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서울’ 어반플레이 이용현 디자이너
‘지속하기 위해 함께 하는’ 개인 프로젝트, ‘진짜 서울’
*본 콘텐츠는 음성 서비스가 지원됩니다.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의
조금 사적인 프로젝트
글로 음악으로 공간으로, 브랜드는 자기다움을 만들어간다. 어떨 때는 ‘왜 그 브랜드에서?’ 싶을 만큼 사적인 일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브랜드의 브랜딩과 마케팅 사례를 다루다 보니 ‘그렇다면, ‘나’라는 브랜드는 어떻게 정의하고 구축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기에 이르렀다. 이번 특집에서는 ‘조금 사적인 프로젝트’로 경험을 확장하고 업을 깊게 파고드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를 담아봤다. 그들의 사적인 프로젝트 사례를 보며 여러분도 ‘나’라는 브랜드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 Project 하나. ‘나’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
- Project 둘. 조금 사적인 프로젝트를 하는 기획자
- Project 셋. 조금 사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한 ‘중딩’ 개발자
- Project 넷. 조금 사적인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디자이너
Project 넷.
조금 사적인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디자이너
어반플레이 이용현 디자이너
얕게 좋아하는 것이 잡다한 기자는 취직을 하면서 다짐했었다. 퇴근하면 일은 끄고 취미는 켜서 저 잡다하고 얕은 취미를 다 그러안아 보리라. 다짐은 석 달 안에 무너졌다. 발끝만 들였다가 수습하지 못한 일만 사방 남았다. ‘지속하기 위해 함께 하는’ 개인 프로젝트 ‘진짜 서울’이 궁금해진 것은 그 때문이었다.
사람들에게 묻는 ‘진짜 서울’
미디어 플랫폼 ‘진짜 서울’은 ‘서울’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웹사이트다. ‘알려진’ 서울에서 ‘사는 서울’을 꼽는 방법으로 ‘도시·사회학적 관점’을 선택한 진짜 서울은 “느리더라도 새로운 시선과 다양한 방식으로 서울이라는 도시에 접근해보고 싶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진짜 서울의 목표는 첫 번째 콘텐츠 ‘바운더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진짜 서울의 첫 번째 콘텐츠 바운더리는 ‘정해진 시간 동안 여행하는 도시’ 서울과 ‘내가 사는 도시’ 서울은 그 이미지와 경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그 ‘차이’를 온라인에서 인터랙티브한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작업의 핵심이었다.
지도에 둥글게 표시된 마커는 그 모양 그대로 모아 지도 위에 펼쳤다. 많은 사람이 표시한 곳은 둥근 마커들이 모여 얼룩처럼 퍼졌고, 마커가 적은 곳은 점점이 표현됐다. 거주지, 성별, 나이에 따라 그들의 서울을 확인할 수 있게 했고, n번째 마커가 찍힌 도시도 모아볼 수 있게 했다. 예컨대, ‘서울에 사는 25세 이상~35세 미만 여성의 첫 번째 마커’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도에 둥글게 표시된 마커는 그 모양 그대로 모아 지도 위에 펼쳤다. 많은 사람이 표시한 곳은 둥근 마커들이 모여 얼룩처럼 퍼졌고, 마커가 적은 곳은 점점이 표현됐다. 거주지, 성별, 나이에 따라 그들의 서울을 확인할 수 있게 했고, n번째 마커가 찍힌 도시도 모아볼 수 있게 했다. 예컨대, ‘서울에 사는 25세 이상~35세 미만 여성의 첫 번째 마커’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을 ‘콘텐츠’로 풀어낸다는 것
지만, 이후 다른 형태로도 발행될 예정이다. 설문 참가자와의 인터뷰를 콘텐츠화 하고, 시각화 데이터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질문거리를 찾아 콘텐츠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바운더리를 하나의 콘텐츠가 아니라 서울의 경계에 대해 탐구하는 콘텐츠들의 집합으로 꾸리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바운더리가 한눈에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는 아니다. 설명을 듣거나 설문에 참여해 이해를 하고서도 이 콘텐츠를 어떻게 소화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은 다시 별도다. 오래 살펴봐야 눈에 들어오는 콘텐츠기 때문에, 자칫 방문자가 콘텐츠를 읽어보지도 않고 웹사이트를 빠져나갈 우려가 있었다. 때문에 UI·UX를 통해 이해를 도우려 했다.
조사를 그 자체로 인터랙티브하게 꾸린 것도 그 때문이다. ‘서울’이 적힌 작은 원을 ‘수도권’, ‘지방’, ‘외국’이 적힌 점차 큰 원이 둘러싸는 모양으로 거주지 문항을 구성했고, 본인이 생각하는 범위를 지도의 축척에 맞춰 쉽게 기록할 수 있도록 ‘둥근 마커’를 선택했다.
‘홍보’ 역시 신경 쓴 부분 중 하나였다. 바운더리 콘텐츠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홍보 채널을 따로 구성해, 카드 뉴스 형식으로 홍보했다.
함께해서 지속 가능한 개인 프로젝트
진짜 서울은 이용현 어반플레이 디자이너의 사적인 프로젝트지만, 혼자만의 프로젝트는 아니다. 같은 화두를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팀을 이뤄 진행하고 있는 덕이다.
대학 시절, 건축과 사회학을 전공 삼아 공부하면서 디자인 용품 판매, 전시 진행, 코메이킹 스페이스 운영 등 다양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이용현 디자이너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목표로 삼은 것은 ‘좀 더 오래, 좀 더 꾸준히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이었다. 진짜 서울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는 그래서 서로를 지탱해줄, 다양한 시선과 재능을 가진 ‘동료’를 찾는 데 있었다.
같은 화두를 가진 이들이 모여 이에 관한 작업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진짜 서울은 ‘커뮤니티’다. 진짜 서울 커뮤니티는 현재 다음 콘텐츠 ‘캘린더’와 ‘교통’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팀원과 함께하고 방문자들과 함께 해서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 진짜 서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물었다.
Mini interview
함께 하는 개인 프로젝트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생산적인 딴짓’을 하는 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Q. ‘진짜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난 겨울, 외국인이 한국에 올 때 보는 안내서의 내용이 너무 빈약하다는 걸 TV 프로그램에서 알게 됐어요. 서울에서 가볼 만한 곳은 사실, 서울에 사는 한국인들이 가장 잘 알지, 한국에 자주 온 외국인이 가장 잘 아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잘 풀 수 있는 서울 사람들이 만든 외국인 대상 온라인 안내서 서비스를 기획했어요. 하지만 기획을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큰 프로젝트가 되더라고요.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그 프로젝트가 지금의 ‘진짜 서울’이예요.
Q. 기업이 아니라 팀으로 운영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주의 기울이시는 요소가 있나요?
개인의 동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가장 어렵고요. 창립자인 저야 제가 하고 싶었던 걸 하니까 그 자체가 동기인데, 팀원들은 아닐 수도 있거든요. 진짜 서울이 다루는 주제와 취지에는 당연히 팀원 모두 공감하지만, 그 안에서 본인이 얻어갈 수 있는 게 있어야 해요. 누군가에게는 본업을 위한 성장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본업에서의 생산적 일탈일 수도 있겠죠.
Q. 진짜 서울은 ‘온라인에 무료 공개’, ‘라이선스에 따라 자유로운 사용’ 등 비교적 많은 이들이 자료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돼 있습니다.
본업은 아니지만, 개발을 아주 조금 하는데요, 개발 쪽에서는 오픈소스 문화가 굉장히 잘 퍼져 있어요. ‘내가 만든 건 내 것이니까 허락 받고 써’가 아니라 ‘내가 이거 만들었는데 이거 만들 시간에 내 것 가져다 쓰고 더 좋은 것 만들어서 또 공유해줘’ 같은 느낌이죠. 점점 더 나아지는 생태계를 만드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화라고 생각해요.
Q. ‘진짜 서울’은 ‘도시’를 다룬다는 데서 기획자님의 본업과 잇닿아 있는데요, 관심 있는 분야를 업으로 하면서도 여전히 개인 프로젝트를 계속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자기 계발에 대한 욕심인 것 같아요. 학창시절에도 많은 여러 개인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혼자서 뭔가 만들어 나갈 때 많이 배우는 편이거든요. 무슨 일이건 벌이고 마무리를 하고 나면, 조금씩 성장하는 걸 느껴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배울 수도 있는데, 그것과는 조금 달라요. 내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성장하느냐와 누군가가 쥐여준 역할로서 성장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두 가지 성장을 동일하게 해낼 수 있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회사 업무와 개인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시간이죠. 학생 때는 방학을 이용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서 단기간에 프로젝트가 완성되었는데, 지금은 개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 보니 진행이 느려요.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은 퇴근하고 난 저녁이나 주말뿐인데, 사실 이때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쉬면서 머리를 비울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에 개인 프로젝트를 해야 하잖아요. 아직도 해결은 못 했어요. 그래서 요즘 진행이 더 더디어 지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만큼 팀원이 중요한데, 팀원 찾기가 또 어려워요. 학생 때는 다 한가해서 시간 맞추기도 좋고 사람 찾기도 쉬웠는데, 지금은 다들 바쁘고 환경도 다 다르니까요.
Q. 진짜 서울이 어떤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하시나요?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함께하기를 바래요. 일단 ‘서울이라는 도시’를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으니 소통을 하기도 좋겠죠.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생산적인 딴짓’을 하는 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만남이 진짜 서울을 넘어서 서로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가 되기를 바랍니다.
Q.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하려 하는 다른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 드리겠습니다.
진짜 서울과 함께 해요. 여러분을 만나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