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Part 2 – 02. 디자이너, 브랜딩을 이해하다
01. 디자이너, 모바일을 이해하다
02. 디자이너, 브랜딩을 이해하다
03. 디자이너, 모바일 UX 사용성을 이해하다
04. 디자이너, 자신만의 색을 갖다
05. 디자이너, 트렌드를 이해하다
지금은 바야흐로 브랜드 시대다. 여기저기서 브랜드나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말한다. 기업ㆍ제품뿐만 아니라 서울시장까지 나서서 도시를 브랜드화하겠다고 할 정도다. 모바일 시장에서도 이 흐름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브랜드를 잘 구축한 앱이 성공하는 현상은 오늘날 뚜렷하게 나타나며, 특정 앱은 사용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돼 다른 앱으로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함’을 전한다.
매일 천 개 이상의 앱이 출시되고 있다. 앱 시장에서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함’은 제작사의 성장동력이자 경쟁력이 된다.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수가 이미 각 70만 개를 돌파한 지금 그 ‘특별함’ 없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메시징 서비스 앱’이라고 하면 당신은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카카오톡? 라인?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앱이 있지만 지금 스마트폰에서 당신이 사용하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새로운 앱이 생겨도 사용자 머릿속에 이미 메시징 서비스를 대표하는 앱은 고정돼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브랜딩은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른 앱으로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특별함’을 만드는 과정. 그것이 바로 브랜딩이다.
① 브랜드? 브랜딩?
많은 디자이너가 브랜드와 브랜딩의 개념을 혼동한다.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많은 디자이너가 말하지만 정작 브랜드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브랜드는 무형적 개념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정리돼야 서로 의미전달이 가능하다.
①-① 브랜드란 무엇인가?
우리는 브랜딩를 논하기 전에 브랜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브랜드에 관한 정의는 많지만, ‘판매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분하고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독특한 이름이나 상징물(로고, 등록 상표, 포장 디자인 등)을 의미한다’는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 교수의 정의가 가장 적합한 개념이다. 어렵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속성을 말하는 것’이며 ‘다른 제품과 구별하는 모든 것’이다. 이것은 사용자가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도록 하며, 이 감정은 다른 서비스와 차이를 만들어 상품에 특별함을 부여한다. 모바일 앱 시장은 이미 레드 오션에 들어섰다. 앱 기능 또한 상향 평준화돼 앱 간 기능 차이가 거의 없다.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에 올라도 금방 사라지기 쉽다. 개성을 갖는 특별한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건 당연하다.
①-②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브랜딩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경쟁사와 차별화해 성공하게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즉 ‘브랜드’라는 특별함을 만드는 과정이 브랜딩인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선행 작업(브랜딩)이 필요하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앱 론칭 후 5년을 연명하는 기업 수가 20%도 안 되고, 1년 이상 앱 시장 카테고리 랭킹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앱이 극소수다. 어려움을 피할 수 없다면 극복하는 한 가지 방법은 즐기는 것이다. 우리는 브랜딩 과정에서 구축한 브랜드가 힘을 갖게 될 때 맛보는 기쁨이 있다. 이것이 바로 즐기는 것이다.
② 디자인은 스타일링이 아닌 브랜딩이다
디자이너 대다수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로 디자인 스타일링 퀄리티만 보장한다면(한마디로 예쁘다면) 어떤 제품이든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디자이너 간 대화를 들어보면 미적인 부분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에 담겨있는 브랜딩 전략, 철학 그리고 사용성에 대해서는 무시한 채 말이다. 미적 요소도 물론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관대하며, 무엇인가를 구매할 때 미적 요소가 구매 행동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윈도우 점유율이 90%가 넘는 국내 시장에서 맥(Mac)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중 대다수는 맥의 외형적 디자인을 원할 뿐, 맥 OS 대신 윈도우 OS를 설치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윈도우 OS 사용자는 맥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윈도우에 최적화되지 않아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며 조작키 배치도 다르기 때문이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그 제품 디자인을 원하는 것은 미적 측면을 넘어 그 안에 철학과 가치를 담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 브랜드가 단순히 예쁘기만 했다면 짧은 관심으로 끝났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브랜드의 디자인 속에 숨겨진 가치와 철학을 보는 것이 인간의 습성이다.
③ 대체 불가의 앱을 만들자
경쟁사 앱의 서비스와 디자인은 모방할 수 있지만 철학이 빠진 브랜드 모방은 아류일 뿐이다. 브랜드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대체할 수 없음’이 아니겠는가. 대부분의 앱은 다른 앱으로 대체된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 앱이 있고, 기능과 UX가 더 훌륭한 앱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사용해오던 서비스를 쉽게 바꾸는 사람은 없다. 많은 앱이 기능상 상향 평준화됐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하다. 이미 그 서비스는 소비자의 머리 속에 브랜드로 깊이 각인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다양한 SNS가 있어도 쉽게 ‘페이스북’을 대체할 수 없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다른 SNS 메인 컬러가 파란색이면 페이스북 아류로 느끼고 있다. 이는 페이스북에서 오랫동안 파란색을 기본 컬러로 꾸준히 브랜딩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맞춤복처럼 어울리는 ‘자기다움’을 브랜딩으로 구축한 것이다.
브랜드가 녹아있는 나만의 디자인을 구현하려면 이를 테스트해야 하는데 스와프(Swap)테스트가 가장 적당하다. 아이콘을 바꾸는 것뿐 아니라 BI(Brand Identity)를 바꾸거나 요소를 바꿈으로 브랜드의 차별성을 테스트하는 방법이다. 제작자는 ‘다른 서비스 BI로 대체했을 때 어색하지 않는가?’, ‘BI를 손으로 가렸을 때 어느 회사에서 제작한 앱인지 알 수 있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BI 없이도 메시지나 프로모션 등 다양한 요소의 느낌만으로 어떤 브랜드인가를 알 수 있는 앱이 성공한 앱이다. 모든 요소는 브랜드를 담고 있어야 한다.
④ 강력한 앱 아이콘
앱 아이콘은 무엇을 하는 앱인지, 어떤 브랜드인지 충분히 알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모바일 마케팅 중요 요소로 사용한다. 아이콘은 앱의 얼굴이며 사용자의 시선을 끄는 가장 첫 번째 관문이다. 아무리 좋은 앱이라도 아이콘이 형편없다면 철저히 무시당한다. 많은 제작사가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음에도 미적 측면만을 고려해 앱 아이콘을 만든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앱 아이콘은 브랜드를 담아 앱 기능을 알 수 있어야 하고, 수많은 앱 아이콘들 사이에서 눈에 띄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작은 네모 안에 들어가야 한다.
‘배달의민족’ 앱 아이콘을 보자. 공간 제약으로 인해 직접 BI를 표현하지 못했지만, 대신 ‘배달’이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배달 라이더’를 캐릭터화해 ‘배달 음식’과 관련한 앱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스타일링에서도 디자인 콘셉트인 키치(Kitsch)함을 표현해 브랜드를 녹였다. 이 아이콘에 스와프(Swap)테스트를 적용해보자. 다른 앱과 아이콘을 바꿨을 때 어색함이 있는가? 어색하다면 성공한 것이다. 앱 아이콘은 다른 어떤 것보다 진하게 브랜드가 녹아야 하기에 다른 앱에 어울리지 말아야 한다. 배달의민족 아이콘은 좋은 예시다.
⑤ 브랜딩의 핵심은 꾸준함이다
‘낙수가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다. 디자인을 잘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성을 가진 디자이너도 처음부터 실무를 완벽하게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경쟁에서 지더라도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꾸준함이 디자이너에게는 성장 동력이자 능력이며 그것을 이길 수 있는 재능은 없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처음 앱을 론칭한 후, 지속해서 브랜딩을 해야 한다. 브랜드의 완성은 성공보다는 성숙이다. 오랜 시간 자리 잡은 브랜드는 강력하기 때문이다. 볼보(Volvo)가 40년 넘게 안전성 광고를 해온 덕에 우리는 직접 겪지 않더라도 볼보가 안전한 차라고 생각한다. 코카콜라는 1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캠페인 근간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깊숙이 심어놔 인터브랜드 ‘Best Global Brands’에서 2001년부터 2012년까지 12년째 브랜드 가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브랜딩에서 한 가지 콘셉트를 정했다면 소비자가 브랜드를 충분히 인지하도록 일관성을 지키며 반복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브랜드 콘셉트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없다고 중간에 콘셉트를 바꾸면 브랜드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성공한 브랜드는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⑥ 브랜드의 기본은 유지하되 끊임없이 변하라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재밍(Jamming)하라!” 디자인 전략가 마크 고베가 한 말이다. 재즈의 매력은 변주에 있다. 잘 알려진 멜로디에서 시작하더라도 이내 즉흥 연주를 선보이며 몰입을 이끌어낸다. 이것이 재밍이다. 마크 고베는 이 개념을 브랜딩에 도입해 ‘브랜드 재밍’이란 개념을 소개했다(모라비안 유니타스(Moravian unitas) 브랜딩 임계지식 사전, 2011).
앞서 ‘일관성’, ‘지속성’은 브랜딩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유연성’도 필요하다. ‘일관성’이란, 변화하지 않고 원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감에 큰 줄기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한 방향으로의 변화이며, 브랜드를 보여주는 형식과 방법상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 변화는 시대를 반영하고 소비자와 끊임없는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변화가 없는 브랜드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브랜드가 가져야 할 일관성만 강조하면 브랜드 혁신이 방해받기도 한다. 디자이너는 언제나 고객의 시각을 흥미롭게 해 살아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⑦ 브랜드를 사람이게 하라
‘걱정 말고 바보가 되라, 브랜드가 살아있고 호흡하고 실수할 수 있도록 둬라. 사람이게 하라’
– 가이 가와사키 기업컨설턴트 –
사람에게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다가갈 때는 거부감마저 생긴다. 사람의 격(인격)은 다양한 실패와 성공을 밑거름으로 형성된다. 실수는 우리에게 경험을 제공하며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방지한다. 브랜드는 사람과 같아서 브랜딩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방향이 잘못 됐다면 되돌아가면 된다.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자. 이따금씩 생기는 실수는 오히려 브랜드를 인간답게 만들어 줄 것이다.
맥북 에어는 혁신이라는 애플의 철학과 가치를 담고 있다. 출시 후 타사에서 철학과 가치는 배제하고 디자인만 비슷하게 나온 제품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가? 성공한 제품은 무엇이 있는가?
스와프(Swap)테스트: 네이버 앱 아이콘에 구글 로고를 적용해보고 코카콜라 병에 펩시 이름으로 대체해봤다. 영 어색한 모습이다. 어색하면 스와프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는 소리다.
배달의민족 앱 아이콘은 ‘배달음식’과 관련한 앱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스타일링에서도 ‘키치’함을 적용해 배달의민족 브랜드 콘셉트를 드러냈다.
1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관성 있는 브랜드 콘셉트로 꾸준히 브랜딩 해온 코카콜라는 12년 연속 전 세계 브랜드 가치 1위 기업이다. 출처: 인터브랜드에서 발표한 ‘Best Global Brands 2012’
(배달의민족 내부 프로모션 & 스플래시 화면) 배달의민족은 ‘키치’ 콘셉트를 유지해 지속적으로 브랜딩 해왔다. 론칭 초기 특이한 콘셉트를 어색해하던 사람들도 지금은 그 자체를 배달의민족스러움으로 인식한다.
구글 두들은 특별한 날마다 로고를 변형해 보여준다. 브랜드 일관성을 잃지 않는 변화로 누구라도 그것이 구글임을 알 수 있다. 이로써 브랜드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소비자에게 주고 소통할 수 있다.
2017 August, Special Issue
Contents
PART 1
Way to Good UX
월간 웹 2010 3월호
좋은 UX를 위한 두 가지, 콘셉트 도출과 리서치
월간 웹 2014 1월호
기업 UX조직, 꾸리고 이끄는 최상의 방법
PART 2
디지털 시대의 디자이너 역할
월간 웹 2013년 2월호
디자이너, 모바일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3월호
디자이너, 브랜딩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4월호
디자이너, 모바일 UX 사용성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5월호
디자이너, 자신만의 색을 갖다
월간 웹 2013년 6월호
디자이너, 트렌드를 이해하다
PART 3
사례를 통해 살펴본 UX
월간 웹 2015 3월호
‘UX디자인’에 대한 당신의 오해를 정정해드립니다
월간 웹 2010 3월호
경험, 그것은 디자인의 본질일 뿐이다
월간 웹 2015 7월호
디자인 일평생 애플 ‘리사’ 디자이너 빌 드레셀하우스
월간 IM 2015 9월호
날 것, 날다 이희현 로우로우 대표
월간 웹 2015 10월호
우리가 어떤 ‘폰트’입니까 우아한형제들X산돌커뮤니케이션의 폰트폴리오
월간 디아이 2016 6월호
디지로그를 말하다 현대카드 ‘디지털 현대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