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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마케팅으로서의 온라인 락페스티벌, ´2020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지난 금요일 밤 노트북 앞에 앉아 캔맥주를 홀짝이며 2020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을 봤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각종 공연이 줄줄이 취소된 탓에 아쉬웠던 찰나, 온라인으로나마 락페를 즐길 수 있게 돼 기뻤다……는 건 거짓말이다. 공연장을 들락거릴 정도로 열혈한 음악 팬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락페스티벌은 그에 미적지근했던 관객에게 공연만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행사 자체가 콘텐츠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순간이었다.


라이브 공연이 주는 현장성

“공연장을 들락거릴 정도로 열혈한 음악 팬은 아니”라고 썼지만, 그렇다고 또 아주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일 년에 크고작은 공연 너다섯 개 정도는 보러 간다. 올해만 해도 힙합 페스티벌 하나와 단독 공연 두어 개를 예매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 취소됐지만. 어쨌든 공연이 갖는 매력 포인트를 나름 안다는 말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아티스트를 좀 더 구체적인 인물로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특히 인상적인 건 무대와 무대 사이에 이뤄지는 스몰토크다. 관객의 기분을 묻거나, 자신의 소회를 늘어놓거나, 신곡 혹은 곧 다가올 단독 콘서트를 홍보하기도 한다.

바로 그 스몰토크의 마지막 부분을 특히 좋아한다. 그 부분 보통 다음 곡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곡의 일부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해당 공연 버전의 인트로인 것이다. 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곡은 오직 그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된다. 관객들은 이미 시작된 노래를 뒤늦게 알아차리는 셈이다. 락페스티벌은 그해의 아티스트 라인업으로 기억되고, 아티스트별 무대는 그날의 셋리스트로 기억되며, 각각의 노래들은 소개 멘트로 기억되는 것이다. 라이브 공연이 주는 현장성이다.

보이지 않는 관객을 위해 고르는 노래

첫째 날 헤드라이너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락페스티벌에 대해 “올해는 슬프고 기쁜 무대”라며 “슬픈 페스티벌은 올해로 끝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스몰토크는 어느샌가 슬쩍 술 얘기로 넘어갔다. 페스티벌은 화장실 다녀오기가 영 불편해 맥주보단 소주가 낫다고, 멀쩡한 정신으로 연주하는 락페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고, 무대 위 연주자 한 명 한 명과 공연 뒤 마실 주종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러다가 나직하게 읊조렸다. “다음 노래 하기 전에 여러분이 술을 한 잔 하고 계시길 바랐어요.”

보이지 않는 관객이 술을 마시고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고르고 연주하고 부르는 아티스트의 마음은 무엇일까. 예년처럼 현장에 모여 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멘트고 생각해보지 않았을 마음이었다. 셋리스트 순서도 보통과 달랐다. 보통은 떼창이나 슬램을 유도하기 위해 막바지에 배치하던 노래들을 전반부에 배치하고, 후반부에는 잔잔하고 울적한 노래로 분위기를 만들었다.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하던 공연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게 아니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반영해 공연을 꾸리는 모습이 과연 베타랑다웠다.

콘텐츠마케팅으로서 락페스티벌

2020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그 자체로 일종의 콘텐츠 마케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나 방송국에서 연말 특집으로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과 달리 관객과 소통하는 락페스티벌 공연만의 특징적인 모습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물론 유튜브를 조금만 검색해보면 락페스티벌 현장을 찍은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애초에 온라인을 염두에 두고 기획됐다는 점에서 주최 측은 물론 아티스트 역시 더욱 적극적인 어필이 가능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각종 공연이 줄줄이 취소된 탓에 아쉬웠던 음악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한편, 공연 현장을 찾을 마음이 크지 않았던 팬들이 즐길 ‘맛보기’ 경험을 제공했다. 당장 눈에 들어나는 수치는 없을지 모르지만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 분명히 작지 않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

글. 정병연 에디터
사진.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웹사이트 및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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