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를 만나고 싶다면, 이장혁 컴’온살롱 대표

영화를 매개로 만나는 또 다른 나, 컴’온살롱

진행.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사진. 포토그래퍼 주디 joonie7858@naver.com, 컴’온무비 comonsalon.com

만나서 반갑습니다. 디지털 인사이트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컴’온무비 대표 이장혁입니다. 저는 1996년도 하우스 에이전시인 대홍기획의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글로벌 대행사 DDB를 거쳐 이후에 광고대행사 앤디앤파트너스 창업까지, 올해로 일을 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광고인입니다.
커리어 측면에서 독특한 점이 있다면 제가 PD 출신 CD라는 점입니다. 특히 CD 중에서도 크리에이티브보다는 기획, 혹은 비즈니스 차원의 역량을 보다 중요시하는 사람이었죠. 그래서 저 자신을 소개할 때 ‘Business Oriented’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이어서 새로 시작하신 비즈니스, 컴’온무비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합니다.
컴’온무비는 최근 급격하게 각광받는 ‘소셜 살롱’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비즈니스입니다. 대표 소셜살롱으로는 지난해 50억 원의 투자 유치로 화제가 됐던 독서클럽 기반의 ‘트레바리’가 있겠네요.
SNS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해 정의하려는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많았는데,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느슨한 연대, Weak Ties’라는 관점에 동의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부담 없이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적당한 인간관계를 선호한다는 것이죠.
저는 여기에 더해 ‘외로움’이라는 키워드에도 집중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혼족, 혼밥, 혼영은 일상이라고 하지만, 결국 그 끝에는 외로움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외로움의 해결책으로 느슨한 연대가 좀 더 구체화된 것이 소셜살롱이고, 그중에서도 컴’온무비는 영화를 매개로 모이는 살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컴’온무비라는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회사 이름이 컴’온살롱(Com’on Salon)인데요, 저희는 컴’온무비를 시작으로 전에 없던 살롱 유니버스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컴’온에는 ‘Come On’과 ‘Common’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았습니다.
컴’온살롱(Common Salon)은 모두의 살롱, 공통의 살롱이라는 의미답게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컴’온뮤직, 컴’온트립, 컴’온아트, 컴’온유튜브 등 다양한 살롱을 운영할 수 있도록 꾸준히 인프라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 여기서 더 나아가 살롱 프랜차이즈 모델을 최초로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관점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행복한 살롱 문화를 경험하고,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컴’온무비를 좋아하고 회원이 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저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우선, 소셜살롱의 본질은 ‘관계’라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 소셜살롱은 외로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개인들의 니즈를 느슨한 관계라는 형태로 해결해주는 곳이기 때문이죠.
혹자는 소셜살롱을 바라보며 “사람 만나는 데 굳이 이렇게 돈까지 내야 해?”라고 말합니다. 이는 즉 소셜살롱에 기대하는 가치를 좀 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음을 말합니다.
컴’온 무비는 본질인 관계를 중심에 두고 ‘엔터테이닝’이라는 요소를 결합했습니다. 결국은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게 사람을 만나고는 싶으나 단순 데이팅 앱은 싫고, 어느 정도 비슷한 취향(영화)을 보장할 수 있는 모임의 형태를 원하는 분들이 컴’온무비의 회원이 되실 것으로 봅니다.

처음 컴’온무비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시게 됐나요?
지난 20여 년간 광고 분야에서 쌓은 커리어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 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처음 다짐한 건 약 2년 전이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컴’온 무비를 구상했던 건 아니었어요. 세계 5위권의 영화 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에는 왜 ‘Rotten Tomatoes’나 ‘IMDb’와 같은 영화 관련 커뮤니티가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영화 관련 플랫폼을 구축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니 여러 허들에 막히더라고요. 당장의 수익 모델이 없고, 성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되는 비즈니스였죠. 그러다 작년 연초에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주52시간 근무제 이야기를 하다가 번뜩 소셜살롱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시대적 변화로 늘어난 여가 시간, 그리고 이때 외로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등을 복합적으로 스터디 하다 보니 영화로 하는 트레바리라는 콘셉트가 떠올랐고, 그것을 가지고 계속해서 정리한 결과물이 컴’온무비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컴’온무비를 시작으로, 처음에 생각했던 커뮤니티 비즈니스도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여타 소셜살롱을 보면 셀렙들과의 협업도 눈에 띕니다. 컴’온무비는 어떤가요?
기본적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닛(각각의 개별 모임)의 디렉터(유닛의 가이드)가 될 수 있는데, 컴’온무비에도 영화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대해 유닛을 꾸려갈 예정입니다. 현재는 구독자 77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이슈텔러’, 영화 전문 채널을 운영 중인 ‘리드무비’, 약 30만 명의 sns 팔로워를 보유한 ‘영화덕후 김거니’님 등 세 분이 스페셜 디렉터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팬과 소통하고 있는 분들인 만큼 컴’온무비 스튜디오에서 더욱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컴’온무비 스튜디오도 굉장히 감각적인데요,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부탁드립니다.
수익구조 측면에서는 공간 비즈니스이고, 이 공간에 대한 밸류를 높이기 위해 컴’온무비라는 프로그램이 들어가 있는 형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요, 제가 직접 경험했던 소셜살롱에서 가장 실망했던 부분이 바로 공간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을 하다 참석했는데 마치 또 회의실에서 모임을 하는 듯한 갑갑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공간에 조금 더 투자한다면 훨씬 더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컴’온무비 스튜디오는 크게 3가지 콘셉트가 반영됐습니다.
소수만을 위한 영화관, 스타일리시한 토론 라운지, 프라이빗 파티룸이 그것이죠.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함께 보고 싶은 사람들과 소수를 위한 극장에서 사적으로 즐길 수 있다면, 영화를 보고 난 후 솜씨 좋은 친구의 요리를 즐기며 신나게 영화 얘기를 할 수 있다면, 이곳이야말로 영화 팬들이 꿈꾸는 바로 그 로망의 공간이 아닐까요?

20년이 넘는 시간을 광고인으로 살아왔는데, 가장 보람 있었던 작품은 무엇인가요?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출시 때마다 화제를 불러왔던 LG전자의 블랙라벨 시리즈입니다. 1탄이었던 초콜릿폰부터 샤인폰, 시크릿폰을 거쳐 마지막 4탄 뉴초콜릿폰까지, 블랙라벨 시리즈는 마케팅의 성과가 아주 뛰어났거든요.
잘 만든 광고 하나가 브랜드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제가 강조했던 비즈니스 오리엔티드 된 사례였던 터라 더 기억에 남습니다. 블랙라벨 시리즈라는 마케팅 플랫폼 자체가 광고인으로서 저의 가장 큰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겠네요.

광고라는 일, 혹은 광고 회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광고회사로서 쌓아온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반으로 커머스 영역으로 직접 진출해 더 이상 대행의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해야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성공은 훌륭한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죠. 블랭크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광고의 DNA가 없는데,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 커머스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광고회사도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실력을 발휘해야할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광고 분야의 일은 그만하시는 것인가요?
저의 전략 크리에이티브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할 생각입니다. 작년에는 모 보험사의 ATL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죠.
컴’온무비 역시 한편으로는 광고를 계속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나 기업을 보면 자신들의 생리와 비즈니스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광고 회사와 일을 같이 합니다. 그저 제일 잘하는 곳이라고 하니까요. 컴’온무비가 성공한 스타트업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면 그게 또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되어 클라이언트에 어필할 수 있겠죠.

끝으로, 대표님이 그리는 컴’온살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컴’온살롱의 슬로건은 ‘또 다른 나를 만나다.’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아주 좋아하는 표현인데요. 취향이 통하고 느낌이 통하는 또 다른 누군가에 대한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사람에 실망하는 경우가 늘면서 새로운 관계에 소극적으로 변하기 마련이죠. 대학에 들어가 영화 동아리에 가입하던 때가 기억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같이 좋아하고, 나만 좋아할 것 같았던 장면을 누군가도 기억하고 있을 때 그 희열과 쾌감은 대단했죠. 모든 소셜살롱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지만, 컴’온무비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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