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하기 싫으면 스타트업 PM 하지 마세요
스타트업 PM이라면 반드시 CS를 해봐야 합니다
스타트업 PM이 꼭 해봐야 하는 업무, CS
얼마 전 고객의 컴플레인에 대응하느라, 이틀 동안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답변 가능한 부분은 바로 답변하고, 그렇지 않은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다. 이렇게 지속적인 컴플레인에 최선을 다해 응대했다.
사실 고객의 과실로 일어난 문제라 기업 입장에서 해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앵무새처럼 매뉴얼만 전달한 뒤, 응대하지 않으면 그만인 일이었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은 브랜딩 관점에서 고객 한 명 한 명을 정성스럽게 응대해야만 한다. 때문에 고객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고자 했고, 이어지는 질문과 항의에도 정성을 들여 답변했다.
고객과 직접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다양한 피드백을 들어봤기에 이런 일에 능숙할거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틀 내내 성난 고객을 상대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다. 더군다나 조직과 기업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는데도 컴플레인을 들어야 했기에 더 지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짱구는 못말려>에 나오는 유리 엄마의 토끼 인형이 된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다시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최대한 고객에게 공감하며 친절하게 답변할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고객을 향한 정성 어린 태도가 조직의 성장을 만드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확장 가능하지 않은 일을 하라」에서 크게 감명받은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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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에게 중요한 건 ‘궂은 일 마다 않는’ 태도
하지만 ‘스타트업이라면 고객 한 명을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이 글의 논지는 ‘PM이라면 반드시 CS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CS를 하기 싫다면, PM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러 PM 관련 책에서 ‘사용자 인터뷰 중요성’ ‘고객의 소리 듣기’와 같은 내용을 강조한다.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의 목소리를 제품에 반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사용자 인터뷰는 현장에서 겪는 날 것의 CS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CS는 메일, 전화, 문자로 오는 고객의 컴플레인이다.
CS는 고된 일이다. 어떤 진상을 만날지도 모르고, 예상을 뛰어넘는 컴플레인이 들어올 때도 있다. 투입 시간 대비 높은 가치를 만드는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PM이라면 한 번은 CS를 해봐야 한다. PM이라면 프로덕트와 조직 그리고 비즈니스를 위해 모두가 꺼려하는 궂은 일도 나서서 할 수 있는 태도를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이라면 PM이 나서야 한다. 물론 PM의 주 업무는 CS 대응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컴플레인에 대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CS 대응을 자동화하거나 혹은 CS 담당자를 지정해야 한다.
PM은 멋있기만 한 직무가 아니다
‘PM은 미니 CEO다’라는 유명한 말처럼, 세간에서 PM은 고급스러운 직무로 여겨진다. ‘PM은 연봉이 높다’ ‘PM은 유망하다’와 같은 광고 카피도 이런 편견을 부추긴다. PM은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한 뒤 전략을 짜 제품을 개선하는 ‘멋진 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세간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종종 ‘PM은 청소부’라고 말한다. 꽤 정확한 표현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CEO가 조직에서 진짜 청소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걸 잘 모른다. 리더라면 흔히 ‘짜친다’고 표현하는 자잘한 일을 구성원보다 먼저 자각하고 도맡아야 한다. PM도 마찬가지고. 그런 면에서 PM은 미니 CEO이자 청소부다.
PM은 보이는 이미지처럼 고상한 직무가 아니다. 조직과 비즈니스, 프로덕트를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야 하는 일이다. 데이터 분석 능력, 똑똑함은 그다음 역량이다. PM을 하고 싶다면 혹은 PM을 하고 있다면 명심하자. PM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궃은 일을 먼저 나서서 할 수 있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