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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건 당신 이야기예요” 3D 디자이너 nyoni를 만나다

4월호 커버인터뷰 |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3D 캐릭터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스타일이 있다. 3D 디자이너 nyoni(장문현)의 작품이 그렇다. 화사한 색감과 둥글둥글한 형태. 고무찰흙으로 빚은 듯한 질감. 뚱한 표정의 캐릭터와 힙한 패션. 요즘 트렌드를 관통하는 느낌 가득한 감각… 그래서일까. 코카콜라, 스포티파이 등 핫한 브랜드와의 협업만 수차례다. “스치듯 보아도 제 작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nyoni.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Joob <사랑이 변질되지 않게> 앨범 커버(자료=nyoni)

의상 디자이너에서 3D 디자이너로

원래는 3D 디자이너가 아니었다. 시작은 의상 디자이너였다. 취미로 하던 일러스트 작업이 전향의 계기가 됐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3D 디자이너 nyoni입니다. 기업의 광고 이미지, 모션 영상, 아티스트의 앨범 커버에 쓰이는 캐릭터를 작업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고 커리어 시작도 의상 디자이너였죠. 그러다 취미로 하던 일러스트 작업에 매력을 느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사실 패션 디자이너나 3D 디자이너나 머리로 구상한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그 부분에 매력을 느꼈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이 있나요?
올해부터 ‘Monthly nyoni’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특정한 상황을 배경으로 커플에게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과 맛집을 하나씩 소개하는 기획인데요, 매거진처럼 매달 한 건씩 제작하고 있어요. 외주 일을 하면서도 항상 재미있는 개인 작업을 구상하고는 하는데, 시간에 쫓겨서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한 달에 한 건이라도 꼭 하자는 취지로 힘들지만 즐겁게 작업 중입니다.

이동현 <POSH> 앨범 커버(자료=nyoni)

모두가 공감할 있는 캐릭터

그의 작품은 한번 보면 잊기 어렵다. 핫한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품이 무척 독특해요. 질감은 사실적인데, 캐릭터의 형태는 단순하고요. 이런 스타일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만약 캐릭터가 너무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라면 그 외형과 비슷한 사람들만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따라서 최대한 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내 모습 같다”고 생각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캐릭터의 외형을 단순하게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공감인 거군요.
맞아요. 실제로 제 작품을 보고 ‘나도 이런 적 있는데!’ ‘이거 완전 내 모습 같은데?’라는 피드백을 많이 주세요. 그런 평가를 좋아하고, 또 의도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한번 보면 자꾸 아른아른 떠오르는 점이 제 작품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주변의 모든 순간에서 얻어요. 저는 주로 주인공인 캐릭터를 만들고 스토리를 상상해 작업을 하는데요. 그 캐릭터의 모습은 저이기도 하고, 친구, 연인, 지나쳐간 모든 사람들이기도 해요. 평소에 사람들 관찰하는 걸 좋아해서 카페, 지하철, 길거리 등에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거기에 약간의 상상을 더해 아이디어를 얻어요.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서도 많은 영감을 얻어요.

코카콜라, 스포티파이, 제임슨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여럿 진행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나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 개성을 함께 녹여내는 데 집중해요. 브랜드의 의뢰를 받는 것이니, 당연히 브랜드와 그 프로젝트의 포인트를 잘 살려야 하지만요.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보는 분들이 ‘아, 이건 nyoni가 한 작업이구나’라고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가 제게 의뢰하면서 기대한 효과에는 ‘작가의 개성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브랜드와 제 색깔의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주요 작품 소개

1. Melting Earth 시리즈

Melting Earth 시리즈. Cinema 4D와 Octane Render로 3D 작업을 하고 Photoshop으로 후보정을 거쳤다(자료=nyoni)

‘Melting Earth’라는 주제로 만든 시리즈 작업물입니다. 평소 동물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데,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때마다 개인 작업을 종종 해요. 그중 가장 최근 작업이에요. 아기 야생 동물들이 살아갈 환경을 지켜줘야 한다는 의도를 담았어요. 손은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사람을 의미하고요, 이 손과 지구가 환경 파괴로 녹아가는 것을 표현했어요.

환경 보호에 대한 콘텐츠는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으려고 귀여운 아기 동물로 디자인을 하곤 하는데, 이 작업은 녹는 지구의 모습 탓에 의미가 꽤 직설적으로 담긴 것 같아요. 그 마음이 전달됐는지 호응이 컸고, 실물 제작 의뢰나 브랜드 콜라보 제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2. Tapio’s roomtour

Tapio’s roomtour. Cinema 4D와 Octane Render로 3D 작업을 하고 After Effects로 영상 후보정, Photoshop으로 이미지 후보정을 거쳤다. 곳곳에 붙어있는 스티커 디자인은 Procreate와 Illustrator를 사용했다(자료=nyoni)

타피오(Tapio)라는 제 캐릭터의 방을 보여주는 짧은 영상 속 한 장면입니다. 캐릭터 가면을 잔뜩 수집한 타피오의 방을 구상하면서 여러 유명 캐릭터를 재해석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한 작업인데, 즐거움이 전달된 덕인지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3. 복순도가의 아티스트 콜라보 프로젝트

복순도가의 아티스트 콜라보 프로젝트. Cinema 4D와 Octane Render로 3D 작업을 하고 Photoshop으로 폭죽 모습 제작과 이미지 후보정을 거쳤다(자료=nyoni)

전통주 브랜드 복순도가의 SNS에 업로드될 프로젝트로, 복순도가 맛에서 느껴지는 청량함과 상큼함,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순간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작업입니다. 이 작품은 제 첫 브랜드 외주 작업이에요. 외주 메일을 받았을 때의 두근거림과 작업 내내 느꼈던 즐거움과 긴장감 등 모든 감정들이 아직도 생생해요. 열심히 작업한 덕인지 아직도 많은 브랜드에서 레퍼런스로 가져오곤 합니다.

스포티 파이와 협업한 작품(자료=nyoni)

자주 마주칠 있는 디자이너가 되길

nyoni라는 이름의 의미를 묻자 “별 뜻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친구들이 자신을 부르는 애칭을 살짝 변경한 이름이란다. 그래서 그런가. 그의 작품에는 친근함이 묻어난다.

디자이너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주변에서 제 작업을 우연히 보았다고 연락 줄 때예요. 거창하지는 않지만 이런 순간들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디자이너 경력도 길지 않고 그렇다고 유명한 것도 아닌데, “가게에 포스터가 걸려있었다”라거나 “폰 배경화면을 한 사람을 봤다”는 연락을 받으면 너무 신기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직 실제로 제 작품을 ‘목격’한 적은 없는데요, 그때가 오면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바뀌겠네요.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나요?
거창한 목표 같은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냥 지금처럼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더욱 자주 마주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스치듯 보아도 nyoni의 작업임을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면 더더욱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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