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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일’하는 공간 역시 변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술 발전에 따른 시대 변화는 ‘일’의 형태와 인식을 바꾸었고, 그것은 결국 일하는 ‘사람’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물론 아직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정해진 사무실에서 정해진 일을 하고 있고, 디지털 장비만을 챙겨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는 것이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그렇다 해서 일상의 업무 환경이 과거와 100% 같다 보기도 어렵다. 최근 카페에서 일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이들을 가리키는 ‘코피스족’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딱딱하고 삭막한 일터가 아닌 놀이터를 연상시키는 사무실은 이전부터 주목 받았고, 사무실과 공장에 기술이 들어와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으며, 그런가 하면 업무 공간을 공유하며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업하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떠오르는 공간 개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옥상에 공원 및 달리기 트랙이 설치된 Adobe 런던 사옥

공간이 결과물을 만든다

구글, 페이스북, 어도비. IT분야 종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입사를 꿈꿔봤을 선망의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은 서로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기업이라는 점은 기본이고,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다는 점이다. 여기에 또 한가지, 이 기업들에서는 자리 별로 나눈 각진 파티션, 딱딱하고 네모난 책상 보다는 흡사 놀이터나 공원 등을 방불케 하는 업무 및 휴식 공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포춘의 칼럼니스트 스탠리 빙은 글로벌 리더 기업들의 새로운 업무 환경 트렌드를 꼽으며, 사무실 공간 및 그 분위기가 직원들의 태도와 사고 등 기업 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점진적으로 업무 방식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앞에서 언급한 기업들 외에도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들 중에는 회사 내에 육상 트랙이나 실내 암벽등반 시설 등을 설치하거나 심지어 대관람차를 들여 놓는 등 파격적 행보를 이어가며 혁신적인 업무 공간을 두는 곳들이 많다.


▲Activision Blizzard 사무실 내에 설치된 게임존

공간의 혁신은 계속된다

지난 9월 초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준공식을 갖고 신사옥 시대를 개막한 KEB하나은행은 새로운 공간으로의 이전과 동시에 스마트 오피스 시대를 알렸다.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과감히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함으로써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업무 혁신을 예고한 것이다. 직원들은 개인 컴퓨터로 보던 업무를 공용 컴퓨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처리하게 된다. 또 개인 컴퓨터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만큼 마치 도서관과 같은 자율좌석제를 도입했다. 이렇듯 기존 사무실과 전혀 다른 근무 환경이 예상돼 직원들의 기대감도 굉장히 높았다고 한다. K뱅크를 시작으로 최근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까지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기존 시중은행들은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맞서 KEB하나은행에서 내놓은 그 첫 번째 해답, 바로 ‘공간’의 혁신이다.


▲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스마트오피스 전경 (사진= 동아피엠)

제2의 사무실, 그리고 코피스족

우리가 카페에 가는 이유는 꼭 커피음료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다. 정말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는 테이크아웃해서 오면 그만일 뿐. 돌이켜보니 기자 역시 최근 카페에 들러 자리에 앉아 그곳에 머물렀던 행위의 주 목적은 동료들과 기획회의를 한다거나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는 멀쩡한 사무실과 회의실을 두고 굳이 왜 카페를 찾을까? ‘뭐긴 뭐야, 겉멋이나 들어서 그렇지!’라고 왠지 어머니의 잔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데, 다행히도 캐나다의 한 대학교 연구결과가 타당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연구팀이 배경 음향이 창의성과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창의성에 있어 ‘보통 소리(약 70 데시벨 정도로 일반적으로 카페에서 들리는 음악과 대화로 인한 소리 수준)’ 환경에서 월등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길 하나 건너면, 골목 하나 지나면 눈에 보이는 것이 카페인 우리나라에서는 그곳에서 매일 살다시피 하는 기획자, 디자이너, 회사원, 학생들을 가리켜 코피스(Coffee와 Office의 합성어)족이라 부른다.

코피스의 진화

그러나 코피스족의 등장에는 당연히 코피스에 가장 큰 공(?)이 있다.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제공함으로써 노트북이나 스마트 폰 등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것뿐인가, 업무에 집중하라고 푹신한 소파는 물론 콘센트, 미팅룸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번 원고를 준비하며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 한가지는 이 코피스라는 용어가 심지어 포털 IT용어 사전에까지 등록돼 있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카페가 이제 하나의 업무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트렌드는 카페의 회전율을 낮춰 운영에 어려움을 줄 가능성도 높은데, 그 대안으로 해외에서 처음 생겨난 안티카페(Anti-café) 개념이 국내에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는 사용 시간에 따라 요금을 매기고 규칙을 정해 내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국 이 또한 카페의 기능이 단순 커피 음료 서비스가 아닌 ‘업무 공간의 제공’이라는 점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따로 또 같이, 공유와 협업의 시너지

시대 변화에 따른 업무 공간의 변화 중 최근 가장 주목 받는 것은 공유오피스,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가 아닐까 싶다. 사전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독립적인 작업을 하는 이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고 협업을 이뤄가는 곳’이라 요약되어 있다. 서로의 생각이나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시킨 뒤 실제 구체화 과정을 거쳐 제품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공간인 만큼, 특히 소규모 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 적합해 인기가 높다. 저렴하게 책정된 월 이용료를 지불하면 사무가구 구입이나 인테리어에 소모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 및 입주사간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기에 뭐랄까 네트워  크를 형성할 수 있는 만남의 장(?)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또 공유오피스 이용자는 소규모 기업이나 모임에 한정되지 않는다. 대기업의 부서 또한 신사업이나 마케팅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입주해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대기업이 공유오피스에 입주하는 이유가 단지 사옥 공간이 부족해서, 혹은 공간에 대한 비용 발생이 우려 되기 때문일까? 그만큼 열린 공간에서의 교류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는 원천이 되고, 이것이 곧 ‘공간’이 지닌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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