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색의 백색 풍경 속에서 화이트 랩소디(White Rhapsody)

백색이란 무엇인가

‘우란시선’은 우란문화재단의 기획 프로그램이다. 전시는 주로 공예 가치의 재발견에 무게를 둔다. 전통 공예를 원형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동시대 공예의 조형적, 사회적 함의를 시각예술로 제시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해 전통 공예를 지속적으로 재조명한다. ‘화이트 랩소디(White Rhapsody)’는 기획전 중 하나로서 ‘백색’을 주제로 삼는다.


상징으로서의 백색

‘화이트 랩소디’는 전통 공예의 중요한 특질 중 하나이며 민족적 표상이기도 했던 ‘백색’이 근대화, 산업화의 과정을 거치며 오늘날 시각문화 안에서 구현되고 소비되는 양상에 주목한다.

‘화이트 랩소디’ 전시 소개 첫 문장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세 가지. ‘민족적 표상’, ‘근대화·산업화의 과정’ 그리고 ‘오늘날 시각문화’다. 먼저 민족적 표상으로서의 백색은 익숙한 연상관계에 있다. 우리 민족을 칭하는 대표적인 표현 중 하나로 ‘백의민족’이 있음을 떠올리면 쉽다.

하지만 백의문화는 근대화, 산업화를 거치는 동안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들어오면서 점차 사라졌다. 더 이상 백색을 두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향유하는 색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백의민족이라는 표현에서 우리 민족을 떠올린다. 백색은 하나의 상징이 된 것이다.

시각예술의 역사 속 백색

전시는 이처럼 백색의 문화적 유산이 계승되고 재편되는 과정을 비평적 시선으로 살핀다. 그동안 시각예술의 역사에서 백색에 투영해 온 여러 가치와 요소를 다시 짚어보는 것이다. 동시대의 시선 아래 다양한 감각으로 접근하고자 다섯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중반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김경태, 신현정, 여다함, 주세균, 최고은이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한 ‘백색’이 전시장을 하얗게 채우고 있다.

다채로운 백색들

백색 배경과 백색 오브제의 조합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오브제의 형태에 더욱 집중하게 한다. 배경과 오브제를 분별하려는 노력에 이미 적극적인 관람의 태도가 포함돼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다섯 작가의 작품들은 굳이 영역을 나누지 않고 한데 어우러져 전시되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작품만을 감상하기보다는 작품들이 서로 교차됨으로써 확장되는 방식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전시는 “백색에 관한 민족주의적 논의와 미술사적 시선으로부터 차츰차츰 멀어지는” 한편 “여러 관점에서 도출된 작업들이 이웃하며 생성해낸 우연한 질서와 심상이 흐르는 다색의 백색 풍경”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기간. 2020. 04. 01 ~ 2020. 05. 27
위치.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7길 11 우란1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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