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거부할 수 없는 광고를 만들어라!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신선하고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로 사용자들의 관심과 미디어의 큰 주목을 받았던 미국 보험회사 가이코(GEICO)의 프리롤 광고 캠페인을 소개한다.
유튜브의 프리롤(Pre-roll) 광고는 영상 시청 전에 재생되는 광고를 일컫는다. 짧게는 5초, 길게는 15~30초까지 재생되는 이 광고가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지루하고 짜증난다. 또한, 광고 관여도 측면에서도 비용 대비 높은 효율을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런 유튜브 프리롤 광고를 기발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활용한 곳이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신선하고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로 사용자들의 관심과 미디어의 큰 주목을 받았던 미국 보험회사 가이코(GEICO)의 프리롤 광고 캠페인을 소개한다.
광고가 스킵되기 전 5초 안에 할 말을 다 한다
가이코 ‘Unskippable’
미국의 보험회사 가이코가 올해 1월에 선보인 ‘Unskippable’ 광고 시리즈는 사용자가 광고 영상을 스킵하기 5초 전에 할 말을 모두 다 해버렸다. 그 방식이 이전에 소개됐던 케이스와는 사뭇 달랐다.
Family Long 영상에서는 “Don’t thank me. Thank the savings!(나한테 고마워하지 말고, 우리 예금에 고마워해요!)”라며 가이코의 서비스를 강조하는 대사와 “You can’t skip this Geico ad, because it’s already over(당신은 가이코의 광고를 스킵할 수 없을 거예요. 우리의 광고는 이미 다 끝났거든요)”라는 내레이션이 등장한다. 짧은 시간에 광고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전부 전했다.
더 재밌는 건 여기서부터다. 남성의 내레이션이 시작되고 영상이 종료되기 까지 동안 광고 영상 속 모델들의 동작이 정지돼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영상이 실제 정지된 것이 아니라 모델들이 정지된 화면처럼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들이 등장하는 Family Long 영상에서는 큰 강아지만 혼자 움직이면서 테이블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어 치운다. 그 과정에서 그것이 연기임을 알려주는 상황이 발생하고 그 장면을 보여주는 내내 가이코의 로고는 계속 노출된다. 이는 사용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영상을 끝까지 지켜보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High Five, Elevator 영상에서도 마찬가지다. savings를 강조하는 영상 속 모델들의 신속한 대사가 5초 안에 재빨리 이뤄지고 “You can’t skip this Geico ad, because it’s already over”라는 내레이션이 이어지며 재밌는 화면 정지 연출이 영상 종료까지 이어진다.
가이코 ‘Unskippable’ 캠페인은 유튜브 프리롤 광고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출하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발상으로 광고가 공개된 시점부터 많은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화제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 광고로서의 크리에이티브도 인정받았다. 2015’ 원쇼 광고제(one show) 인터랙티브(interactive) 부문 GOLD Pencil, Silver Pencil을 수상하고, 2015’ D&AD 광고제에서는 디지털 마케팅 부문 Yellow Pencil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가이코 ‘Unskippable’의 Family Long 광고
가이코 ‘Unskippable’의 High Five 광고
https://www.youtube.com/watch?v=4AzmI_MXnas
광고의 시작과 끝부분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다
가이코 ‘Fast Forward’
스킵할 수 없는 인스트림 광고는 사용자가 유튜브 영상을 보기 전 15~20초 길이의 광고를 먼저 시청해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의 프리롤 광고 상품이다. 2015년 가이코는 광고가 스킵되기 5초 안에 할 말을 다하는 기발한 광고로 5초뿐 아니라 광고를 더 오래 보고 싶게 만드는 프리롤 광고를 선보였다. 그리고 2016년에는 15초간 광고를 끝까지 시청해야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광고를 만들었다. 스킵이 되지 않아 더욱 광고를 보도록 만들어야 했으며, 이에 맞춘 새로운 버전의 15초 프리롤 광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FOREST 광고를 살펴보면, 광고 속 남자는 “가이코가 75년이나 됐다는 거 알아?”라고 말한다. 그 후 We now fast-forward to the end of this ad(광고를 마지막 부분으로 빨리감기 합니다). 문구와 함께 “이제 당신이 보고 싶은 영상을 더 빨리 볼 수 있습니다.”라고 내레이션이 나온다. 그리고 영상이 광고의 마지막 부분으로 갑자기 전환되며 남자가 커다란 곰을 껴안고 있는 마지막 장면이 등장한다. CLICK TO WHAT TO SEE HAPPENED(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다면 클릭하세요)가 나오며, 사용자의 흥미를 끌었다. 해당 화면을 클릭하면 영상의 풀버전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링크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Fast Forward 광고도 중간 내용을 보여주지 않고 시작과 끝부분을 15초 안에 잘라서 보여주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보여줬다. 빠른 전개, 숨겨진 기상천외한 반전을 찾도록 하는 연출 기법을 통해 원하는 영상을 감상하려던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광고를 탐색하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광고의 초반부와 결말만으로 짧게 압축된 15초 프리롤 광고 외에 결말의 비밀을 확인할 수 있는 1분 30초 분량의 확장판 광고까지 만들었다.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며, 광고 노출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가이코 ‘Fast Forward’의 Forest 광고
오락 프로그램과 같은 광고로 시선을 사로잡다.
가이코 ‘Crushed’
2017년에 공개된 가이코의 최신 유튜브 캠페인 ‘Crushed’는 오락 프로그램 같은 15초 분량의 프리롤 광고 시리즈를 제작했다. 에피소드마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해 사용자가 오락 프로그램을 시청하듯 재밌고 흥미진진한 영상을 연출했다. 광고를 스킵하지 않고 집중하게 만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보여줬다.
Crushed ‘Massage’ 광고를 살펴보자. 영상은 남성을 마사지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영상의 시작과 함께 남성의 내레이션이 들린다. “The following ad is being condensed for your viewing convenience(다음 광고는 유튜브를 시청하는 여러분들의 편의를 위해 분량을 압축했다).” 그러자 가이코의 로고가 보이는 거대한 파란색 벽이 스크린의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면서 광고 속 배경과 인물들을 모두 덮어버리려 한다. 거대한 벽이 광고 속 화면을 덮치는 익사이팅한 순간에 등장인물들은 가이코 보험 서비스의 혜택과 장점을 빠르게 이야기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15초 분량의 광고는 사용자 관점에서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 길이지만, 가이코는 거대한 벽이 스크린 화면을 덮어버리며, 마치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색 장면을 연출했다. 가이코는 다섯 개의 Crushed 광고 시리즈를 통해 유튜브 사용자가 광고를 계속 보고 싶게 만들었다. 보험 상품 및 서비스를 소개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전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광고 조회수를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가이코 ‘Crushed’의 Massage 광고
https://www.youtube.com/watch?v=5zpjcC3P2MQ
가이코 ‘Crushed’의 Racquetball 광고
https://www.youtube.com/watch?v=Ar68sfnPq0E&list=PLwTsyIROsachvBDge5QNkR_UItWQJFTFj
광고 같지 않은 광고가 최고의 광고다
이와 같은 광고의 정의를 마케터나 크리에이터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사용자 관점에서 ‘광고처럼 느껴지지 않아 사용자가 더 탐색하고 경험해보고 싶게 만드는 광고가 가장 좋은 광고다’라 해석할 수 있다.
가이코의 크리에이티브는 유튜브 프리롤 광고에만 제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플랫폼을 사용해 어떤 내용의 광고를 만들든지 사용자의 영상 콘텐츠 소비 방식과 습관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그들이 좋아하고 열광할만한 내용이나 메시지를 담아내는 아이디어가 보다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급변하는 모바일, 웹 콘텐츠 시장에서 디지털 영상 플랫폼이나 제작사들이 더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로 사용자들과 소통하려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가이코의 유튜브 프리롤 광고 캠페인은 사용자가 찾아보고, 즐기고 싶은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크리에이터나 마케터들에게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안겨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