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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트렌드

AI 시대 디자인 저작권, 어디까지 왔나

AI 저작권 논의 첨예… 합리적인 저작권 법 만들어져야

생성 AI 열풍이 가장 먼저 촉발된 분야는 다름 아닌 디자인입니다👩‍🎨 UX 전문가이자 인공지능디자인협회를 설립,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미디어대학원 유훈식 교수가 생성 AI 시대에 UI·UX 디자이너가 꼭 알아야 할 이슈, 트렌드를 정리합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자인 작업이 많아지면서 저작권에 대해 궁금해 하는 디자이너가 늘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저작권 법은 어디까지 왔을까요? 저작권 논쟁을 둘러싼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저작권 인정을 거절 받은 AI 창작 수상 작품

제이슨 M. 앨런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자료=작가)

제이슨 M. 앨런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AI 창작물과 저작권에 관한 이해를 돕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지난 2022년 앨런은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를 활용해 작품을 생성, 이를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 제출하여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앨런은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을 명시했고 대회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AI로 작업했음에도 대회 규정을 준수했기 때문에 수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저작권 등록은 거절됐습니다. 현행 저작권법 하에서 AI에 의해 생성된 작품은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학계에서는 AI가 생성한 작품이 기존의 작품 패턴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기계적으로 적용한 결과라고 보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창작 표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판단합니다.

저작권을 부분적으로 인정 받은 AI 창작물

크리스 카쉬타노바가 만든 ‘새벽의 자리야’는 AI로 생성된 작품으로, 저작권 등록 과정에서 특별한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카쉬타노바가 가까운 사람들을 잃은 후의 외로움과 슬픔을 표현한 것입니다. AI 프로그램 ‘미드저니’를 사용하여 2주 동안 약 17장의 그림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크리스 카쉬타노바가 만든 ‘새벽의 자리야’는 AI 창작물 저작권을 부분적으로 인정 받았다

2022년 카쉬타노바는 자신이 창작한 이 그림책에 대해 미국 저작권청에 저작권 등록을 신청했고, 처음에는 등록이 승인되었습니다. 이는 저작권청 직원의 검토 과정에서 스토리와 그림의 구성이 사람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카쉬타노바의 작업 방식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림 각각은 AI에 의해 생성된 것이며, 이는 저작권법 상 보호 대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영역에 속합니다.

해당 작품은 스토리와 대본에 대한 저작권만 인정 받을 뿐 이미지에 대해선 저작권을 얻지 못했다

결국, 이듬해인 2023년 초 저작권청은 초기 결정을 재검토하여 ‘새벽의 자리야’의 저작권을 부분적으로만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이는 스토리의 시나리오와 그림의 구성 및 배열과 같은 창작 활동에 대한 인간의 기여를 인정한 것이지만, 개별 그림 자체가 AI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전체 작품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제한한 것입니다. 카쉬타노바는 스토리와 대본에 대한 저작권만 인정 받을 수 있었고 이미지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얻지 못했습니다.

저작권을 인정 받은 최초의 AI 창작물

중국 블로거 리우가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생성한 이미지가 최초로 저작권을 인정 받았다

AI 생성 이미지에 대한 최초의 저작권 인정 사례는 중국에서 나타났습니다. 리우라는 블로거가 스테이블 디퓨전을 이용해 생성한 이미지가 그 대상인데요. 리우는 다양한 프롬프트와 설정 조정을 통해 이미지를 창조했고, 이 과정에서 지적 투자와 개인의 미적 선택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023년 말 베이징 인터넷 법원은 리우의 창작 과정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독창적 작업으로 간주되어야 하기 때문에 AI를 사용한 것이라 해도, 저작권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세계 두 번째로 저작권을 인정 받은 국내 영화

지난 1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영화 ‘AI수로부인’이 한국에서 저작권을 인정받아 편집저작물로 등록되었습니다. 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두 번째로 꼽히는 사례로 생성 AI 저작물에 대한 법적 인식의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AI수로부인은 저작권을 인정 받은 세계 두 번째 영화 사례다

이 영화는 나라지식정보의 산하 영화제작사 나라AI필름에 의해 제작되었으며, 다양한 AI 프로그램의 결합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대형언어모델(LLM)인 ‘GPT-4’ ‘클로바X’ ‘GPT-3.5’를 활용해 시나리오를 생성하고,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비디오 생성 AI ‘젠2’ ‘D-ID’로 영상을 구축하고, ‘클로바더빙’으로 캐릭터의 목소리까지 AI가 생성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운드로우’를 이용해 영화 음악까지 AI가 제작했습니다. 나라지식정보는 모델의 미세조정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M)도 함께 작품 제작에 활용했습니다.

이 영화의 저작권 등록 과정에서도 창작 기여도의 강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AI 기술의 진화와 함께 창작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과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인정할 것인지는 앞으로 IT 산업과 법률계에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AI 저작권 가이드 발표

이런 저작권에 대한 많은 논의 속에서 정부에서도 발빠른 대응을 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는 AI 관련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발표, 국내 최초의 AI 저작권 안내서를 제공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였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은 AI 저작물의 저작권 등록 기준, AI 사업자 및 이용자의 책임, 그리고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중요한 지침을 담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저작권 가이드라인(자료=아시아경제)

중요한 것은, 인간의 창의적 개입 없이 AI에 의해 독립적으로 생성된 산출물은 저작권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창작물이 인간의 사상과 감정의 표현이라는 저작권법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AI 사업자는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사용하는 데이터에 대한 적법한 권리 확보가 필수적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에 대한 우리의 자세

AI 기술의 활용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저작물을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것은 많은 주의를 요합니다. 특히 공개된 저작물이라 할지라도, 저작권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이를 활용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 서비스 제공자는 저작물의 출처 및 이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 저작권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 마련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또한, 저작권자는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작물이 AI 학습에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 이를 명시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 조치를 통해 AI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저작권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AI 이용자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방안이 될 것입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저작권 법

AI 기술이 촉발한 저작권 문제는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앞으로 창작자들은 더 많은 AI 기술로 창작물을 만들어낼 것이고 이에 대한 합리적이고 실제적인 저작권 법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들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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