손 내밀어준 여러 인연이 있었다. 운이 따라서 좋은 인연들을 만났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인연은 찾아오지만, 특히 플립은 그 인연을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무엇을 잘했기에 그런 인연을 잘 이어왔냐 누군가 묻는다면 관심, 관계, 그리고 감사라고 답하겠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다음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밑바탕이 됐던 것 같다.

베풂으로 이끌어낸 변화

감사를 다르게 말하면 베풂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이 개인적으로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베풂의 형태는 꼭 도네이션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할 때 ‘내가 어떻게 하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더 큰 베풂이라고 생각한다. 삶에 있어서의 베풂, 그 의미를 찾는 데 한 20년 걸린 것 같다. 지금은 누군가가 시작한 도움이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이어진다는 베풂의 선순환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 이 역시 쉽진 않지만 늘 일상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당시 에이전시 업계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당장의 성과와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당시 플립에서 처음으로 신입사원을 뽑기 시작했다. 공채를 도입하고 신입 선발 과정을 주변 관계사 및 지인들에게 알렸다. 많은 사람이 그것이 옳은 길이라 생각해 동참했고, 그래서 지금은 많은 회사가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육성하고 있다. 이 또한 업계 내에서 베풂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를 시발점으로 업계 전반에서도 좋은 인재를 영입해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플립의 역할을 고민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사명감이 있다.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분명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대표자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좀 더 크겠지만, 업계를 이끄는 선도 기업이라면 이에 대해 좀 더 고민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각자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이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2년간 한국디지털기업협회 협회장을 맡았던 가장 큰 이유도 그것이다. 나도 다른 누군가의 노력으로 많은 이익을 얻으며 사업을 하고 있는데, 내 차례도 분명 오지 않겠는가? 단순하게 협회장 자리에 연연해 한다기보다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신입사원 채용에 대한 얘기도 그렇고 결국은 그런 것들이 사명감인 것 같다. 업계가 지속적으로 선순환되려면 새로운 인재가 계속 유입되어야 하는데, 이는 업계 대내외적으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수반되는 문제다. 하지만 당장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업계에 대한 사명감 역시 필요하고, 플립은 그 부분에 있어 최선을 다해왔다. 단순히 우리 회사만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가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향을 강구하고 있다. 이는 플립이 지향하는 바이며, 우리는 항상 그런 일들을 해오고 있다.

스스로 가치를 높이자

플립의 모든 제도는 ‘어떻게 하면 직원들로부터 무언가 더 이끌어 낼 수 있을까’에서 출발한다. 그래서인지 다른 회사에 비해 사내 제도가 매우 많은 편이다. 물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회성으로 해온 것은 아니다. 내부를 철저하게 고민해 우리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기업가치를 도출하고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제도는 끝까지 유지한다. 만약 중간에 그것을 바꾸거나 중단해야겠다 판단이 되면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구한다. 이것이 플립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시작하면 그냥 놓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기업 존재와 존속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회사를 경영하며 많은 고민을 거듭해오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남을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귀결된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스스로에 대한 지속성 있는 가치를 생성해야만 일을 오래, 그리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게 없다면 아무리 좋은 직장에서 많은 돈을 받은들 과연 무엇이 남을까? 우리는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다. 가치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청춘플립

플립스러움으로 한발 더

플립은 앞으로도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걸을 것이고, 그 길에서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며,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많은 사람이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스스로 성장함으로써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업계 리딩 기업의 면모라 믿고, 그 길을 가고자 한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가장 플립스러운 모습인 것 같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멈추지 않고 한 발자국씩 걷는, 행동하는 회사 말이다. 회사 벽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백 번의 생각보다 한 번의 행동이 혁신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잠시 주춤하지 않았나 싶어 스스로 반성도 되지만, 올해 20주년을 계기로 그간의 경험과 준비를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려 한다. 힘은 들 수 있지만, 아주 불가능한 길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청춘 플립.

근속자 INTERVIEW

다양한 플립 사내 제도 중 가장 눈에 띄는 근속 복지 혜택. 근속 1주년 대상자에게는 축하금과 꽃바구니를, 5주년 대상자에게는 해외여행을 그리고 10주년 대상자에게는 30일의 유급휴가와 여행경비, 표창장을 수여한다. 지난 9월, 올해의 장기근속 직원들은 총 7박 9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지역을 함께 여행하며 맛있는 음식과 멋진 풍경을 만끽했다. 또 지난 11월 잠원동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개최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근속 6주년 직원들에게 기념 반지를 증정하기도 했다. 이직이 많은 디지털 업계에서 장기근속을 가능케 한 것은 직원들의 행복을 위한 플립의 이런 세심한 배려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