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알람앱 알라미의 성공 비결, ‘의도적인 불편함’

글. 고민삼 한양대학교 ERICA ICT 융합학부 교수 겸 딜라이트룸 연구 책임자
매일 아침 많은 사람이 알람앱 ‘알라미’를 통해 하루를 시작한다. 단순 기상 알람 서비스로 여길 수 있지만, 알라미가 수년간 세계 시장에서 알람앱 분야 점유율 1위를 유지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알라미는 기상 알람이라는 보편적 문제에서 어떻게 특별한 가치를 만들었을까? 필자는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 분야의 ‘불편한 상호작용(Inconvenient Interaction)’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왼쪽부터)웃어야 열리는 냉장고, 운동해야 작동하는 전자레인지, 멤버의 스마트폰을 모두 잠금 처리해 그룹 활동에 집중시키는 앱
HCI 분야에서 서비스 디자인의 목적은 사람이 쉽고 편하게 사용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 행동과 멘탈 모델(Mental Model)을 분석해, 맞춤화된 상호작용 설계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모든 디자인이 항상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건 아니다. 사용자에게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제공해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도 있다. [이미지 1]의 냉장고, 전자레인지, 앱은 디자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편한 상호작용을 활용한 사례다.
레키모토(Rekimoto) 교수는 불편한 상호작용이 행동 변화(Behavior Change) 문제에 잘 작동할 수 있다고 처음 주장했다. [표 1]은 그가 제안한 ‘불편한 상호작용이 성공하기 위한 원리 4가지’다.

알라미는 이 4가지 원리를 모바일 알람이라는 특수 상황에 부합하도록 디자인한 서비스다. 알라미가 적용한 불편한 상호작용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① 일시적 불편함과 장기적 이익
알라미는 ‘미션 알람’으로 일반 알람과 차별성을 뒀다. 미션 알람은 기상 시 특정 행동을 강제해,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만든다. 기상 직후에는 더 잠자고 싶거나 다시 잠에 빠지기 쉬운 현상인 ‘수면 관성(Sleep Inertia)’을 경험한다. 미션 알람은 사용자가 수면 관성에서 빠르게 벗어나 목표한 시간에 확실히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는 알람을 끄기 위해 수학 문제를 풀거나 인증 사진을 찍는 등 불편한 상호작용을 수행해야 하지만, 불편한 순간은 잠시일 뿐이다. 목표 시간에 일어난 순간이 쌓이다 보면, 좋은 기상 습관과 건강한 생활 리듬을 얻게 된다. 이런 장기적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이 아침마다 알라미가 주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② 매일의 필요에 연결한 불편함
모든 사람은 매일 아침에 잠을 깬다. 아침 기상은 같은 환경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일어나 다른 행동보다 규칙적이다. 두 번째 원리처럼 일상적 행동에 불편한 상호작용을 연결하면, 전체 과정이 하나의 새로운 습관으로 정착돼 목표 행동을 지속할 수 있다.
알라미는 사람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매일의 필요’를 알맞게 다뤘다. 특히 아침 기상 분야는 국가나 문화에 구애받지 않아 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
③ 필요성과 불편함 사이의 균형
알라미는 사용자의 기상 필요성과 미션 알람이 주는 불편함 사이의 균형을 맞췄다. 사용자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미션을 선택하고, 미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알라미는 불편함을 강제하되, 그것이 사용자에게 맞춰질 수 있도록 여러 선택권을 제공한다.
미션 알람의 작업 부하(Task Load)는 HCI 관점에서 신체적 부하(Physical Load)와 인지적 부하(Cognitive Load)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사진 찍기나 스쿼트는 신체적 부하, 수학 문제나 퍼즐은 인지적 부하에 기반한 미션이다. 신체적·인지적 부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선호도와 수용도가 다르다. 그래서 다양한 미션 선택권은 많은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
포그(Fogg) 교수의 행동 모델(Behavior Model) 관점에 따르면, 미션 알람은 행동 변화에 효과적이다. 포그는 사람의 행동 발현을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Prompt)의 3가지 요인으로 설명한다.
행동은 동기와 능력이 높을수록 잘 수행된다. 자극은 행동을 유발하는 ‘트리거’로, 동기와 능력보다 행동 변화에 끼치는 영향력이 높다. 알라미는 사용자의 동기와 능력에 따라 적절한 자극을 준다. 즉 미션 알람의 종류와 난이도를 조절해 목표 행동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④ 불편함 수용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
레키모토 교수는 “사용자가 불편함을 극복했을 때, 얻는 긍정적 결과를 확실히 인지시켜야 한다”며 “그래서 피드백 제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라미는 기상 이력과 응원 문구 등을 제공해, 사용자가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편하고 쉬운 서비스에 익숙해진 사용자는 쉽게 불편함을 선택하고 감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라미가 성공한 이유는 불편한 상호작용의 원리를 섬세하게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알라미는 HCI 분야에서 불편한 상호작용의 실증적 사례를 제시하고 학문적 지식을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5년 5,044억달러, 슬립테크 시장은 2026년 321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알라미의 가치는 디지털 헬스케어·슬립테크 시장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수면의 질은 규칙적 생활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알라미는 기상에서 시작한 서비스 범위를 수면부터 하루 일상의 시작까지로 확대했다. 더불어 전 세계 수면 및 기상 행동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해,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수익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향후 타깃 마케팅이나 보험·금융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수익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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