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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유형 바뀐다” ‘클로드 코드’ 창시자 주장에 실무자 반발

‘5가지 인재 유형론’에 대한 실무자 반응

지난 6월 말 클로드 코드 창시자 보리스 체르니가 X 계정에 올린 게시물(자료=보리스 체르니 X 계정)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창시자 보리스 체르니(Boris Cherny)가 AI 시대의 새로운 역할론을 제시한 가운데, 일부 실무자 사이에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앤트로픽의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 팀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 체르니는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간) X 게시물을 통해 “엔지니어링, 제품, 디자인, 데이터사이언스 등 기존의 직무가 새로운 형태로 녹아드는 가운데 미래의 역할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봤다”며 클로드 코드 팀에서 관찰한 다섯 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체르니가 제시한 첫 번째 유형은 프로토타이퍼(Prototyper)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역할이다. 다음으로 빌더(Builder)는 프로토타이퍼의 아이디어를 운영 가능한 제품과 인프라로 빠르게 만들어내며, 스위퍼(Sweeper)는 UI를 정리하고 코드와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성능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로워(Grower)는 만들어진 제품을 반복 개선해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끌어올리고, 마지막으로 메인테이너(Maintainer)는 확장 과정에서 보안과 안정성, 속도, 효율을 지킨다.

이들 유형은 전통적인 직무와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다. 체르니는 “앤트로픽 안에서 어떤 디자이너는 프로토타이퍼에, 어떤 디자이너는 빌더나 스위퍼에 가깝다”며 많은 구성원이 2~3개 유형을 겸한다고 했다.

제품 단계별 투입되는 역할의 조합도 소개했다. PMF를 찾기 전의 새 제품 개발 단계에는 프로토타이퍼와 빌더, 스위퍼 조합이, 성장 중인 제품에는 빌더와 스위퍼, 그로워, 일부 메인테이너가, 확실한 PMF를 가진 제품에는 스위퍼, 그로워, 메인테이너, 일부 빌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시물은 현재(5일) 기준 조회수 310만 건, 답글 889개, 좋아요 2만 건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으며, 일부 미디어나 IT 업계에선 ‘AI 시대의 미래 직무’로 소개되기도 했다.

체르니의 다섯 가지 유형 분류에 대한 쿤 첸의 반론 댓글(자료=쿤 첸 X 계정)

하지만 동시에 적지 않은 반론도 나오고 있다. 우선 역할 유형론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엔지니어 쿤 첸(Kun Chen)은 댓글을 통해 “유형 정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목록을 보고 ‘이게 나’라고 여긴 뒤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프로젝트 단계별로 역할을 유연하게 바꿨던 자신의 경험을 들며 “특정 역할에 자신을 가두면 프로젝트가 어느 시점에 이르렀을 때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체르니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역할은 시간과 프로젝트에 따라 자주 바뀐다”고 답했다.

다섯 가지 유형이 새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X 이용자는 “다섯 개를 통칭하는 용어가 이미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SWE)”라고 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새로운 용어로 설명한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주기(SDLC)일 뿐”이라는 등 AI 시대 이전부터 제시됐던 역할 유형 분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X 이용자는 “기업은 여전히 도메인으로 뽑는다. 세계 최고의 스위퍼라도 그 회사의 기술 스택을 모르면 서류 전형도 통과하지 못한다”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채용공고는 여전히 CS 학위에 경력 6년 이상을 요구한다”고 적었다. 새로운 역할론이 채용 시장에선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섯 유형 모두 제품 개발에 맞춰져 있을 뿐, UX 리서치나 영업 등 고객 대면 역할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리더십 뉴스레터 ‘어젠틱 리더’를 발행하는 글린 벌리 셰어드(Glyn Burleigh Sheard)는 “기능을 지우고 단순화하는 스위퍼의 일이 현행 평가·승진 체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예로 들며 해당 유형이 기존 조직 제도와 충돌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실 AI 시대 들어 직무가 변하고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딜런 필드(Dylan Field) 피그마 CEO는 지난해 10월 모든 직원이 ‘프로덕트 빌더’가 되고 있다고 했으며, 바이브코딩의 대두로 직무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다만 체르니의 이번 발언이 유독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유는, 실무자들이 그가 제안한 유형을 전통 직무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체르니 본인은 채용 요건이나 평가 등급 체계의 대안을 제시하려던 의도는 없었겠지만, 그가 바이브코딩의 최전선에 위치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주장의 파급력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AI 시대에 실무자들이 지닌 불안감과 혼란스러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직무 구분이 무너지는 흐름 자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쿤 첸은 역할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도 “직무간 경계는 시간이 갈수록 더 흐려질 것”이라고 했고, 셰어드도 큰 방향에는 동의하며 “역할론을 조직에 그대로 채택하기 보다는 자기 팀에서 누가 아이디어를 내고 누가 지우고 있는지부터 직접 관찰”해보기를 권했다.

요컨대 기업 입장에서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현장의 혼란을 줄이면서도 새로운 협업 방식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평가 기준과 조직 구조를 재설계하는 작업이 AX를 앞둔 기업에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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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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