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바이라인’을 받아보면서 느낀 점

기자가 보내는 아침 편지 서비스

잡지를 펼치면 편집장의 글부터 읽는다. 일간지에서는 취재수첩 섹션을 즐겨찾고 방송국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방송기자가 쓴 글까지 본다. 가끔 몇몇 기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순회하기도 한다. 모두 취재 뒷이야기나 기자가 일상에서 생각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비교적 가벼운 글이 있는 곳이다. ‘기자야, 일기는 일기장에 써라’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하는 그런 글. 바이라인 네트워크의 뉴스레터 ‘일간 바이라인’은 이처럼 ‘기자가 쓴 가벼운 글’을 메일함에 넣어주는 뉴스레터다.


섹션 분류 기준은 기자의 이름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IT 전문기자의 연대’를 표방하며 철저하게 개별 기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언론사다. 분야별로 기사를 분류하는 일반적인 언론사와 달리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기사를 기자별로 분류한다. 말 그대로 ‘이름을 걸고’ 쓴 기사다. 언론사라는 집단보다는 기자라는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는 특징을 염두에 두고 ‘일간 바이라인’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자. “일간 바이라인은 독자님들께 저희 기자들이 보내는 편지입니다. 저희의 관심, 일상, 고민을 독자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어쩐지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안녕하세요? 봄 같은 겨울을 지나 겨울 같은 봄을 맞이하고 있는 엄지용입니다. 겨울옷 옷장에 욱여 넣었다가 아니 뗀 봉변인데, 미쳐버린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안녕하세요. 수요일의 이종철, 수종철입니다. 오늘은 갑자기 배가 고파서 햄버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고기 사진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목유지입니다.

인사말에 드러나는 각자의 개성

각기 다른 기자가 쓴 글을 매일 한 편씩 보내준다. 물론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이 분야 개척자인 ‘일간 이슬아’를 비롯해 이미 다양한 유·무료 뉴스레터가 있으니까. 그럼에도 굳이 ‘일간 바이라인’을 리뷰하는 이유는, 그게 ‘기자의 글’이기 때문이다. 일단 기자는 평균 이상으로 뉴스에 민감하다. 이는 달리 말하면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게다가 최대한 쉽게 읽히도록 쓰는 훈련도 반복해서 받는다. ‘기레기’를 향한 미움을 조금만 걷어내보자. 각 잡고 쓰는 칼럼이나 알게 모르게 요건이 많은 기사에 비해, 기자가 편한 마음으로 쓴 글은 최소한 해롭지 않고 재미없지 않다.

일정한 시간에 도착하는 편지

일간 바이라인은 오전 8시 정각에서 10분을 넘기지 않은 시간에 발송된다. 조간 신문 느낌을 살려 출근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얘기하자면, 역에 도착해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때에 딱 맞게 메일이 도착했다고 알리는 진동이 울린다. 바로 이 기가 막힌 타이밍 덕분에, 꽤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평일에는 늘 일간 바이라인의 콘텐츠를 가장 먼저 접하곤 한다. 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읽기에도 무리가 없는 내용으로 가볍게 안부를 묻는 듯 던지는 편지 한 통은 하루를 여는 데에 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메일 하나, 두 가지 내용

메일 하단에는 본업(?)으로 쓴 기사가 몇 편 소개돼 있다. 하지만 뉴스레터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리뷰를 쓰고 있는 오늘(2020년 2월 19일 수요일) 받은 뉴스레터를 살펴보자. 아래에 소개된 기사들은 다음과 같다. “개정 들어간 ‘게임산업법’ 초장부터 논란”, “올해 카카오의 블록체인 회사(그라운드X)가 만들 세 가지 서비스”, “IBK기업은행, 클라우드 전략 ‘청사진’ 완성했다”, “전동킥보드는 자전거 도로를 달리고 싶다”, “스마트폰용 MS 오피스 앱이 나온다” 그렇다면 오늘 뉴스레터의 주제는? “오늘은 갑자기 배가 고파서 햄버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사랑의 불시착을 보다가 떠오른 궁금증

가볍다고 알맹이가 없다는 건 아니다. 햄버거 이야기를 좀 더 들여다보자. 최초의 미국식 햄버거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나’로 시작해 ‘웬디스’와 ‘하디스’에 얽힌 이야기, 미국 햄버거와 한국 햄버거의 차이, 셰이크쉑과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맛과 현지화에 대한 생각, 최근 신세계푸드가 론칭한 ‘노브랜드 버거’까지 나아간다. 물론 대단한 인사이트를 던지거나 전문 지식을 담지는 않았지만 기자가 찾아본 사실을 근거로 채워진 메일이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한 장면을 보다가 북한에서는 앱을 어떻게 설치하는지 궁금해서 알아본 걸 얘기해주기도 한다. 여러모로 알쓸신잡이다.

대숲문학과 일간 바이라인

읽기 쉬운 뉴스레터는 한편으로 ‘대숲문학’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에브리타임’이 주류지만 몇 년 전까지는 대나무숲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대학별 익명 커뮤니티로 기능했다. 이때 대학생의 관심, 일상, 고민을 나누는 잘 쓰인 글들은 ‘대숲문학’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에게 공유됐다. 물론 뉴스레터는 커뮤니티에 던져지는 게 아니라 특정 구독자에게 발송된다는 점에서 분명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다만 이런 경우를 볼 때면 ‘읽히게 쓴 글은 결국 읽힌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텍스트 콘텐츠는 또 어떻게 변주될까. 텍스트 콘텐츠를 다루는 사람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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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바이라인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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