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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재택근무, 자리잡을 수 있을까?

변화하는 시대 속 재택근무의 위치

“원한다면 영원히(Forever) 집에서 일하셔도 됩니다.”

지난 5월 12일, 트위터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9월까지는 재택근무할 것이며 연말까지는 사람들이 모이는 이벤트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코로나 이후에도 원하는 직원들은 ‘영구적으로 재택(원격) 근무’를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IT 회사에서 올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의무화하는 것을 넘어서 ‘영원한’ 원격근무를 선언한 회사는 트위터가 처음이다.

▲트위터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 중 일부

트위터의 ‘영구 재택근무’ 선언은 단순히 한 회사의 패기라고 말하기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트위터가 ‘영구 재택근무’를 선언한 지 열흘 후 페이스북의 CEO인 저커버거 역시 향후 “5~10년 이내 전 직원의 50%가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지난 2012년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의 시빅 센터(Civic Center) 근처로 옮기면서 샌프란시스코를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재탄생시킨 주인공이다. 본사를 시빅 센터 근처로 옮긴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샌프란시스코의 급여세 면세(payroll tax) 혜택이 큰 이유로 떠올랐다. 이 혜택의 경우 트위터가 처음 받았기 때문에 ‘트위터 세금우대법(Twitter Tax Break Law)’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후에 시빅 센터로 옮긴 스타트업 회사들(우버,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드롭박스, 옐프, 젠데스크 등) 역시 급여세 면세 혜택을 받았고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시빅 센터는 소위 ‘잘 나가는’ 스타트업 회사가 대거 입주해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트위터가 이번에 발표한 ‘영구 재택근무’ 발표는 한 회사의 자체적인 판단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두주자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많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회사는 실리콘밸리 일대의 비싼 사무실을 줄이는 추세라고 한다. 어차피 올 12월까지는 전 직원이 재택근무인 회사들이 대부분인데 실리콘밸리의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그곳에 있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재택근무의 실효성을 따지고 있는 시기지만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효율성이 증가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실리콘밸리가 더 이상 매력적인 회사 부지의 역할을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재택근무, 얼마나 효율적일까?

지난 5월 12일, 스탠퍼드대학교 경제연구소에서는 “코로나19으로 인한 가정에서 일하는 문화와 미국 경제 성장의 미래(Working From Home and the Future of U.S. Economic Growth under COVID)”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 발표자인 니콜라스 블룸(Nicholas Bloom) 스탠퍼드 경제학과 교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표하며 향후 재택근무의 미래에 대해 논평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원격근무에 대한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2017년 당시, ‘bing’에서 ‘Working from home’을 검색하면 아래와 이미지가 나왔다. 15개의 이미지 중 2~3개만 긍정적이고 나머지는 모두 부정적이다.

2017년 당시 ‘bing’ 웹사이트의 재택근무 검색결과 이미지다. 대부분 부정적인 이미지였다

하지만 그는 오래 전부터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2015년부터 약 2년에 걸쳐 미국 내 중국 여행사인 시트립(Ctrip) 직원 5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관한 효율성을 조사했다. 6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 중, 일주일에 4, 5일 일을 하는 조건으로 지원자를 모았다. 실험 결과 직원의 생산성이 약 13% 증가(직원 한 명당 약 2,000달러 가치 업무효율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의 지속성에 관한 결과에서도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오피스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더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격근무자들의 생산성이 약 13% 증가했다

니콜라스 블룸 교수는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을 높여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일할 때 겪게 되는 단점들(아래 이미지 참고)이 있기 때문에 재택근무의 정착은 부분적이고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재택근무로 인해 겪게 되는 부정적인 요소들

그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약 5%의 사람들만 재택근무를 했다면 코로나19 중에는 35%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에는 15~20% 사람들이 재택근무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앞으로 이러한 바이러스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든 시내보다는 외곽으로 오피스가 이전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마치며

마이크로소프트(MS)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일어날 디지털 변화가 두 달 만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변화와 성장은 재화와 서비스 교환을 비롯해 의료와 전기 통신, 원격 교육 등 다양한 경제 분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는 현재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그동안 바이러스가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변화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는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줄 알았다. 가능하더라도 미래의 먼 훗날에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시간 동안 우린 이미 경험했고, 앞으로의 미래 역시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글로벌 회사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성장하는 회사들은 위기 속에서도 또 다른 기회와 대안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시작된 재택근무가 하루, 이틀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하루빨리 원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재택근무의 실효성을 따지고 있었다.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가의 당위성이 아닌 얼마나 할 수 있는가로 바뀐 것이다. 이런 움직임 속에는 앞으로의 근무 형태는 과거와 같지 않을 것이며 바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2003년 사스(SARS) 바이러스로 인해 소비자와 기업의 행동 변화가 일어나 전자상거래가 선택에서 필수로 바뀐 것처럼 2020년의 코로나19는 재택근무 환경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바꿔놓고 있다.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들은 벌써 재택근무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필수로 여겨졌던 출장은 줄고 화상회의나 가상 콘퍼런스로 대체될 것이고 사무실의 공간이나 건물의 효용을 따지게 될 것이다. 이 순간에도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기존의 일부 산업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위 선진국이라고 일컬었던 나라들은 그 나라의 사회적 문제점에 직면했다. 나라 안의 유통구조의 문제점, 의료 문제점, 국민성 등 그동안 미쳐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하나 둘씩 발견하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통해서 그들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고 새로운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더 나은 미래 산업을 위한 긍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요즘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구태의연한 말이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고, 되돌아갈 수 없다면 앞으로 나아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참고자료

유튜브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