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좀 잘 하고 싶다
현명한 사람은 뭔가 말할 것이 있어서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뭔가 말해야 하기 때문에 말한다
“현명한 사람은 뭔가 말할 것이 있어서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뭔가 말해야 하기 때문에 말한다”
Wise men speak because they have something to say; Fools because they have to say something.플라톤(Plato)
아이디어는 말로 설명한다. 파워포인트나 키노트로도 정리하지만, 말로 설명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미지나 영상자료를 보여주지만, 말로 설명한다. 어차피 내가 찍은 것이 아니기에, 말로 설명한다. 상대가 내 말을 잘 듣지 않아 다시 말로 설명한다.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말을 좀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세 단계로 소개한다.

확신을 가져라
첫 단계. 두려움을 없앤다. 그러려면 먼저 내가 하려는 말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한다. 연애에서나 일에서나 확실한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상대가 들어준다. ‘한 번 더 생각해봐요(Think twice)’란 옛날 노래가 있는데, 이렇게 시작한다. “한 번 더 생각해봐요, 대답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봐요, ‘네’라고 하기 전에(Think twice before you answer. Think twice before you say Yes.)” 연인에게 정말로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 내용의 이야기다.
영양가 있는 이야기인지 발표 전에 한 번 생각하자. 나에게 들어도 재미있는 이야기인지 한 번 더 생각하자. 생각이 아직 숙성되지 않았는데 순서가 되어 말해야 한다면 제대로 말할 수 없다. 내 생각에 함량이 부족한 것은 내가 먼저 알기 때문이다. 그걸 극복하려고 과장된 억양과 톤을 사용해보지만 소용없다. 엉성함을 덮어보려고 이내 다른 설명을 붙여보지만 때는 늦었다. 헛소리는 헛소리를 부른다. 쓰레기에 쓰레기를 얹는 격이다. 그럴 때는 오히려 거기서 멈추는 것이 현명하다. 정리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상대가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처음에 잘 풀리지 않으면, 일단 멈추자. 반응이 없어도 겁먹지 말고, 잠깐 멈추고 이후의 반응을 살피자.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기운을 느끼면 일찍 멈추는 것이 낫다. 작년에 노벨상을 받은 가수 밥 딜런(Bob Dylan)은 “두 번 생각하지 마, 괜찮으니까(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라고 했다. 그 노래는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의 원곡이다. 시작이 순조롭지 않아도 기죽을 것 없다. 두 번 생각하지 말자. 괜찮으니까. 이럴 때는 잠시 멈추고, 잘 들으면 된다. 그러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곧 알아낼 수 있다. 그런 다음에 다시 말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냥 중간 피드백을 받았다고 생각하자.
방심하지 마라
두 번째 단계. 이제는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렸다. 그러나 방심하면 안 된다. 반드시 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상대가 내 아이디어에 반대하는 것이다. 내가 말만 하면 상대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해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단념하라. 아이디어 세계에는 그런 일이 없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는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은 어디서 어떤 식으로 나올지 모른다. 그래서 적이다.
두 가지 대응방법이 있다. 1) 바로 꼬리를 내린다, 2) 무시하고 계속 한다. 첫 번째 방법. 그 자리에서 저항하기 어려운 상대가 반대하면 반격하지 않는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자르는 사람은 무슨 말을 덧붙여도 자른다. 그러므로 미소와 함께 슬그머니 후퇴한다. 다시 말해보라고 하기 전까지 침묵한다. 다시 말해보라 할 때 마음이 상한 것을 슬쩍 보여주기 위해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 생각을 말할 때 함부로 자르지 못하게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다가 대화가 진행되는 도중 적당한 순간에 다시 끼어드는 것이다. 물론 그때에는 표현방식을 살짝 바꾸어 다른 말처럼 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방법은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다. 상대의 반대를 잠깐 인정해주고, 내 생각을 끝까지 말하는 것이다. 지적한 상대의 감정을 가라앉히면서 바로 다시 공격하지 않게 누르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적인 방법은 지적 사항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가 타깃 오디언스를 너무 넓게 잡아서 좀 좁히는 게 좋겠다는 말씀이지요?’라는 식으로 빨리 정리해서 복습하는 식으로 되묻는 것이 좋다. 그러면 십중팔구는 공격의 독기가 빠진다. 물론 한 번 지적 받은 이후에는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반대하면 순간적으로 판단해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 컬투의 답변처럼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마치 유도 경기할 때처럼 공격해서 들어오는 상대의 힘을 이용하여 되받아 치는 것이 현명하다.
잊지 않아야 할 것은 미소 짓기. 상대에게 어떤 방법으로 대응하든 미소를 잃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연습하자. 거절당하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바로 속을 보이면 진다. 프로는 절대 화내지 않는다. 화낼 때도 있지만, 그것은 전략이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어쨌든 미소를 잃지 말자. 거울을 보라.
솔직해지자
세 번째 단계. 어떤 내용을 말하더라도 진정성 있게 말하는 것이 좋다. ‘솔직함이 최선이다. 특히 돈이 걸려 있는 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작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솔직한 표현이다. 사실은 나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포장하기 위해 대충 지어내면 금방 들킨다. 내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스마트폰을 들고 구글을 검색할 수도 있다. 구글에 떠있는 모든 이야기가 진실은 아니지만, 내가 대충 말해서 틀린 내용은 찾아낼 수 있다. 물론 상대가 내용을 잘 모르거나, 알지만 시간상 대충 넘어가주기도 한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면 배신감이 커져 보복한다. 대단위 청중을 상대로 하는 강의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더욱 효과를 발휘한다. 필자도 준비된 내용을 이야기하다가 청중의 주의가 흩어지면 바로 개인 이야기로 방향을 바꾼다. 그러면 잠시 후 청중의 반응이 다시 돌아온다. 사람은 사람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광고에 사람을 출연시키는 것이다. 제품만 나오거나, 빈 화면에 선 하나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여주기도 하지만, 광고에는 역시 사람이 나와야 관심을 끌기 쉽다. 유명한 사람이라면 더욱 더 관심을 끌기 쉽다. 그래서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자주 기용하는 것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늘 잘 받아들여진다. 어디서 본 듯 하고, 어디서 들어본 듯한 남의 이야기에는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말할 내용을 정했다면 솔직하게 말하라. 말 잘 하는 비결이다. 요즘 인기 많은 우리나라 영화에는 조직폭력배가 반드시 나온다. 그것도 늘 단체로 나온다. 외국 사람들이 보면 우리나라에는 그들만 사는 줄 알 것이다. 눈 깜빡 할 사이에 5명을 죽이고, 손만 스쳐도 적들은 쓰러진다. 무서워서 다니겠나? 1980년대 홍콩 영화가 그랬다. 처음 출장 갈 때 속으로 정말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침사추이 밤거리에는 총을 든 주윤발도, 장국영도 없었다. 사람들은 왜 그런 걸 좋아할까? 솔직해서 그런 것 아닐까? 잔인한 영화 속 주인공들은 예의가 없다. 법도 지키지 않는다. 욕하다가 가끔 말을 하고, 악당은 직접 처벌한다. 그들은 솔직하다. 지나치게 솔직하다. 본능대로 산다. 그래서 그런 것 보며 대신 즐기는 것이다. 75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사는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어서 대리 만족하는 것이다. 지고지순한 이야기의 영화도 많지만, 역시 솔직한 이야기에 사람들은 반응한다. 상대의 관심을 얻으려면 솔직함에 승부를 걸자.

텐프렙(TNPREP) 법칙
일본의 강연가 고구레 다이치는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에서 어떤 이야기든 알기 쉽게 정리하는 설명의 공식을 소개한다. 바로 ‘텐프렙(TNPREP)의 법칙’이다.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니 외우기 쉽다. 아이디어를 말하기 전에 체크리스트로 활용하면 좋다.
① Theme(말할 주제)
발표할 아이디어의 ‘주제’를 처음에 짧게 말해준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주제를 말하는 것이 좋다. 듣는 사람이 앞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제를 아니까 안심하게 되고,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서 비교적 오래 집중할 수 있다.
② Number(하고 싶은 이야기의 ‘수’)
큰 주제 아래 몇 가지 이야기를 할지 그 숫자를 미리 이야기해준다. 스티브 잡스는 세 가지 이야기로 정리하기를 좋아했다. 어차피 더 많아지면 듣지 않는다. 잊어버린다. 일단 이야기의 수를 정해놓으면 말하는 이의 머릿속이 정리되므로 발표하기가 좋다. 듣는 이도 세 가지 이야기쯤이라면 꾹 참고 들어줄 수 있다. 필자도 오늘 세 가지만 이야기했다.
③ Point(이야기의 ‘결론’)
결론을 되도록 빨리 말한다.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식으로 이야기하면 듣는 이들이 기다리지 못 한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듣는 이는 마음속으로 거기에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④ Reason(결론을 뒷받침하는 ‘이유’)
결론을 말하면, 듣는 이는 자동적으로 ‘왜 그렇게 생각하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확실한 이유로 그것을 해소해주어야 한다. 통계나 조사결과를 밝히거나, 그런 것이 없다면 공감 가는 감성적인 이유를 대야 한다. 듣는 이는 그래도 공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⑤ Example(구체적인 ‘예’)
무슨 이야기를 해도 듣는 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다. 물론 주제와 결론에 잘 들어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⑥ Point(‘결론’을 반복)
한 번 이야기한 것은 잊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광고인과 교사는 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모두 마치기 전에 적절한 순간을 포착하여 다시 한 번 한다. 듣는 이가 약간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절대 잊어버리지 않게 된다.
오늘의 이야기는 ‘말 잘하는 방법’이다. 다 알지만, 위의 마지막 P처럼 앞에서 한 이야기를 반복한 것이다. 오늘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 하나. 두려움을 없애고, 확신을 갖고 말하자.
- 둘. 아이디어가 거절당해도 미소를 잃지 말자.
- 셋.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에디터디지털 인사이트 (ditoday.websmedi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