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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기획하고 실행하라

광고·홍보회사들도 클라이언트를 위한 일 이외에 직접 (B to B나 B to C) 자사의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을 만들어 내지 못했었다.

광고, 홍보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하는 인재들은 보통 기획에 뛰어나다.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가 잘되도록 많은 연구를 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좋은 전략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그렇게 해서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가 크게 확장된 사례도 많이 경험하고 보아왔다. 그런데 예전에는 이런 인재들이 정작 자기 비즈니스는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광고·홍보회사들도 클라이언트를 위한 일 이외에 직접 (B to B나 B to C) 자사의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을 만들어 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광고·홍보 회사들이나 그곳에서 일하는 인재들이 직접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캐릭터를 만들어서 콘텐츠를 만들고 상품화한다거나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등의 일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나 온라인 미디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한다. 이런 추세는 국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남의 일만 대신해주는 게 아니라 내 일을 직접 만들어 보자는 생각인 거다. 기업들도 인재들을 모아서 사내에 인하우스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등 서로의 경계가 흐릿해 지고 있다.

선릉역 부근에 위치한 ‘최인아 책방’은 얼마 전 오픈 1주년이었다. 이 책방을 준비할 때, 서점 비즈니스를 안다고 하는 분들은 모두가 말렸다고 한다. 책은 계속 덜 팔리고 문을 닫는 서점도 많은데 대형 서점도 아니면서 선릉에 서점을 연다는 것이 그들 눈에는 미친 짓으로 보였을 터. 하지만 최인아, 정치헌 두 공동대표는 서점의 ‘업의 본질’을 다른 각도로 보고 ‘최인아 책방’을 시작했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다. 이곳에서 다양한 강연회도 열리고 음악회도 열린다. 생각이 공유되는 공간이 된 것이다. 광고를 업으로 삼은 사람이 조금 다른 분야로 창업해서 성공하는 좋은 사례라 생각된다.

친하게 지내는 청년 중에 광고회사의 아트 디렉터로 일하는 이가 있는데 그는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친구 둘과 함께 공익적인 기획과 실행을 했다. 그들이 주의 깊게 본 것은 홍대 근처에서 마시다가 남긴 음료수 잔들의 문제였다. 그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남은 음료수를 버리는 장치를 고안해 냈다. 기존 도로변 쓰레기통 옆에 링거병 모양의 음료 버리는 통을 만들어서 거기에 남은 음료를 쏟아 버리면 연결된 호스를 따라서 하수구로 버려지게 한 것이다. 이들은 이 장치에 이름을 붙였는데 그 이름은 ‘저음비버’였다. 저음을 내는 비버 같은 느낌을 주는데 실제 상징 디자인도 이 동물 비버 모양으로 만들었다. ‘저음비버’는 ‘저에게 음료를 비우고 버리세요’라는 말의 앞글자만 모은 것이다. 올여름 홍대 앞에서 이 ‘저음비버’를 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무더위에 시원한 음료를 들고 다니면서 마시지만 어떨 때는 양이 많아서 남기기가 쉽다. 그럴 때 부근에 간편히 버릴 수만 있다면 좋겠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남긴 채로 음료수 잔을 두고 갔던 것이다. 누군가의 문제 해결 노력이 한 지역을 좀 더 쾌적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좋은 케이스였다.

호주의 광고회사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기획으로 ‘Meet Graham’이란 캠페인을 만들어 역시 세계 주요 광고제의 상을 받으며 시선을 끌었다. 세계 각지에서 멋진 기획들이 이 순간에도 실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 기획들은 인간의 삶을 보다 좋게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기획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그 기획을 실행하는 일은 아주 짜릿한 흥분을 가져다 준다. 나의 기획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행동을 바꾼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요즘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은 일본의 츠타야 서점 창업자인 마츠다 무네아키가 쓴 <지적 자본론>이란 책이다. 이 책에는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들이 잘 설명돼 있다. 작은 도시를 활기차게 만드는 기획, 딱딱한 도심을 행복한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기획 등등 세상을 바꾸는 기획의 힘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 주변을 잘 둘러 보면 참신한 기획으로 환경을 바꿀 분야가 참 많아 보인다. 지역사회, 학교, 회사 등 그 대상도 다양하다. 넘치는 에너지와 아이디어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기획들을 많이 실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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