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것들의 크리에이티브
베리 굿즈(Very Goods) 2019 페스티벌을 통해 알아봤다. 요즘 젊은 것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흐름.
새로운 흐름을 몰고 오는 요즘 젊은 사람들
얼마 전, 성수동에 자리잡은 블루보틀 커피. 커피를 사기 위해 연일 그 앞에 줄을 지어 서 있는 무리를 보며 기자는 무심코 생각했다. ‘커피를 먹으려 저렇게까지 줄을 서 있다니’. 동시에, 나의 덕후질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한 소리하던 어느 꼰대의 말이 겹쳐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걸까….
이렇듯, 요즘 젊은 세대(밀레니얼 및 Z세대)가 이끌어나가는 흐름은 누군가에겐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으로 보일 수 있다. 평일은 직장인이었다, 주말은 유튜버로, 틈틈이 프리랜서가 되기도 하는 1인 多업의 형태는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다. 브랜드 역시 상품을 파는 기업이라기 보다는 팬을 몰고 다니며 덕질을 부르기도 한다. 때문에, 팬클럽이나 굿즈라는 형태로 팬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기업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개인도 기업도 이전에는 없던 독특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2일~5일에 걸쳐 코엑스에서 열린 ‘베리 굿즈(Very Goods)’ 페스티벌에서 기자는 그 흐름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남다른 커뮤니케이션이 돋보이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영스타트업, 크리에이터 그리고 브랜드가 총출동한 대규모 굿즈 페스티벌 ‘베리 굿즈(Very Goods)’. 로보트 태권V, 레고 마블 어벤저스, 스타워즈 등 덕후들의 대표적인 사랑을 받는 브랜드 굿즈가 공간을 채웠다. 그 뒤로는, 크리에이터와 브랜드가 그들의 크리에이티브를 마음껏 뿜어내고 있었다. 굿즈를 쓸어 모으기 위해 방문한 기자의 눈에는 공간에서 남다르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요즘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들이 단연 돋보였다.
놀 공간, 놀 거리 만들어주는 브랜드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기자의 눈에는 광장 위로 자유롭게 눕거나 앉아 전시를 즐기는 관람객이 보였다. 그 앞에서는 디제이가 펼치는 라이브 디제잉이 전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었다. 입구부터 단순 관람의 차원이 아닌 즐기는 전시라는 걸 실감하게 했다.
이 공간 뭐지 싶은 순간, 그 옆으로 늘어뜨려져 있는 레고 조각을 보고 레고의 부스라는 걸 깨달았다. 레고 팝업 오디토리움 부스에는 레고 덕후들을 홀리게 만드는 레고 마블 어벤져스 등 자사의 제품 전시 뿐만 아니라 휴게공간, 그리고 관람객이 자유롭게 레고로 꾸밀 수 있는 대형 브릭월도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자유롭게 쉬며 전시를 즐기거나 레고를 조립하며 놀기도 했다. 브랜드 제품만을 전시한 부스였다면 이렇게까지 관람객이 몰려들 수 있었을까. 놀 거리와 놀 공간을 만들어주었기에 가능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요즘 것들과 ‘잘’ 커뮤니케이션하는 브랜드 전략을 살펴볼 수 있는 지점이었다.
밀레니얼이 열광하는 변태적인 크리에이티브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굿즈 외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화제를 몰고 다니는 크리에이터들의 토크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키미앤일이, 키오스크키오스크, 오디너리 피플 등의 라인업을 자랑하는 가운데 기자는 전수민 브랜드 디렉터의 ‘변태를 위한 변태’ 토크를 통해 요즘 것들을 몰려들게 만드는 크리에이티브가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디렉팅한 장소 중 카페 ‘베르크(WERK) 로스터스’를 방문한 기자는 공간이 뿜어내는 이 모든 분위기는 변태적인 디테일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실감했다.
“베르크는 지하 1층, 지상 1층, 그리고 지상 2층으로 나뉜 공간이에요. 보통 카페라면 카페 공간을 가장 눈에 잘 들어오는 지상 1층으로 뒀겠지만 베르크는 지하 1층과 지상 2층에 카페 공간을 두고 커피 로스터기를 지상 1층에 두어 커피 로스팅 전문점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했어요.”
이름부터 공간에 이르기까지 중세의 미술양식인 ‘고딕양식’에서 많은 부분 아이디어를 도출하기도 했다는 그. 실제 베르크로 들어가는 지하 1층은 그의 말처럼 고딕에서 느낄 수 있는 기괴스러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카페 공간인 2층은 고딕양식의 영향을 받은 중세교회에서 볼 수 있는 수직 기둥 그리고 교회 의자를 공간에 구현했다. 그 어디도 아닌 이곳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분위기랄까. 브랜딩과 공간 디렉팅을 통해 유행이 아닌 브랜드만의 분위기를 살리는 걸 중요시한다는 그의 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전수민 디렉터를 포함해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한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그리고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브는 무언가 하나의 맥락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만의 정의와 맥락을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개성과 색다른 경험을 중요시하는 요즘 세대가 이토록 열광하는 게 아닐까.
앞으로 펼쳐질 내용을 통해 자신만의 정의를 만들어가며 요즘 젊은 것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사례들을 더욱 자세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