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억명 돌파한 유튜브 프리미엄, 꾸준한 성장의 비결은?
유튜브의 ‘락인(Lock-in)’ 전략 집중탐구
지난 2월 1일, ‘유튜브(Youtube)’의 구독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Youtube Premium)’의 구독자 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 2020년 약 2000만명에 그쳤던 구독자 수가 4년 새 다섯 배로 뛴 것이다.
2000만에서 1억이라는 성장 폭도 놀랍지만, 더욱 눈여겨볼 것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7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대표적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룡 기업 ‘넷플릭스(Netflix)’의 성장 추이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연평균 성장률은 8.6%에 불과하며, 특히 2022년 상반기에는 치열한 경쟁 여파로 117만명의 구독자 감소를 겪기도 했다.
OTT 가운데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하는 넷플릭스조차 성장률에 있어 기복을 보이는 가운데, 유튜브 프리미엄이 이처럼 꾸준한 성장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오늘은 유튜브 프리미엄의 성공 전략을 들여다본다.
낮은 진입 장벽의 구독 모델… 빠른 성장 밑거름
2005년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시작한 유튜브는 광고에 수익 기반을 두고 설계됐다. 이는 구글에 인수된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때에도 동일했다. 이처럼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OTT 구독 모델을 ‘AVOD(Advertising VOD)’라고 부른다.
2015년 공개된 유튜브 프리미엄은 ‘SVOD(Subscription VOD)’로 분류된다. 매달 구독 요금을 지불하면 광고 제거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형태로, 이처럼 유튜브의 구독 모델은 고객을 AVOD에서 SVOD로 이동시키는 형태로 구축됐다.
이는 소비자가 인지 단계에서 점차 충성 단계로 넘어가는 ‘마케팅 퍼널(Marketing Funnel)’에 충실한 구조다(관련 콘텐츠: [HOW TO 마케팅] ‘마케팅 퍼널’이란?) 요컨대 무료로 제공받는 유튜브 콘텐츠가 마음에 든 소비자는 광고 제거 외에도 이어보기, 오프라인 저장 등 콘텐츠 감상 환경을 개선시켜 주는 프리미엄 요금제로 들어서며 더욱 충성도 높은 고객이 되는 여정이 구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다른 OTT는 어떨까? 대부분의 OTT는 유튜브와 정반대의 성격을 띄고 있다. 가격이 높은 대신 여러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SVOD를 기본으로 한다. 해당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구독료 지불이 강제되는 구조다. 비용이 전제되다 보니 신규 유입에 문턱이 생긴다. 대부분의 OTT가 한달 무료보기나 할인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유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초기 진입 장벽이 낮은 유튜브는 다른 OTT에 비해 유료 구독자를 끌어 들이기 쉬운 구독 모델을 갖춘 셈이다.
마케팅 데이터 전문 기업 비즈스프링의 한 관계자는 이와 같은 유튜브의 전략에 대해 “타 플랫폼 대비 유튜브의 프리미엄 구독 전환율이 높은 가장 큰 요인은 별도의 과금이 없는 데 더해 회원가입 절차 없이도 감상이 가능한 점”이라며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플랫폼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경쟁사와 플랫폼을 인지하는 잠재 고객의 수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똑같은 전환율이라 해도 퍼널의 시작점의 모수에 따라 전환된 고객의 수, 성과가 월등히 차이날 것”이라 전했다.
락인 효과 1: 고갈되지 않는 콘텐츠
SVOD를 기본으로 한 구조는 구독 요금 상승과 더불어 OTT 간 콘텐츠 분산으로 ‘OTT 구독 피로’라는 현상을 낳았다. 실제로 국내만 하더라도 2023년 전체 OTT 사용자는 평균적으로 2.1개의 OTT를 구독하고 있다.
구독 피로로 인해 OTT를 정리하기 시작한 소비자의 움직임은 넷플릭스도 피해가지 못했다. 2022년 상반기에 나타난 구독자 수 감소도 이와 같은 시장 변화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OTT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AVOD와 SVOD의 중간에 위치한 ‘HVOD(Hybrid VOD)’를 선보였다. 돈을 적게 받는 대신, 콘텐츠 제약, 광고 송출 등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요금제다.
이처럼 OTT 업계가 HVOD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유의미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인은 콘텐츠의 특성에 있다.
작년 한국언론정보학보에 실린 고려대 미디어학과 논문에서 연구진은 사람들이 OTT를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몰아보기 등에 따른 콘텐츠 고갈’을 꼽았다. 몰아보기는 한번에 두 편 이상의 콘텐츠를 감상하는 형태로, 이처럼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OTT가 제공하는 콘텐츠 고갈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OTT가 제공하는 방대한 콘텐츠가 고갈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아무리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도 그 중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는 한정적이기 마련이다. OTT가 계속해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기 위해 알고리즘 개발에 몰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유튜브는 사정이 다르다. 개인, 인플루언서, 연예인, 기업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생산되는 콘텐츠는 끊임없이 소비자의 입맛을 자극하고, 채널이 많은 만큼 생산 속도와 양 또한 방대해 콘텐츠가 고갈될 가능성이 적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기준 유튜브에서 1분에 생산되는 콘텐츠 양이 400시간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콘텐츠가 끊임 없이 생산된다는 점, 숏폼 등 다양한 형식의 영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은 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락인 효과 2: 다양한 부가 기능
유튜브 프리미엄이 제공하는 여러 기능 또한 지속적인 구독자 수 증가를 야기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의 경우 광고 제거, 백그라운드 재생과 이어보기 등 감상 환경 개선과 관련된 기능 외에도 별도 추가 요금 없이 ‘유튜브 뮤직(Youtube Music)’이 제공되고 있어 멜론 등 스트리밍 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유튜브 뮤직은 236만명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를 기록하며 231만명을 기록한 멜론을 추월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매력적인 기능들은 소비자로 하여금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락인 효과를 구축하는 근간이 된다.
더해서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을 내제한 유튜브 이용자들 또한 유튜브 프리미엄의 지속적인 성장의 근간이 된다. 2023년 유튜브는 무려 27억명에 달하는 활성 사용자 수를 기록한 거대 플랫폼이다. 요컨대 마케팅 퍼널의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한 1억명의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 외에도 27억명의 고객이 마케팅 퍼널의 입구에서 다음 단계로의 진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촘촘한 락인 그물, 소비자 이탈을 지우다
마케팅 퍼널은 100년도 넘은 개념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중요하게 여겨지는 까닭은 그 효율성이 오랜 기간 입증됐기 때문이다. 모든 비즈니스가 마케팅 퍼널의 구조를 따를 수는 없겠지만, 단계적 진입을 통해 소비자의 유입 문턱을 낮추는 구조는 서비스에 적용할 수만 있다면 분명 가시적인 효과를 보인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성장에 구조적인 이점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유튜브의 락인 전략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을 통해 소비자 유입의 첫 단추를 잘 꿰었기 때문이다. 더해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2중, 3중으로 겹쳐진 그물망 같은 락인 전략이 소비자 이탈을 최소화 시킨 점 또한 유튜브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예로 유튜브의 락인 전략 중 하나인 유튜브 뮤직의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와 OTT 2중 구독에서 오는 소비자의 부담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2023년 13세 이상 국민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은 77%, 전체 국민의 OTT 이용률은 86.5%라는 큰 교집합을 가지고 있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있어서도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에 존재하는 수 많은 ‘플레이리스트 콘텐츠’를 음원화 할 수 있게 만듬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유튜브의 성공은 결국 다양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그 위에 락인 효과를 실현하는 촘촘한 그물을 2중, 3중으로 촘촘하게 덧댄 결과다. 소비자를 사로잡고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 고민이라면, 유튜브의 사례를 통해 얼마나 맛있는 콘텐츠가 준비돼 있으며, 그 위로 얼마나 실효성 있는 그물이 펼쳐져 있는지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