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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당신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리마케팅 비밀

리마케팅 전략이 어떻게 마케팅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지 사례로 알아보기

출처. Photo by Katka Pavlickova on Unsplash

‘나’라는 사람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어떤 사이트를 클릭했는지 등등. 똑똑해진 인터넷 기술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만 같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마케터의 바쁜 일상 – 까맣게 잊고 있던 장바구니에 담긴 쇼핑 리스트까지 친절히 리마인딩 해주는 마케팅 기술이 신기하기도, 때론 얄밉기도 하다. 이번 편은 <리타깃팅 배너(Retargeting Banner)가 만들어내는 놀라운 마케팅 효과>에 대한 이야기다. 작은 ‘픽셀’ 속에 숨겨진 리타겟팅 기술의 원리를 이해해보며, 마케터의 전략까지도 꿰뚫어 보는 사고의 확장이 일어나길 바라며. 더 나아가 리마케팅 전략이 어떻게 마케팅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지 사례를 통해 하나씩 살펴보자.


팀장님, 요즘 세럼 찾고 계세요?

회사 개인 컴퓨터로 업무를 설명하던 중 신입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최근 즐겨 쓰던 N사 화장품 배너가 내 인터넷 창을 여기저기 따라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치부가 드러난 것 같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드는 생각.

‘맞다. 나 에센스 필요했지!’

회사 컴퓨터와 모바일로 날 따라다녔던 배너, 결국 구매 완료!

작은 프레임이 만들어내는 마케팅 효과

마케팅을 모르는 사람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마케팅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배너 광고’가 아닐까? 광고의 소재 – 마케팅에서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라고 부르는 – 를 기준으로 마케팅을 분류했을 때 배너는 ‘디스플레이 광고(Display Ad)’에 속한다. 네이티브 광고, 영상 콘텐츠 광고 등 최근 새로운 마케팅 기법들이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배너의 비중이나 중요도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 마케터들은 배너의 힘을 알고 있다. 적재적소에 사용했을 때 배너가 갖는 위력을 말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광고가 탄생한 시점부터 존재해온 배너가 오늘날 디지털 마케팅 세계에서도 여전히 효력을 갖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광고기술에 힘입은 배너의 변신

혹시 무심코 클릭한 상품이 며칠 후 다른 브라우져 배너가 돼 따라다닌 적이 있을까? 이러한 광고기법을 ‘리타겟팅 광고(RetargetingAd)’, 좀 더 크게 본다면 리마케팅(Remarketing) 전략 중 하나라 말할 수 있다. 배너가 여전히 전 세계 마케터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배너 뒤에 숨겨져 있는 광고 기술력(애드 테크, Ad Tech*)으로 리마케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애드 테크란, 애드 테크놀로지(Advertising Technology)의 약자로 디지털 광고를 전송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과 인프라를 총칭한다.

리타겟팅 광고의 핵심은 바로 고객정보에 있다. 리타겟팅 성과를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들을 살펴보자. 개인적으로는 아래 ‘WHO’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는 걸 추천한다.

① What : 어떤 고객정보를 수집해 활용할 것인가? 수집한 정보는 얼마나 정확하고(Precise), 최신성(Recent)이 있는가?
② How : 수집한 정보들을 어떻게 결합해 활용할 것인가? 얼마의 기간 동안, 얼마의 주기(Frequency)를 가지고 사용할 것인가?
③ Objective : 노출된 배너는 어떤 기준을 목표로 운영할 것인가? 1회 목표달성 당 비용은 얼마가 들어가는가?

예를 들어, 회사에서 부끄럽게 날 따라다녔던 N사의 배너를 기준으로 그들의 마케팅 전략을 다음과 같이 추측해볼 수 있다. 이 또한 나의 직업병이다.

① What
– 현재 집행 중인 SNS 광고를 보고 [제품 페이지에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리타겟팅한다.
– 홈페이지에 방문한 소비자 외에도 [구글, 페이스북에서 제품명을 검색한 사람들]까지 확장해 타겟팅 대상의 모수를 개선해 배너를 집행한다.

② How
– 타겟팅 그룹은 [A: 페이지 방문 그룹]과 [B: 관심사 그룹] 두 가지로 구분하고 분리해 운영한다.
– A그룹은 자사 페이지를 이미 방문한 소비자들로, 직접적으로 제품구매를 유도하는 소재를 사용한다.
– B그룹은 가격할인 이벤트를 소개하는 내용 등 제품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배너를 사용한다.
– A, B 타겟팅 그룹 모두 한 달에 평균 7회까지 노출될 수 있도록 설정한다.
(한 명의 소비자에게 7회 이상 노출될 경우 해당 월에는 더 이상 노출되지 않는다.)

③ Objective
– A 리타겟팅 그룹의 목표는 [제품구매], B 그룹은 [홈페이지 방문]을 목표로 한다.
– A 그룹의 1회 구매당 평균 소요되는 광고비는 8,000원이다.
– B 그룹은 1회 홈페이지 방문당 300원의 비용이 든다.

이렇게 배너가 한 명의 소비자의 눈에 들어올 때까지 다양한 마케팅 데이터와 아이디어, 운영전략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사실! 이렇게 효과 좋은 배너란, 위의 세 가지를 얼마나 적절하게 설정해 운영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인터넷상에서 만나는 배너가 어떤 마케팅 요인(What, How, Objective)에 의해 나에게 노출됐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마케팅스러운 생각을 단련하는 데 좋은 방법이다.

리타겟팅에서 주로 사용하는 정보가 방문 페이지다. 마케터 자사의 홈페이지(제품 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을 대상으로 리타겟팅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배너는 소비자가 특정 홈페이지에 방문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소비자가 특정 사이트를 방문했는지를 트래킹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바로 ‘쿠키’다.


먹는 ‘쿠키’가 아닙니다!

헨젤과 그레텔에서 두 주인공이 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쿠키를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을까? 리타겟팅에서 말하는 인터넷 쿠키가 바로 헨젤과 그레텔에서 유래한 그 ‘쿠키’라는 사실.
쿠키란 소비자가 인터넷 브라우저 상에서 어떤 사이트에 방문했는지 행동을 추적할 수 있는 일종의 작은 정보이다. 이 정보는 브라우저 HTTP 헤더 값 안에 저장되는데, ‘어떤 사이트를 방문한 사용자(브라우저)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일종의 꼬리표’이다.

지금 여러분이 웹상에서 브런치를 방문했다는 정보가 꼬리표로 달렸다고 치자. 마케터 입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당신이 브런치라는 서비스를 좋아하고 자주 방문하는 소비자라고 이해할 수 있으며, 또한 글을 좋아하는 학구적인 소비자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마케팅 관련 글이니 마케터이거나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마케터는 이러한 소비자 중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세그먼트를 다양한 각도에서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꼬리표가 달린 소비자의 정보를 모아 광고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광고 기술이 필요하다. 마케터들은 기술을 통해 이러한 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활용해 리마케팅 전략을 수행하게 된다. 작은 배너안에 숨겨진 엄청난 기술과 마케팅 전략이 우리가 흔히 만나는 배너 뒷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성과가 전부라는 생각은 살짝 내려놓자

마케팅 업계에서 ‘퍼포먼스 마케팅(Performance Marketing)’이라고 할 때 흔히 리타겟팅 배너를 많이 떠올린다. 그 이유는 구매전환과 같은 실제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단계에서 리타겟팅 배너가 자주 활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타겟팅 소재의 배너는 일반 배너에 비해 평균 클릭률 면에서 3배~10배까지 높은 성과를 보인다.

그러나 리타겟팅 배너·광고에서도 여러 가지 제약사항이 존재하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로 모바일, 노트북, PC 등 여러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멀티스크린 환경 속에서 고객정보가 끊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리타겟팅이 모수가 유실되는 경우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PC 웹 브라우저로 제품을 검색하다가 모바일 앱으로 구매한 경우 이 소비자는 웹상으로는 구매로 전환되지 않은 소비자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모바일과 웹 브라우저의 고객정보를 매칭시키는 기술도 있어서 이러한 정보의 유실을 개선해왔지만, 여전히 국한된 디바이스와 고객정보만 적용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사항을 뛰어넘는 경우가 있으니 바로 구글이다. 구글 크롬은 사용자가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더라도 고객정보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구글의 디스플레이 배너광고인 GDN*은 타배너 대비 높은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고객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 사업자의 힘은 광고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GDN(Google Display Network) : 구글 디스플레이 네트워크는 구글이 운영하는 사이트 및 매체(Gmail, youtube, play store 등)와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제휴 사이트를 포함하는 광고 노출 영역(광고 매체)입니다. 이 영역에는 디스플레이 배너가 노출되게 됩니다.

두 번째로 위 상황을 이어서 생각해보면 이미 다른 디바이스를 통해 구매했으나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마케팅 기술은 기구매자에게 제품을 계속 노출시킨다. 이럴 경우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대안적으로 노출 횟수(Frequency)를 조절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리마케팅이란, 앞서 진행한 마케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부스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앞단에 홈페이지를 유입시킬 수 있는 스토리나 이벤트와 같은 유인책이 없는 상태에서 리타겟팅 광고를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은 매우 협소한 접근 방법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기술적 제약사항과 소비자 인터넷 환경, 마케팅 전략을 이해한 뒤 리타겟팅 광고를 운영해야만 진정한 퍼포먼스 마케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리마케팅 기술은 실제로 어떻게 마케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을까? 그 사례를 살펴보자.


소비자 반응을 구매로 전환시키는 힘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난 마케팅 사례 중, 마케팅적 사고에 불을 켜는 사례들이 있었는데 바로 비타민 샤워기와 베개다. 실제로 구매한 제품인데 두 제품 모두 SNS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그 광고물을 접했을 만큼 유명한 아이템이다. 교정베개의 경우 ‘마약베개’라는 인상 깊은 이름뿐만 아니라 베개 위에 달걀 한 판을 올려놓고 밟아서 깨지지 않는 영상으로 더 인상 깊다. 심지어 타회사에서 ‘마약베개’에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꼬북베개’까지 나왔는데, 그들은 계란을 처참하게 깨뜨리며 베개가 딱딱해야 목을 잘 잡아준다고 주장한다. 진실보다는 마치 마케팅의 힘이 진실인 것 같은 시대? 어찌 됐든 그렇게 난 마케팅의 힘에 이끌려 두 제품 모두 내 침대 위에 사이좋게 서식 중이다.

마약베개의 경우, 무중력으로 힘을 골고루 분산시킨다는 제품 USP*를 ‘계란을 밟아서 깨뜨리는 실험’을 주제(Theme)로 제작한 기획력도 강력하지만 내가 주목하고 부분은 그들의 제품 상세 페이지와 리타겟팅 광고다. 제품 상세페이지를 모두 읽어내려 가는데 거의 3분이라는 시간이 걸릴 정도로 제품을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제품 상세 페이지에 목숨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USP(Unique-Selling-Point) : 제품을 판매하는 데 핵심이 되는 소구 포인트를 의미한다.

베개에 서식하는 세균들로부터 안전하고 쉽게 세탁이 가능하다는 점, 무중력으로 목을 받쳐 준다는 과학적인 근거들, 타제품과의 비교와 소비자의 리뷰를 다양한 각도에서 상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제품 페이지는 소비자가 특별히 타제품과 비교하기 위해, 구매자의 리뷰를 확인하기 위해 검색을 해보거나 다른 페이지로 이탈할 요인들을 제거한다. 탄탄한 제품력과 그를 잘 설명하는 제품 페이지는 바로 구매까지 연결시키기 충분한 힘을 갖는다.

하지만 이 제품을 [구매]한 시점은 제품을 알게 되고, 몇 주 후 우연히 만난 리타겟팅 배너를 통해서라는 사실에 핵심이 있다. 콩이 발효돼 된장이 되기까지 숙성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제품을 구매하는데에도 숙성시간이 필요하다. 영상을 통해 제품을 알게 되고 상세페이지 방문을 통해 좋은 제품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것과 실제로 구매를 하는 것은 마케터에게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영상이 화두가 되고 그만큼 홈페이지로 유입이 많이 되더라도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영상조회나 클릭 등 소비자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낮았음에도 의외로 높은 구매율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영상이 좋은 반응이 있다고 해서, 혹은 홈페이지로 많은 트래픽이 왔다고 해서 항상 그만큼의 구매율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리타겟팅의 힘은 바로 이 점에 있다. 마케팅 앞 단에서 제품에 대해 인지, 긍정적인 평가를 쌓은 소비자를 실제 구매로 전환시켜내는 최종 환자(Conversion), 부스터(Booster) 역할을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소비자입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준비가 돼 있는 시점을 기다려야 한다. 리마케팅은 그 시간의 간극을 이어 붙여서 구매를 일으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월급이 들어온 그 다음 주 날 따라다니던 리타겟팅 배너로부터 결국 베개를 구매했다. 이미 제품에 대한 [인지-흥미-고려단계]가 끝난 상태였다.

SNS를 통해 구매한 마약베개와 꼬북베개. 목 컨디션에 따라 사용 중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필요 없는 시대

전 세계 마케터들이 그들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사용하는 구조도가 있다. 바로 마케팅 퍼널(Marketing Funnel)이다. 소비자가 특정 제품과 서비스를 인지하는 순간부터 구매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나눠 놓은 것인데, 각 단계별 소비자의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는 데 유용한 접근법이다.

마케팅퍼널, 소비자 구매여정단계(CDJ, Consumer-Decision-Journey)라고도 부른다
출처. TrackMaven

예를 들어, 소비자가 제품을 고려(Consideration)하는 단계에서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고 제품에 흥미를 가진 상태다. 이 단계에서는 제품을 타브랜드와 비교함으로써 제품력을 강조한다든지, 혹은 샘플링을 통해 제품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최종 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플랜 등을 수립할 수 있다. 물론 정답이 없는 마케팅의 세계에서 단계별 접근방식은 업종과 상품, 그리고 마케터의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임을 잊지 말자!이 다이어그램은 소비자가 하나의 제품을 알게 되고 구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프로세스를 설명한다. 마케팅 퍼널이 깔때기 형태를 갖는 이유는, 제품을 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처럼 더 발전된 단계에 이를수록 소비자의 볼륨은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SNS를 통해 만났던 제품과 마케팅 사례 중에서 이러한 개념이 무색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영상이라는 마케팅 소재가 제품을 인지하자마자 호감과 긍정적인 평가를 일으켜내기도 하고, 구매를 고려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타제품 비교라든지 구매자의 리뷰들이 모두 담겨있는 상세페이지로 하여금 제품을 접하자마자 바로 구매까지 전환되기 때문이다. 해당 사례들의 경우 마케팅 퍼널중 [인지-흥미-고려] 단계가 하나로 통합되며 깔때기의 각도 또한 완만해진다. 이러한 현상들은 특히 가격대가 낮은 소비재(CPG, Consumer Packaged Goods) 섹터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어쩌면 우리가 통용하고 있는 마케팅 퍼널은 더 이상 오늘날 마케팅 생태계를 온전히 해석하기 어려운 개념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더 발전시켜서 이야기해본다면 제품력이 있다면 브랜드 파워가 크게 중요하지 않는 소비성향도 발견한다.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과도 관련이 있는 이 소비성향은 오히려 남이 알지 못하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고 경험하는 것에 매력적으로 삼는다.

최근 인스타그램 뉴스피드를 보면 화장품은 [브랜드]와 [저렴이] 그리고 [논브랜드]의 카테고리로 세분화된 양상을 보인다. 논브랜드란 구체적으로 정의한다면, 브랜드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인플루언서에 의해 소개되는 브랜드 인지도가 없는 제품들을 말한다. 특히 인플루언서는 해당 제품의 마케터이자 동시에 판매 채널로서 활동하며, 팔로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한다.

인스타그램 [미용] 섹션 뉴스피드, 인스타그래머들의
다양한 제품리뷰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더이상 유명한 브랜드가 제품력을 대변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가 인정하는 제품력이 곧 좋은 제품을 의미한다. 어쩌면 최고의 마케팅은 좋은 제품력이라는 제품 본연의 가치가 다시 중요해지는 것은 아닐까? 제품력과 그것을 잘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지는 시대다.


O2O(Offline-to-Online)가 아닌, S2O(SNS-to-Online) 시대!

이러한 사례들은 더이상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마케팅과 유통 채널이 이동하는 것을 넘어서, 온라인이 세분화돼 소셜미디어(SNS)가 마케팅과 유통채널의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심지어 통합시키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즉, 마케터들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그들의 제품을 집중시키고, 긍정적인 평가를 양상, 제품판매에 필요한 모든 세일즈리드(Sales Leads)*를 축적한 다음 자사몰을 중심으로 제품 구매를 일으킨다.

*세일즈 리드(Sales Leads) : 판매의 가능성이 있는 잠재고객 혹은 세일즈 기회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회원가입을 통해 이메일 뉴스레터를 신청한 고객은 판매 가능성이 있는 세일즈 리드라고 할 수 있음

이는 기존에 마케터들이 SNS, 동영상 채널, 검색 광고, 써드파티 유통 채널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함으로 발생하는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여러 채널을 운영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을 덜어내고, 한 두 가지 채널과 콘텐츠에 집중함으로써 채널당 더 높은 효과를 도모한다. 특히 SNS 채널은 콘텐츠의 형태로 제품을 경험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높은 흥미와 긍정적인 평가를 수월하게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그 힘이 있다.

최근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 신규 사업을 개발하는 접근법으로 화두가 된 적이 있었는데 마케팅에서의 ‘린(Lean)함’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중요한 핵심 – 여기서는 제품력과 중요 커뮤니케이션 채널 – 에 집중하고 나머지를 과감히 포기하는 접근방식, 그리고 판매전환에 날카롭게 그 초점을 맞춘 마케팅 방법이다. 결국 다양한 요인이 결합해 하나의 제품, 마케팅의 성공사례를 만들지만 구매가 마케팅의 궁극적인 성과지표임을 고려한다면 리타겟팅을 빼놓고 설명하긴 어려울 것 같다.

Outro : 리마케팅, 정답이 없는 그 세계의 힘
2~3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클라이언트나 유명 브랜드를 담당하는 것은 AE* 혹은 해당 마케터로서 매우 훌륭한 기회였다. 큰 규모의 마케팅 예산을 운영해볼 수 있기에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고, 마케팅 선진국들의 노하우라던지 글로벌 에이전시의 업무 체계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 또한 그렇게 배우고 성장한 케이스였다.

*AE(Account Executive) : 광고회사에서 광고/마케팅 기획자를 일컫는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방향과 전략수립부터 실제로 운영까지 담당함으로써 ‘광고회사의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타국가와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는 유니크함이 대한민국에 존재한다. 스타트업도 투자를 받고 큰 규모의 예산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을 보며, 혹은 작더라도 린(Lean)하게 보다 강력한 마케팅 전략으로 전체 시장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소비자도 더 이상 비싸고 유명한 브랜드가 좋은 제품력을 보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렴하면서도 좋은 제품을 찾아내고, 나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며, 사회에 의미 있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소비자가 먼저 바뀐 것인지, 혹은 마케팅에서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 이러한 변화를 견인해왔는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변화의 굴곡점이 최근 1-2년 사이 있었음을 체감한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정답이 없기에 더욱 재미있고 그렇기에 변화무쌍한 마케팅의 세계- 내가 마케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