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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PMㆍPO는 다 힘들어요, 원래 힘든 직무거든요

PM을 하면서 느낀 솔직한 단상

PM이라는 무게

20명 규모의 팀에서 PM을 맡은 지 어느덧 5개월째. 5명 정도의 구성원 사이에서 PM 역할을 맛본 적도 있지만, 그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PM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이 팀에 도움될지, 머리 싸매는 날의 연속이다.

웃고 있지만 울고 있는 PM에게 지쳤냐고 물어봐 주세요(출처. 유튜브 오분순삭)

아직도 답을 찾고 있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PMㆍPO는 원래 힘든 직무라는 것이다. 연차가 많지 않은 주니어라면 몇 배는 더 힘들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직무가 어디 있겠냐만, PMPO가 주로 겪는 어려움에 대해 가볍게 풀어보려 한다.

PMㆍPO는 일이 되게 하는 사람

‘PMㆍPO는 원래 힘든 일이다. 특히 주니어일수록 더.’라는 생각은 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 직무의 주요 업무는 무엇일까?’ 디자이너의 주 업무는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고, 개발자의 주 업무는 좋은 코드를 설계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업개발의 주 업무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럼 PMPO의 주 업무는 대체 무엇일까?

토스는 채용 페이지에 PMPO 직무에 대한 자신들의 정의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게 널리 퍼지며 PM은 ‘가능성이 있는 프로덕트 혹은 서비스를 관리하고 개선하는 역할’, PO는 ‘가설을 검증해 프로덕트 혹은 서비스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역할’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일각에서는 이 정의가 반대로 됐다고 하는데, 여기서 PMㆍPO의 차이나 정의를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라서, 차치하고 넘어간다.

<토스 리더가 말하는 PO가 꼭 알아야할 개념 | PO SESSION>

서비스 관리 및 개선, 가설 검증 및 가능성 검토 모두 PMPO의 주 업무다. 하지만 이들에게 중요한 업무는 따로 있다. 바로 조직 측면에서 ‘일이 되게 하는 것’이다. 함께 일하는 시니어 PM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다. PMㆍPO는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이라고.

‘일이 되게 한다’는 건, 정해진 시간에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결과물을 낸다는 의미다. ‘정해진 시간’과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 중 하나라도 놓치면 일이 됐다고 할 수 없다. ‘정해진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건 스케줄에 기반한 실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고,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가 나오지 않았다는 건 실행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PMPO는 조직의 목표와 일정에 기반해 업무 스케줄을 짜고, 일정에 맞춰 조직을 움직여 질 높은 결과물을 내야 한다.

시간과 퀄리티 모두 잡는 게 중요하다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

한 가지 명심해야 하는 건, PMPO는 조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리더가 팀원의 성과로 자신이 평가받듯, PMㆍPO도 조직이 만들어 낸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즉, PMPO의 결과물은 조직 구성원이 만드는 결과물의 총합이다. 따라서 혼자서는 어떤 의미 있는 결과물도 만들어 낼 수 없다. 유저 스토리 작성 및 화면 설계, 기획서ㆍ정책서 작성을 잘 해봤자, 디자인과 코딩으로 구현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때문에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 안에 사람들을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PMPO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일 잘하는 PMPO는 조직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사실 모든 직군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조직 구성원을 설득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나아가기 위해, 또 원치 않아도 이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PMPO도 당연히 힘들다.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힘든데, 다른 사람을 움직여 조직의 결과물을 만드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까.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

타인을 움직이는 일은 말하고, 듣고, 질문하는 일의 연속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답을 제시해야 한다. 반대로 올바른 질문을 던지며, 이들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평상시에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고, 여러 정보를 논리적으로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느 정도 감정적으로 공감은 해주되, 잘못된 감정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해 이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PMPO가 갖춰야 할 능력은 책ㆍ아티클ㆍ영상 등을 보며 키울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한계가 있다. 몸으로 부딪히고 체험해야 얻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머리로 배운 경험은 100번 실패할 것을 80번으로 줄여줄 뿐이다. 물론 이것도 대단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간극 또한 엄청나다. 그래서 그 간극 사이를 오가는 PMPO은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 직무를 선택한 이상 헤쳐나가야만 한다.

주니어 PMPO는 더 힘들다. 자신보다 직급ㆍ연차가 높고, 나이 많은 구성원을 움직이게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구성원이 좋다 하더라도 주니어에게는 부담되는 일이다. 그래서 자신의 상사를 통해 다른 구성원을 움직이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상사가 없거나, 그 상사마저도 다른 구성원보다 직급과 연차가 낮다면? 자신만의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주니어 때부터 PMPO에 발을 들인 사람의 숙명이다. 대신 그만큼 더 많은 걸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