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행정 AX 속도… 국내 ‘거브테크’ 민관 협력 사례
과기정통부·고용노동부 등 민간 AI 기술 도입

전 세계적으로 거브테크(GovTech)가 주목받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브테크는 Government(정부)와 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로, 첨단 기술을 활용해 행정과 공공 서비스를 효율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민관 원팀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민간의 창의성과 역동성, 전문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략적인 투자로 탄탄하게 뒷받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러한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국가 시스템을 AI 친화적으로 재정비, 국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민간의 기술력이 각 정부 부처가 보유한 공공 데이터와 결합하면서 AI 전환의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23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에 따라 국민과 기업이 단기간에 개선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국민체감 선도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민간공모 3개, 조달발주 3개로 총 6개 과제를 통해 중앙부처나 지자체, 각종 기관 사이트에 산재된 공공 데이터를 민간 서비스와 연계함으로써, 정보 접근성과 행정 효율을 높이는 디지털 전환 사업이다.
이 중 ‘청년정책 맞춤형 플랫폼’ 과제는 과기정통부 주도로 서울시, 제주도, 한국장학재단,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함께 연계 협력했다. 해당 과제는 AI 거브테크 스타트업 웰로가 주관사업자로 참여해 청년들에게 친숙한 민간 플랫폼 KB국민카드의 KB페이 내에 청년 맞춤형 정책을 통합 검색·추천·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1500여 개 기관의 10만 건 이상 정책 데이터를 분석해 청년들이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정책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더 나아가 정책지원금 알림 서비스 또한 제공해 공공 데이터 기반 청년 정책 행정의 효율화를 이끌었다.
고용노동부는 부처에서 운영하는 구인구직 플랫폼 ‘고용 24’에 민간 HR테크기업 원티드랩의 AI 매칭 기술을 적용한 ‘구인공고 작성 지원 서비스’를 도입했다. 플랫폼 내에서 기업 고객이 구인하는 분야와 근무 조건 등의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AI가 직무 내용, 자격 요건, 우대사항 등을 자동으로 작성해 준다. 이번 민관 협력은 정부의 ‘AI 고용 서비스 로드맵’에 발맞춘 성과다. 이를 통해 인사 담당자들은 채용 공고 작성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원티드랩은 AI 기반 구인공고 검증 및 인재 추천 서비스, 채용 확률 예측 서비스를 고도화해 정부의 고용 서비스를 혁신해 나갈 계획이다.
공공 인프라 운영 분야에서도 AI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국민철도 에스알(SR)은 철도 분야의 AI 도입과 더 나아가 공공 전반의 AX 확산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AI·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오케스트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스알의 고속철도 운영 노하우, 전문성과 오케스트로의 기술력이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직결되는 분야에서 AI 전환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유일 AI·클라우드 풀스택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케스트로는 온톨로지 기반 AI 기술과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축적해온 실행 경험을 바탕으로, 철도 및 교통·재난·고객 서비스 전반의 공공 AI 혁신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기술 기반 행정 혁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고향사랑기부제’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가 주민등록지 외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해당 지자체가 그 기부금을 주민복리 증진 사업에 활용하고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지역 특산품을 답례로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각 지자체들은 절차 간소화와 사용자 참여 확대를 위해 웰로와 협력하고 있다. 웰로 플랫폼 내 고향사랑기부제 서비스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통한 간편 기부와 AI 데이터 분석 기반 맞춤형 기부 지역 및 답례품 추천 기능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민관 협력을 통해 지자체들은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및 참여 확대 효과를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대한민국 AI 정책 방향성과 실행 전략을 이끄는 최고 전략 논의기구로 출범했다. 특히 위원회 세부 분과 중 ‘공공 AX’는 공공기관 내부 업무 자동화, 지방자치단체 AI 행정 활성화, 재난안전∙국방∙치안 등 국민 안전 영역의 AI 활용 등 AI 기반 행정 서비스 혁신의 전 과정을 설계∙조율한다. 산업계와 학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공공 AX 분과의 민간 위원으로 위촉돼 공공조직의 디지털 전환 논의에 힘을 보태고 있다.
AI 거브테크 스타트업 웰로의 김유리안나 대표는 “데이터와 AI를 통해 국민 누구나 필요한 지원을 손쉽게 찾는 것은 물론 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수혜자들에게 잘 닿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거브테크의 본질”이라며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업으로 다양한 정책들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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