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의 무궁무진한 가치
동남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광고주와 퍼블리셔들을 위한 제언
여전히 선진국 등을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은 식을 줄 모른다. 그런 가운데 점점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시장 다변화와 비대면 채널 구축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으로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동남아시아는 한국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많은 한국 기업이 꾸준히 이 지역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제품 경쟁력에 비해 시장 점유율을 포함한 전체 실적은 아쉬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지역으로, 한국 기업들은 K-POP·K-웹툰·K-게임 등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통해 시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이 콘텐츠 중 동남아시아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른바 ‘한류’의 중심축 중 하나인 K-드라마다. 최근 오징어 게임 등으로 K-드라마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유럽 등 글로벌 지역에서 인기 콘텐츠로 광범위하게 부상했지만, 한류의 본산은 누가 뭐래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다. 인기 있는 K-드라마는 동남아시아 소비자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마케터가 이를 잘 활용한다면 자연스레 K-드라마 시청자에게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대중문화를 즐기는 엄청난 수의 소비자에 비해 자체 생산 콘텐츠가 충분치 않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K-드라마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K-드라마는 수천만 명에 달하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다. 로맨스 코미디부터 범죄 스릴러·사극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K-드라마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기몰이를 해왔지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이를 시청할 수 있게 되며 더욱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조사를 보면 동남아시아 전역의 OTT(Over the Top) 시청자 중 39%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 등의 여파로 최대 7천만 명의 시청자가 새롭게 이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고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를 집에 머물게 한 코로나19 상황이 K-드라마 열풍을 부채질한 것이다.
월드컵·올림픽과 같은 라이브 스포츠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동남아시아 팬들은 K-드라마에 대해 놀라운 참여와 관심을 보인다. 팬들은 국경을 초월해 K-드라마를 주제로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 확산시키고 있으며 K-드라마에 노출된 특정 브랜드에 대해 열광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K-드라마를 열성적으로 시청하는 층이 16~34세 여성이라는 점이고 이들은 대부분 높은 구매력과 가치를 지닌 소비자층이라는 데 있다. 즉, K-드라마를 활용하면 퍼블리셔와 기업의 마케터는 그들의 핵심 대상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한국 기업들과 퍼블리셔가 채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OTT 플랫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베트남·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현지 OTT 서비스인 뷰(이하 Viu)와 FPT 플레이는 넷플릭스와 1,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Shopee)와 라자다(Lazada)는 이러한 사실에 착안해 Viu와 FPT 플레이를 활용해 높은 구매력을 갖춘 OTT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등 다양한 K-콘텐츠가 인기가 높다. 때문에 현지 OTT 플랫폼 역시 K-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이 OTT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시장 역시 매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례로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기 K-드라마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구매해 방영하고 있는 Viu는 지난해 4분기에 4,600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이 지점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포인트가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불법 사이트를 통해 K-콘텐츠를 시청하는 시청자가 여전히 많다는 사실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필리핀 온라인 인구의 49%가 스트리밍 해적 웹사이트나 토렌트(Torrent) 사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는 비용 부담 없이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며 바로 그러한 이유로 Viu와 같은 광고 시청 기반 OTT가 대세로 떠오른다. OTT에서 광고 시청을 대가로 무료 시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재 이 지역의 시청자들은 불법 사이트를 떠나 Viu 등 합법적인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매우 충성도가 높은 K-드라마 팬들에 의해 구축된 소위 ‘K-드라마 경제(K-Drama Economy)’에 있어 중요하다. K-드라마에 대한 높은 충성도는 해당 프리미엄 콘텐츠를 통해 광고할 때 수준 높은 소비자 수용으로 이어진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Viu를 통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면, 퍼포먼스 측면에서 광고 시청 완료율이 유튜브 및 페이스북보다 무려 60% 높게 보고됐다. 이와 같은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통해 이제 여러 글로벌 브랜드에서는 Viu와 같은 OTT 플랫폼이 가진 매력적인 기회에 대해 파악했고 이러한 상황은 한국 기업에게도 똑같을 것이다.
일례로 최근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경상북도 여행지와 관광자원을 알리기 위해 FPT 플레이 채널을 활용한 광고 캠페인을 단행했다. 해당 캠페인은 단기간에 41만 뷰를 기록하며 기대치의 5배 이상의 클릭률을 기록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필자는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더 트레이드 데스크와 같은 파트너들과 손잡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로컬 OTT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캠페인으로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승현 더 트레이드 데스크 코리아 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