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의 시대, ICT 업계는 묵묵히 토양을 일궜다
ICT 어워드 코리아 2023 참관기
혁신적이고 유용한 디지털 서비스는 훌륭한 ICT 기술 위에서 탄생합니다. ICT 기업 없이는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이유죠. 이번 대회를 통해, 문화가 기술을 만들고 기술이 사람을 떠받치는 산업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합니다.
– 박승진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 이사장
지난 18일, 제20회 ICT 어워드 코리아(ICT AWARD KOREA)가 서울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와 성결대학교가 공동 주최하고, 본지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웹‧앱, 디지털 플랫폼, UX라이팅 프로젝트 등 ICT(정보통신기술) 서비스를 대상으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회다.
올해는 지난해(143개)보다 늘어난 182개의 ICT 서비스가 출품됐으며, 산‧학‧연 전문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6개 분야 51개 서비스가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무더위 속에도 행사장은 북적였다. 박승진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 이사장과 김상진 성결대학교 총장, 민병덕 국회의원 등 주요 내빈을 비롯해 수많은 수상작 프로젝트 담당자가 대회에 참석했다.
박승진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는 ICT가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디지털화 돼 간다며 “이 같은 흐름을 이끄는 것이 바로 이번 행사의 수상 기업이다.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없었다면 디지털 시대는 도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 주관한 김상식 성결대학교 총장은 “본 대회는 ICT 지식과 기술을 선도하고,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며 “해를 거듭할수록 깊이와 넓이를 더해 자부심을 느낀다. 많은 기업과 미래 꿈나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20년 맞은 ICT 어워드 코리아
ICT 기술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전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며 그 흐름에 가속이 붙었다. 국내 ICT 업계를 지탱하는 주요한 축 하나는 디지털 에이전시. 대행업이라는 특성상 대중 앞에 전면으로 드러나는 일이 적지만, 이들이 없다면 우리가 이용하는 대부분의 디지털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ICT 어워드 코리아는 바로 이 디지털 에이전시의 숨은 공로를 기리는 자리다. 2004년 선순환적인 정보문화 조성을 위해 시작된 대회는 지난 20년 간 ICT 분야의 혁신과 성장을 묵묵히 기록해 왔으며, 현재는 우수한 ICT 인재 및 기업을 발굴하고 정보영재를 육성하는 국내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산학연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민병덕 국회의원은 “ICT 혁신이란 학교와 협회가 힘을 합쳐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며 “성결대학교와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가 뜻 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ICT 업계의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학생 영재 육성이 중요하다. 오늘 참여한 학생들이 지금의 능력을 꽃피울 수 있도록 기성세대로서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력과 사용성 간 균형 이뤄
개회사와 축사에 이어 본격적인 수상이 진행됐다.
출품작 평가는 ▲디지털 기술혁신 ▲디지털 인사이트 ▲디지털 서비스혁신 ▲앱·웹사이트 품질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콘텐츠&마케팅 등 총 6개 부문으로 이뤄졌으며, 총 182개 서비스 가운데 특히 우수한 51개 프로젝트가 수상의 기회를 얻었다.
이 중 혁신적인 기술력과 기대효과를 인정받은 6개 프로젝트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구체성과 적절성, 완성도 등 구현가능성 부문에서 파급 효과를 지난 5개 프로젝트가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하며 통합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부문대상(전자신문사장상)과 Gold Prize(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 이사장상), Silver Prize(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 이사장상), Bronze Prize(디지털 인사이트 사장상) 시상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든 수상작이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했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기술력만큼이나 사용성에 집중한 서비스가 돋보였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기술력 자체를 강조한 수상작이 많았다. 메타버스와 가상현실 등 혁신 기술에 대한 뜨거운 사회적 관심이 ICT 서비스에도 반영된 모습이었다. 그런데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기술 측면에서 화려함을 덜어내고 안정감을 더해, 사용성을 극대화한 서비스가 늘었다. 업계 전반에 사용자 경험(UX)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앱 리뉴얼’ 프로젝트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한 더즈인터랙티브의 이병우 선임 UX 플래너는 “이번 앱 리뉴얼은 다양한 콘텐츠와 혜택으로 방문을 유도하고, 쇼핑을 위한 최적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됐다. 특히 백화점 방문 여부에 따라 변하는 GPS 기반의 고도화된 개인 맞춤 기능에 공을 들였다”며 사용성 확보에 대한 노력을 강조했다.
‘교보문고 온라인 쇼핑몰 리뉴얼’ 프로젝트로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한 글림의 이소연 선임 UX 디자이너는 “교보문고 브랜드 정체성을 통일할 수 있는 통합 가이드를 제작하는 동시에 모든 연령대가 불편함 없이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성을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고객안내 콘텐츠 위한 CX 라이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한 와이어링크의 고현미 실장은 “사무적이고 어려운 기존 용어를 순화하고, 정보를 목적과 상황에 맞는 톤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CX라이팅 가이드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 RCS 메시지 개봉률이 대폭 상승하는 등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출품작… 고객사 분야 넓어져
올해 수상작의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분야의 확장이다.
기존 단골 손님인 금융사나 대기업의 웹·앱 리뉴얼뿐 아니라, 공공기관 및 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사가 ICT 프로젝트를 통한 디지털 전환에 참여했으며, 과감한 변화와 독창성을 인정 받아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대법원의 ‘2022년 국민 양형체험 프로그램’(비쥬얼인프라 제작)은 시청자가 판사가 돼 양형을 직접 판결하고 선고하는 형식의 콘텐츠로, 뛰어난 몰입력과 높은 파급력을 인정 받아 경기도지자상이라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울산 스마트 관광플랫폼 ‘왔어울산’(메가존 제작)은 캐릭터 레벨업 등 게임 요소와 오프라인 연계형 5D 실감 체험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조화롭게 접목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아 전자신문사장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한국의 농업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명확하고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국립농업박물관 정보센터’(케이투웹테크 제작)는 Gold Prize를, 직관적이고 심미적인 UI가 돋보이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연구개발특구 리플릿 홈페이지’(플랜파트너스 제작)는 Silver Prize를 수상했다.
이와 관련해 류호현 디지털 인사이트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출품작의 종류 다양해지고, 참여 기업의 폭이 넓어졌다”며 “ICT 기술력이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는 변화의 조짐”이라고 전했다.
기업 수상만큼 중요한 꿈나무 육성
ICT 어워드 코리아는 매년 소프트웨어 창의와 코딩 분야 시상을 통해 ICT 업계를 짊어질 인재를 발굴한다. 올해도 우수한 프로그래밍 및 이산수학 실력을 갖춘 고등부, 중등부, 초등부 8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행사를 찾은 연사들은 인재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민형배 국회의원은 축사 영상을 통해 “웹 3.0 시대에 디지털 경제 발전의 핵심인 소중한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이 중추가 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겠다”고 했으며, 장경태 국회의원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지금 ICT 기술 발전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승진 이사장은 “이번 대회는 기업의 수상이 주가 되는 자리이긴 하나, 정보 영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의미도 크다”며 “이들이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혁신 기술로 새로운 차원을 열어가는 기업들, 그 꿈을 함께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ICT 어워드 코리아 2023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ICT 생태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의 숙성,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져
기술력만 강조하는 서비스는 더 이상 주목 받지 못합니다. 요즘 소비자는 까다롭거든요. 사용하기 불편하면 미련 없이 떠납니다. 국내 ICT 서비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기술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단계를 넘어 선 것 같아요. 이번 대회를 통해 느꼈습니다. 충분히 숙성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 같달까요. 결국 그 밑바탕에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집착이 녹아 있겠죠. 국내 ICT 업계는 소비자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