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집에서 다 돼” 지금은 혼코노미 시대
– 나홀로족 겨냥한 다양한 생활편의시스템 등장
– 웹툰과 웹소설, OTT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시장 소비 늘어
– 아플 때, 금전적 도움 필요할 때 1인가구 어려움 토로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습니다. 외로울 틈도 없고, 불편할 여지도 주지 않습니다. 고령화와 낮은 출산률, 수도권 집중, 나홀로족이 낳은 형태입니다. 산업도 여기에 주목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이 집 안에서 편안하게 해결됩니다. 생활밀착서비스부터 디지털 콘텐츠까지 그야 말로 올패스(All Pass)죠.
다만, 이런 생활에도 돈이 없으면 안 되겠죠. 뭐, 여기서 그런 얘기를 할 건 아니고 우선 혼코노미 시대, 우리 일상이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산업이 태생했는지 하나하나 톺아보는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 그런데 문뜩 드는 생각이,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하는데, 왜 행복은 이와 비례하지 않을까요?
글. 김관식 기자 seoulpol@wirelink.co.kr
자료협조. 혼족의제왕, 통계청, 서울시, 메조미디어
<연재순서>
[프롤로그] “집에서 다 돼” 지금은 혼코노미 시대
제1부. 1인 가구 스낵컬처, 웹툰과 웹소설
제2부. 집콕? No. 집쿡! Yes
제3부. 헬스기구 렌탈하고 빵을 구독하다
최근 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보도자료를 하나 수신했습니다. 바로 자취습관형성 앱 ‘혼족의 제왕’에서 배포한 자료인데요, 올 2월 19일부터 나흘 간에 걸쳐 현재 자취 중인 2030 남녀 1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1인 가구의 어려운 점’에 대한 설문 결과였습니다.
내용을 보니 답변 하나가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혼자 살면서 가장 개선하고 싶은 습관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02%가 ‘불규칙한 패턴’이라고 꼽았습니다. 그 안에는 ‘늦잠’과 ‘자기 전 스마트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죠.
당장은 편해도… 갈수록 줄어드는 만족도
자취하면서 가장 힘든 것으로는 ‘끼니 챙기기(40.11%)’였습니다. 이어 ‘혼자 해야 하는 집안 일(16.38%)’, ‘경제적 부담감(12.99%)’을 비롯, 외로움, 치안문제, 이웃과 마찰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죠.
이러한 여러 사정 속에서도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한다는 데이터를 이번 기사를 준비하며 찾아 봤습니다. . 지난 해 11월 25일 서울시 소통포털인 ‘내 손안의 서울’을 접속하니 실제 서울의 1인 가구 수는 점차 늘어 전체 가구 수의 33.9%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가구수만 130만 가구로 40년 전 서울에 비해 무려 16배나 증가한 셈이죠. 특히 서울시가 1인 가구 정책 수요 파악을 위해 1인 가구 특징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 응답자 중 62%가 “계속 혼자 살 것”이라고 답해 여전히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의중이 나타냈습니다.
여기서 하나, 1994년 이전엔 1인 가구의 70%가 2030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전 세계에 유래 없는 빠른 고령화/저출산 시대로 접어들면서 2015년 이후 1인 가구는 40대 이상이 50%를 넘어섰습니다. 이 추세는 이 기사를 읽고 있는 현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어요. 젊었을 때는 혼자 있어 보는 것도, 이런 저런 고민도 좋습니다. 하지만 사회연결망이 조금씩 끊어지는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행복보다 외롭다는 감정을 더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개인의 재정상태 만족도, 사회생활 만족도, 자신의 건강상태 만족도는 40대부터, 직업만족도는 50대부터 크게 감소한다고 하네요.
아플 때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이나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우울할 때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기대고 싶은 사람은 20대 후반부터 낮아진다고 합니다.
혼코노미 시대, 이미 옛날에 개막
이러한 1인 가구의 특성을 디지털 산업은 일찍이 주목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여기에 특화된 서비스도 속속 출시하고 있죠. 말 그대로 나홀로족 대세인 혼코노미 시대로 접어든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와 부합하는 비즈니스 콘텐츠를 생산해야 기업도 생존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이면에는 39세 이하의 MZ세대가 주 소비층인 부분도 영향이 있습니다. MZ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 세대로 어릴 때부터 이미 디지털 문화와 스마트폰에 친숙합니다. 비대면 소비문화에 익숙하죠.
나홀로족에 거리낌이 없는 MZ 세대는 이미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다이소에서 키오스크(Kiosk) 주문과 결제가 자연스럽습니다. 친구나 동료와 함께 밥을 먹어도 자신의 취향에 맞춰 음식을 주문하고 계산도 더치페이 자체가 일상입니다. 점심이 물릴 때는 앱으로 회사 근처 햄버거도 주문해 먹고 카카오페이로 나눠서 돈을 냅니다. 보험 상담도 챗봇이나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라이브 커머스도 친숙합니다.
최근에는 유명 맛집의 요리를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인 ‘밀키트’ ‘가정간편식(HMR)’ 전쟁도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난해 발간한 자료를 보면 가정간편식 국내 시장 규모는 내년(2022년)에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합니다.
배달의민족 ‘B마트’와 요기요의 ‘요마트’ 등 30분 내 즉시 배달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두 업체 모두 나홀로족의 눈높이에 맞춘 전략인 셈입니다. 1인가구는 요리를 하더라도 혼자 먹을 만큼의 적은 식재료만 필요합니다. 남으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고 식품은 오래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가 되기 일쑤죠. 신선한 식품을, 필요한 양 만큼, 먹고 싶을 때 빠르게 배송됩니다. 거주공간이 좁아 냉장고가 없는 이도 이용률이 높은 편입니다.
이처럼 나홀로족, 즉 1인가구를 위한 다양한 생활편의 시스템과 콘텐츠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웹툰과 웹소설, 넷플릭스와 왓챠와 같은 OTT 서비스 등도 이용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혼코노미 생활을 뒷받침하는 홈트레이닝 등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지요. 그럼 프롤로그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 편에서 혼코노미 서비스로 무엇이 있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기로 해요. [혼코노미 프롤로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