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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와인? 어렵게들 생각 말아! 이마트 와이너리 캠페인

와인? 어렵게들 생각 말아!
이마트 와이너리 캠페인

프로젝트명 ㅣ 이마트 와이너리 캠페인
광고주 ㅣ 이마트
제작사 ㅣ TBWA KOREA
url ㅣ youtu.be/Kq8ZcWRbQkM

 

와인 광고를 틀었다. 분명 와인 광고인데 배경은 농촌이고 광고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온다. BGM 역시 매우 구수하다. 전이랑 와인이 잘 어울린다고 말하고 치킨에는 와인이라고 외치는 이 광고. 보면 볼수록 와인이 친근해진다. ‘거, 와인? 아무것도 아니네!’


거, 와인? 아무것도 아니여!

이마트는 매년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와인장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도 와인장터 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이 행사를 홍보하고자 웹다큐멘터리 영상 하나가 공개됐다. 그 영상이 바로 이마트 와이너리 캠페인이다.

광고에는 한 마을이 등장한다. 와인을 물처럼 마시는 마을, 바로 와이너리(里)이다. 이 마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새참을 먹을 때도, 김치전을 먹을 때도 와인을 마신다. 소를 타고 가면서 와인을 디캔팅하고 처마 밑에는 메주나 곶감 대신 와인을 걸어놓는다. 와인을 일상처럼 즐기는 어르신들은 “거, 와인? 아무것도 아니여. 몰라도 잘만 묵어!”라며 와인의 이름을 알지 못해도 쉽게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3분에 가까운 영상을 보고 나면 나도 모르게 “뭐야 와인. 진짜 별거 아니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긴 광고, 그 안에서 찾은 정겨움

이마트 와이너리 영상은 다른 광고 영상과 달리 3분이라는 긴 호흡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3분이나 지났어?’라며 놀라움을 표한다. 그만큼 영상은 흡입력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정겨움도 들어있다.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은 조금 낯설지만, 제품이 담겨있는 공간은 우리 모두가 알고있는 매우 익숙한 곳이다. 광고를 보면서 누구라도 자신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우리네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눈길이 가는 것이 이 광고만의 매력이다. TBWA KOREA 남현우 CD 역시 “처음에는 배꼽 잡는 웃긴 광고로 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편집실에서 광고를 보자 찡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약간은 슬픈 감정이 들도록 광고를 만들었죠”라고 말했다.

낯설고 엉뚱하지만 최고의 조합

광고의 목표는 하나였다. 영상 속 어르신들이 “Wine is normal.”을 외치는 것처럼 와인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주류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도 와인을 즐길 수 있으며 진짜 물 마시듯 와인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캠페인을 통해 각인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기획단계에서는 가장 낯선 조합을 찾게 된다. 그 결과 왠지 소주나 막걸리만 드실 것 같은 어르신들과 와인의 조합이 탄생한다. 조금은 엉뚱한 조합이지만 정말로 와인이 없을 것 같은 공간에 와인을 넣은 것이다.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와인을 드리면 어떻게 될까?’라는 단순한 상황에 아이디어를 덧붙여 지금의 광고 영상을 만들었다.

세트장도, 연기자도, 콘티도 모두 리얼!

이번 캠페인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얼리티였다. 그러므로 연기자를 섭외하는 것이 아닌, 실제 마을을 섭외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의 마을들이 후보에 올랐고 고심 끝에 전라남도 구례군 당촌리가 선정됐다. 마을 전체를 섭외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남현우 CD는 “추석이 지나고 난 후라 마을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과실도 영글어가던 시기였기 때문에 마을은 축제 분위기였죠. 그래서 섭외가 어렵지 않았어요”라고 전했다.

리얼리티가 중점이 되다 보니 현장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아이디어로 콘티가 바뀌기도 했다. 전이랑 와인을 드시는 장면도 실제 콘티와는 달리 할머니의 재해석으로 탄생한 장면이다. 또 할머니들이 유모차를 끌고 가시면서 ‘따라오기나 살살 따라와. 아이고, 욕심도 많아가 부지런히 잘도 가네’라고 대사를 하는 장면도 할머니들의 실제 대화가 100%로 반영된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 광고의 모델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제공자였다.

 

처음에는 포도주스로 촬영을 시작했지만, 촬영이 계속될수록 어르신들께서는 와인이 맛있다며. 계속해서 와인을 찾으셨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와인의 매력이 어르신들에게도 통한 것일까. 아니면 진짜 와인이 어렵지 않은 것일까. ‘그이 뭐 대단하다고. 와인 들어간다 쭈죽죽 쭉쭉!’

 


[제작사 Talk] 

남현우 Creative Director

Q.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프로젝트가 끝나면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프로젝트 과정에서 저를 믿어준 사람들과 같이 고생해 준 스태프들이 생각나네요. 물론 당촌리 마을주민 분들도요. 각자의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좋은 프로젝트가 탄생했다고 생각해요. 순자 할머니를 대신할 사람이 없고, 노말 대사를 하는 할머니를 대신할 사람이 없잖아요. 일하고 나서 남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는데 이번 프로젝트 후에는 사람이 남은 것 같아요.

Q. 기획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기획과정이나 아이디어 면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클라이언트 쪽에서도 흥행을 예감하셨는지 바로 결정하셨고 다음 날 스태프를 꾸려 바로 촬영을 진행했어요. 절차상 가장 빨리 진행됐던 프로젝트에요.

아이디어 면에서도 ‘어르신들에게 와인을 드린다면?’이라는 상황이 주어지니까 계속해서 아이디어가 더해지더라고요. 나중에는 이 넘쳐나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할지, 어떤 장면이 더 좋을지 골라야 할 정도로 아이디어가 많았어요. 힘든 점은 없었어요.

Q.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르신들께서 평소에는 사투리를 잘 쓰시다가 촬영만 들어가면 서울말을 쓰시더라고요. 왜 그러실까 생각해봤는데 ‘연기는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고 싶으셨나 봐요(웃음). 생전 연기를 안 하신 분들인데도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모델이 계속 교체됐어요. 예를 들어 ‘요새 누가 아침부터 커피 묵는당가?’라는 대사를 하셔야 하는 할아버지가 촬영만 들어가면 어색한 서울말을 쓰시더라고요. 그러면 뒤에서 다른 할아버지가 보고 계시다가 ‘그걸 왜 못혀? 이렇게 하면 되는 거 아녀?’하면서 똑같은 대사를 너무 자연스럽게 하세요. 그러면 그 자리에서 바로 모델이 바뀌는 거죠. 이렇게 꽤 많은 모델이 교체됐어요. 정해진 분들이 제 역할을 하신 경우가 별로 없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