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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업계 심폐소생술 시급” 광고산업진흥법 필요한 이유는?

팬데믹 때보다 어려워… 광고 업계, 광고산업진흥법 필요성 강조

“오늘날 광고 산업이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그러나 다른 콘텐츠 산업과 달리 국내에는 광고진흥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당한 관행과 이로 인한 인재 및 비용의 유출이 심각하다. 국내 광고 산업의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지난 4일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광고산업진흥법’ 제정을 위한 광고인대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승수 국민의 힘 의원을 비롯해 이용우 한국광고산업협회 회장, 김낙회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 등 국내 광고 업계 관계자 1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광고산업진흥법은 국내 광고 업계의 오랜 숙원이다. 지난 2006년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 됐다 무산된 이후 수 차례 추진됐지만 성사된 적은 없다. 이번 대회는 국내 광고 업계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광고산업진흥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열렸다.

광고산업진흥법은 광고 산업의 지원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기본법으로, 이번에 발의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광고진흥종합계획 수립 및 시행, 전문 인력 양성 지원, 공정한 유통 환경 조성, 국제 경쟁력 개발 및 해외 진출 등 광고 산업 전반의 진흥 체계 마련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지난 4일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광고산업진흥법 제정을 위한 광고인대회를 개최했다. 업계는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과 규제 해소를 강조했다(사진=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 업계 “팬데믹 때보다 어렵다”

광고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광고 산업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수년간의 경기 침체로 국내 기업들의 광고 예산이 줄줄이 삭감된 가운데 급격한 기술의 발달과 외국 거대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이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팬데믹 때보다 어렵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특히 최근 들어 광고가 국가의 기술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종합 콘텐츠로 인정받게 돼 체계적인 인재 육성과 기술력 고도화가 요구되고 있지만, 중소 기업이 97%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광고 산업의 구조적인 특성상 마땅한 진흥법 없이는 경쟁력 강화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경재 전 방통위원장은 이날 영상 인터뷰를 통해 “광고를 빼놓고는 경제 활동을 논할 수 없다”며 “영화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K-콘텐츠 산업에는 대부분 진흥법이 있는데, 정작 규모가 큰 광고 산업에 대해선 아무런 지원이 없다. 이제는 광고의 창의력을 넘어 광고 기술 자체도 국가 경쟁을 해야 할 때이므로, K-광고의 성공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광고진흥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광고산업진흥법을 대표발의한 김승수 의원은 “국내 광고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신념이 있다”고 밝히며 22대 국회에서 이번 진흥법을 가장 먼저 재발의했다고 전했다(사진=한국광고총연합회)

지난달 광고산업진흥법을 대표발의한 김승수 의원은 “1400조원에 달하는 국제 광고 시장에서 국내 광고 산업의 비율은 1%에 그친다”며 “경제 대국이라는 한국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K-콘텐츠 산업 중 가장 발전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인재 육성과 기술력 개발에 대한 지원책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공정한 관행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선금과 잔금으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계약금 지급 방식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계약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해도 공정거래위원회에 광고 담당자가 없는 탓에 제대로 된 대화 창구조차 마련할 수 없는 실정이다.

광고 활동에 제약이 되는 규제도 많다. 정지안 레드카펫크리에이티브 대표는 “자동차 광고를 예로 들면, 국내에선 도로 촬영 허가가 나지 않아 광고를 찍기 어렵다”며 “해외 기업이 국내에서 촬영하고 싶다고 요구해도 규제에 가로 막혀 어쩔 수 없이 외화를 써가며 해외에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국가 입장에서는 큰 비용 손실인 셈”이라고 전했다.

5개 분과위원회로 역할 분담

이날 한국광고총연합회는 이 같은 광고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원활한 광고산업진흥법 제정을 지원하기 위해 5개 분과위원회를 출범했다. 분과위원회는 정부와 업계의 ‘소통 대리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 부처 및 광고 유관단체의 협력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5개 분과위원회는 각각 광고미래기반, 광고지속발전, 광고산업상생, 광고연구교육 , 광고법률지원 분과로 구성된다. 광고총연합회 산하 회원단체 장으로 구성된 15인의 자문위원단도 동참한다.

(왼쪽부터) 신원수 광고미래 분과장, 정지안 광고지속발전 분과장, 백승록 광고산업상생 분과장, 김병희 광고연구교육 분과장, 신용우 광고법률지원 분과장의 모습(사진=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미래기반 분과는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해 광고 산업 진흥과 활성화 전략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 신원수 분과장(한국디지털협회 부회장)은 “광고의 세계 진출은 불가피하다”며 “해외 소비자와 얼마자 잘 소통하는지가 국내 광고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광고지속발전 분과는 광고 산업의 실태 파악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정지안 분과장(레드카펫크리에이티브 대표)은 “K-컬쳐 가운데 남은 하나가 바로 광고다. 다시 말해 ‘노다지’인 셈”이라며 “현재 광고 산업을 보호하거나 지원하는 법은 없다. 규제가 개선되고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영화나 음악처럼 광고에서도 세계적인 창작물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고산업상생 분과는 불공정한 광고 생태계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한다. 백승록 분과장(메조미디어 대표)은 “시장이 어려워지자 수수료를 과도하게 깎는 등 생존을 위한 ‘제 살 깎아먹기’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는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며, 일부 고객사는 경쟁PT를 통해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뒤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반드시 법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고연구교육 분과는 진흥법 제정에 앞서 실질적인 연구 지원과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한다. 공동 분과장을 맡은 최세정 한국광고학회 회장과 김병희 서원대학교 교수는 “진흥법이 만들어지면 그 때부터 비로소 시작”이라며 “법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재 육성과 기술력 고도화를 위한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지금부터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고법률지원 분과는 광고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정책 및 제도 자문을 맡는다. 신용우 분과장(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은 “현재 광고와 관련된 여러 법이 있지만 대부분 규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이번 진흥법이 민생 법안임을 고려해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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