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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인도로 간 까닭은

‘인문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그토록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사람이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답은 ‘삶의 독립적 주체가 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게 해주는 것’이 인문학이다.

최진석 『인간이 그리는 무늬』 소나무

인터넷 전문가든 디자인의 세계에 있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가 발휘했던 남다른 창의력은 젊어서 훌쩍 떠났던 ‘인도 여행’이 그 배경에 더해졌을 거라는 말도 이미 들었을 것이다. 이는 뛰어난 과학적 창의력의 배경에 인문학이 있다는 추론을 방증할 때 약방의 감초마냥 쓰이는 예다. 스티브 잡스의 기막힌 창의력은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인문학적 통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동양 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인문(人文)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로 풀어썼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다’는 속담처럼 사람이란 대단히 복잡한 존재다. 호수에 던져지는 돌마다 그려내는 파도의 무늬가 다르듯 수십억 사람마다 그려내는 무늬도 각자마다 다르다. 거기다가 수시로 변화한다. ‘인문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그토록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사람이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답은 ‘삶의 독립적 주체가 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게 해주는 것’이 인문학이다.

인터넷에 ‘시카고 플랜’ 또는 ‘더 그레이트 북 프로그램(The great book program)’을 검색해보면 아래의 내용이 바로 검색된다. 1890년 대 부호 록펠러가 중북부 시카고에 시카고 대학을 설립했지만 1929년까지 이 학교는 그저 그런 학교였다. 서른의 젊은 나이에 총장이 된 로버트 허친스는 야심차게 시카고 플랜(Chicago Plan)을 시작했다. 입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인문고전 100권을 읽지 않으면 졸업을 시키지 않는 제도였다. ‘대공황과 겹친 취업난에 고전이 무슨 도움이 되냐’며 교수와 학생들의 저항이 컸지만 허친스 총장은 꺾이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000년까지 이 학교는 무려 6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명문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고전, 어떻게 읽을까?』라는 신간을 펴낸 인문학자 김경집 역시 이 시카고 플랜부터 서두에 언급함으로써 인문학 중심의 고전을 읽는 것의 효과를 분명히 했다. 청소년층 이상을 대상으로 동서양의 인문고전 필독서 29권을 ‘엄선’해 그 책의 가치와 의미를 설명했다. 이 책에도 포함된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부단한 대화’라고 정의했다. 그것은 고전도 마찬가지다. 천년 고전을 21세기에 호출, 현재의 상황에서 재해석함으로써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고전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냥 좋은 책들을 읽으면 되지 남이 읽기를 안내하는 글을 읽는 건 시간 낭비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런 독서 길라잡이 책이나 서평 집이 실속 있는 독서에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 첫째, 특정 책이 갖는 메시지를 ‘프로’가 핵심적으로 정리했기에 읽는 순간 그 책에 대한 독서 욕구가 높아진다. 둘째, 특정한 책을 어떤 관점과 시각에서 읽으면 좋을지 미리 안내를 받았기에 이해도가 높아진다. 셋째,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독서의 집중력 또한 높아진다. 넷째, 이렇게 책을 읽고 나면 그 책에 대한 독자적인 정리가 쉽게 될 뿐만 아니라 장기기억으로 저장됨으로써 세상물정을 인식하는 스펙트럼이 확실하게 넓어진다.

지금 하는 일에 상상력과 창의력을 보태는 계기를 인문고전을 읽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먼저 읽고 나서 여력이 된다면 『고전, 어떻게 읽을까?』도 뒤따라 읽어보기를 권장한다. 후자는 주로 청소년들에게 권장되고 있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전혀 문제 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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