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취향을 만나는 팟캐스트 채널
자유롭고 또렷하게, 개인의 취향이 드러나는 공간
*본 콘텐츠는 음성 서비스가 지원됩니다.
콘텐츠를 기획하는 이들이라면
지금, 팟캐스트
AI 스피커의 급부상에 따라 음성인식 시장이 발달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음성 콘텐츠 플랫폼 ‘팟캐스트(iPod+Broadcast)’가 최근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애청자 입장에서 팟캐스트가 AI 스피커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고 말하기엔 이미 그 안에는 양질의 콘텐츠가 가득했다. 콘텐츠 가뭄 현상에 시달릴 때마다 출구 역할을 해주기도 할 만큼 다양한 기획으로 가득하고 그만큼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자랑하기도 하니까. 이번 특집은 콘텐츠 측면에서 팟캐스트 플랫폼을 담아봤다.
- 콘텐츠를 기획하는 이들이라면 지금, 팟캐스트
- 당신의 취향을 만나는 팟캐스트 채널
- 팟캐스트를 대하는 전통 미디어들의 자세
- 내 옆자리 디자이너들의 이야기, 디자인 전문 팟캐스트 ‘디자인테이블’
당신의 취향을 만나는 팟캐스트 채널
제작 및 편집에 있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팟캐스트는 어떤 플랫폼보다 다양한 개인이 제작에 참여하는 공간이다. 다른 매체보다 직선적인 ‘말’을 활용하는 까닭에 제작자의 취향이 가장 또렷이 드러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다양한 이들의 가장 내밀한 취향을 만나볼 수 있는 ‘취향 아카이브’인 셈이다. 물론, 카테고리며 주제며 형식이 워낙 다양해 마음 맞는 콘텐츠를 만나기까지 발품을 꽤 팔아야 하고, 가끔은 헛발을 짚기도 하지만, 혹시 아는가. 발 헛짚은 채널에서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게 될지.
그 어떤 콘텐츠 플랫폼보다 개인의 취향이 자유롭게, 또렷이 드러나는 공간, 이 중에 네 취향이 하나는 있을 거라며 한번 헤매보라고 옆구리 찌르는 것 같은 공간, 팟캐스트를 잠시 헤매보자.
수다 떨고 싶은 당신에게
팟캐스트의 재미는 단연 ‘대화’를 듣는 데 있다. 무슨 주제를 다루건, 그것을 담은 말이 역동적이면 듣는 즐거움은 배가한다.
한 사람이 진행하는 방송은 바로 청취자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정보성 콘텐츠는 차분한 어조로 전달되기도 한다. 두 사람 이상이 출연해 말을 나누는 콘텐츠의 경우, 말이 빠르게 오고 가며 서로의 말을 튀기고 굴리는 솜씨에 감탄하며 콘텐츠를 듣기도 한다.
‘시간이 소중한 우리를 위한 취향 공동체’를 주제 삼아 넷플릭스, 고전문학, 제품을 리뷰하는 팟캐스트 ‘더파크’는 핑퐁처럼 오가는 대화를 듣는 재미로 찾는 채널이다. 리뷰는 두 ‘친구’의 ‘수다’에 담긴다. 여타의 수다에서처럼, 별안간 주제와 상관없는 ‘드립(말장난)’ 잔치가 벌어지기도 하고, 삼천포로 빠진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도 한다. 덕분에, 청취자는 소위 ‘각 잡고’ 방송을 들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난다. 리뷰의 카테고리가 넓어 어지간하면 취향인 콘텐츠를 하나는 만날 수 있다는 점 역시 청취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채널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청취자는 콘텐츠 중 취향에 맞는 대상을 다루는 리뷰를 골라잡아, 그들이 벌이는 한바탕 수다를 함께 하면 그만이다.
글 쓰는 정우성 작가, 그림 그리는 이크종 작가가 함께한 방송인 만큼, 팟캐스트 채널에 연재되는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으로 변주한다는 것도 매력 중 하나다. 음성을 1분 30초 안팎으로 편집해 이크종 작가의 그림과 함께 담은 영상이 유튜브 채널에 연재되고 있다.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에세이 및 카툰이 연재된다. 더파크에 관해 더 궁금한 이들은 이들의 웹사이트(the-park.co.kr)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덕질 동지가 필요한 당신에게
누구든 꼭 하나는 ‘덕질’하는 것이 있다. 아이돌을 덕질 하는 사람도 있고, 애니메이션을 덕질하는 사람도 있다. 축구를 덕질하는 사람도, 치킨을 덕질하는 사람도 있다. 분야는 다채롭지만, 누구든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이것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점은 비슷하다. ‘덕질’은 그 대상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일까지를 포함한다. 와중, 좋아하는 대상은 있으나 ‘덕질’은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난다. 덕질의 비주류 분야라 ‘커뮤니티’를 이루지 못한 경우가 그렇다. 서로를 수소문하기 위해 ‘오픈 카톡방’같은 것을 만들기도 하지만, 소수의 인원이 주고받는 대화는 아무래도 왁자하게 떠드는 것보다는 덕질의 재미가 덜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의 좋은 점은 적어도 내게는 언제나 좀 더 시끄럽게 떠들 만한 것이니까.
팟캐스트의 ‘개인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채널은 이렇듯 커뮤니티를 이루기 어려운 분야에서 결핍된 덕질을 하는 이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방송을 진행하는 곳이다. 생각에 곁들이는 소품으로 자주 다뤄지는 ‘커피’를 생각의 주제 삼은 팟캐스트 ‘커피위크’도 그런 채널 중 하나다.
“한 주간 쏟아진 커피 뉴스 속에서 의미 있는 키워드를 뽑아내 얕은 식견을 가진 패널들이 대담하게 이야기 해봅니다”라는 설명 아래, 작년 6월부터 꼬박 연재되고 있는 콘텐츠 커피위크는 커피와 관련된 거의 모든 이슈를 다룬다. ‘커피 시장’ 등의 다소 전문적인 주제부터, ‘커피 여행지 추천’ 등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주제까지 그 무게감도 다양하다. ‘편의점 콜드브루 습격사건’처럼 리뷰성 콘텐츠도 있다. ‘커알못이 커피에 눈을 뜨기까지의 여정’이라는 제목의 콘텐츠에서는 패널 중 한 명이 커피에 소위 ‘입덕(특정 분야에 입문)’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커피 관련 행사에 다녀 온 후기는 ‘직관 후기’를 떠올리게 한다. 모두 팬 커뮤니티라면 발견될 법한 카테고리다.
귀에 휴식이 필요한 당신에게
2014년 노르웨이 국영방송 NRK는 7시간 동안 철로를 달리는 기차의 창밖만을 보여주는 방송을 송출했다. 이 방송을 보기 위해 수많은 시청자가 TV 앞에 모여들었다. 영상 스트리밍 채널 넷플릭스에는 화면 보호기 같은 영상이 여럿 서비스된다. 벽난로 속 모닥불을 보여주거나(벽난로 4K: 가상의 따뜻한 자작나무 벽난로) 열두 종의 해파리가 돌아다니는 바닷속을 한 시간 동안 비춘다(Jellies). 모두 ‘마음의 안정’ 식의 설명이 달려 있다.
팟캐스트 채널 중에도 그런 채널이 있다. 말에 물리고 사람에 지치고 노랫말은 차치하고 멜로디가 있는 음악조차 듣기 버거울 때, 아무 의도도 없는, 다만 ‘채집’된 소리를 듣고 싶을 때 찾아들 수 있는 공간 같은 채널.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서비스되는 ‘어쿠스틱 포토(Acoustic Photo)’는 이석민 사운드 디자이너와 김미경 사진작가가 협업한 사운드스케이프(환경 또는 상황을 소리로 표현한 창작물) 작업물을 연재한 채널이다. 두 작가의 10여 년 협업의 결과물을 모은 본 채널은, ‘국립공원’ 곳곳의 소리를 담고 그 공간을 사진으로 남겨 동시 공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공간이 ‘국립공원’인 만큼, 채집된 소리에는 ‘말’이 없다. 범종이 치고, 개울이 흐르고 검은등뻐꾸기며 호랑지빠귀가 운다. 각 콘텐츠는 3분 안팎이다.
‘취향’을 저격할 만한 콘텐츠를 먼저 소개했지만, 팟캐스트에는 취향만큼 ‘필요’를 저격하는 콘텐츠 역시 많다. 일이나 공부를 하면서 문득 궁금해진 그러나 어디서 정보를 얻기는 막막했던 주제를 다루는 독특한 미디어의 팟캐스트 채널을 이어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