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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達路] 中企의 또 다른 고민, 기업승계

중기실태조사서 60세 이상 CEO 80.9%… 일본은 이미 기업승계 지원정책 정비

’80년대 초반 설립된 중소기업 A사는 동종업계 B사를 인수 후 매출 상승, 기업 가치를 올려 인수합병에 성공했다.’

‘C사는 고령의 대표자를 이을 친족을 찾지 못해 제3자 인수합병을 추진, 고용과 기업 기술역량을 안정적으로 승계했다.’

중소기업벤처부가 지난 9일 도쿄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업승계 활성화 간담회 자리에서 일본 인수합병 중개기관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오영주 장관은 이날 “우리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대표(CEO) 고령화에 대비해 기업승계 지원정책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2,000년대 후반부터 일찌감치 기업승계 지원정책을 정비해왔던 일본의 선례를 참고해 우리 중소기업 현실에 맞는 기업승계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지난 4월 29일 중소기업벤처부는 자녀 혹은 친족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이른바 ‘가업 승계’가 어려운 중소기업은 종업원 승계나 인수합병(M&A) 방식의 ‘기업 승계’가 가능하도록 세재혜택 등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중기부는 이러한 세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기업승계 특별법’을 내년 상반기에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저출생과 고령화 심화로 가업 승계가 곤란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기업의 덩치가 커지고, 업력이 길어지며 생기는 고민일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라도 사안을 입체적으로 들여다 보고 이에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여러 언론매체에서 연이어 보도한 것처럼,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지난 해만 12만명이 줄었다. 출생률도 역대 최저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2006년, 우리나라의 인구 위기를 경고하며 인구 소멸 국가 1호로 지목했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됐다.

인구소멸과 고령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기업승계 역시 당장은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중소기업의 기업승계 지원책을 발전시켜 국가적으로 설계해야 할 사안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적정한 매수자를 구해 제값에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기가 쉽지 않다. 정부의 컨설팅, 인수합병 협상(매칭) 주선 지원과 자금 및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야 우수한 중소기업의 흑자 폐업을 막을 수 있다. 기업승계에 지금부터라도 대비하지 않으면 절반이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일리가 있다.

옆나라 일본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다만, 일본은 2000년대 후반부터 기업승계 지원정책을 정비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A사는 글로벌 대기업과 오랫동안 전자기기 판매/수출을 이어왔다. 기업승계 문제에 봉착하기 전, 전략적으로 B사를 인수해 매출과 기업가치를 상승시켰고, 나아가 대기업과의 인수합병에 방점을 찍었다.

그런가 하면 C사는 2000년 초반에 설립된 20년이 넘도록 정밀 전자부품을 일본 대기업에 공급해 왔다. 차츰 고령화된 대표의 후계를 이을 자녀도 없고, 친족도 마땅치 않자, 제3자 인수합병을 추진, 고용과 자사의 기술역량을 안정적으로 승계했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사안도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10년 이상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 중소기업 가업 승계 실태조사’에서 업력 30년 이상 기업 중 대표자의 연령이 △60세 이상 80.9% △70세 이상은 30.5%였다. 이 데이터대로라면 중소기업 CEO 과반이 은퇴를 앞둔 시점이라는 얘기다.

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상속세법도 2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라는 것도 문제다. 국내 중소기업은 시장에 어렵게 안착해도 상속세가 발목을 잡는다. 해외에 비해 과도하자는 지적도 상당수다. 실제로 국내 상속세법을 보면, 과세표준 금액은 최대 50%(최대주주 할증 시 60%) 세율을 적용한다. OECD 평균(25%)의 두 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상속세는 현실과 괴리가 존재한다. 높은 기업 가치를 지닌 대기업과 현금보유도 쉽지 않는 중소기업은 상속세 자체를 고민하다 사업을 아예 접을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기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만 바라보는 색안경도 문제다. 오너 가문이 대를 잇는다는 것만으로 악덕기업으로 모는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 국민정서도 이제는 다르게 사안을 바라볼 때다. 장기투자 관점과 단기 실적에 집중하는 오너 경영과 전문경영인은 분명 색이 다르다.

경영을 이을 만한 인재의 부재와 관심, 동력도 거론된다.

디지털 에이전시 시장도 대부분 설립자가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면 대부분 기업승계와 관련한 경영방안에 대해 여러 생각하는 방안은 있으나, 쉬이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생존과 함께 거론되는 중소기업의 기업승계. 이제는 빠르게 각론으로 접어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

seoulpol@wirelink.co.kr

*이 기사의 섬네일 이미지는 뤼튼 생성형 AI를 활용했습니다.

  • 에디터김 관식 (seoulpol@wire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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