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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원 이모티콘 시장, 나도 부업이나 해볼까?

공대생 출신 곰곰 작가에게 듣는 입문 노하우

일 평균 이용량 6000만 건, 월 평균 이용자 3000만명. 이모티콘 이야기입니다. 이용자가 늘면서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 중인데요. 카카오에 따르면 이모티콘 누적 거래 규모(2011년 이후)는 최근 7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중 10억원 이상 매출을 낸 이모티콘은 120여 개, 1억원 이상은 1900여 개에 달하고요. 바야흐로 이모티콘 전성시대입니다.

시장이 커지니 작가도 늘고 있습니다. 현재 활동 중인 이모티콘 작가는 약 1만명.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그만 두고 전업 작가로 전향해 억대 연봉을 거머쥔 ‘성공 신화’들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이모티콘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도전이 가장 적극적인데요. 실제로 이모티콘 작가의 80~90%가 2030 세대(20대 49.9%, 30대 34.5%)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2011년 첫 이모티콘을 선보였다. 현재 국내 이모티콘 누적 거래량은 7000억원에 육박한다(자료=카카오)

모두가 ‘인생역전’을 꿈꾸는 건 아니고요. 부업으로 시작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괜찮은 이모티콘 하나 건지면 연금처럼 매월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준비물은 아이패드 하나면 되고, 무엇보다 대단한 그림 실력을 요구하지 않으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길,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일단 경쟁이 세요. 업계에 따르면 매주 약 2000개 이모티콘이 출품되고, 그중 단 100여 개만 출시의 영광을 안습니다. 경쟁률이 20:1인 셈이죠. 명확하게 공개된 심사 기준이 없어 승인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승인 여부에 심사위원 저마다의 취향과 판단이 작용하기에 작가 입장에선 ‘필승 전략’도 없는 상황입니다.

귀여운 오리 캐릭터로 사랑 받는 곰곰(강채연) 작가는 “수입만 보고 도전했다가 크게 실망하는 사람을 여럿 봤다”며 ’시급 1000원짜리 직업’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올 만큼 이모티콘으로 돈을 번다는 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곰곰은 공대 출신 이모티콘 작가입니다. 대학 졸업 후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지금은 30여 개 작품을 출시한 인기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모티콘 작가 입문서를 출판하거나 클래스101 등에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등 비전공 작가 준비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누구나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다”면서도 “승인부터 수익화에 이르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기에 무엇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모티콘 작가를 권한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모티콘으로 돈을 벌려면 버티는 힘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이모티콘 작가가 되고 싶나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곰곰 작가의 오리 캐릭터 이모티콘(자료=곰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야 유리한 이유는?
이모티콘이 한번에 승인되는 게 아니다. 승인이 된 뒤에도 어느 정도 수입이 생길 때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주변을 보니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지 않으면 금방 지치고 포기하게 되더라.

승인과 수익, 언제부터 났나?
첫 승인은 ‘작가가 돼야지’ 마음 먹고서 1달 만에 났다. 이른바 초심자의 행운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때 승인된 작품들은 다 망했다. 2년차부터 비로소 수입이 안정화됐다.

지금 연봉은 어느 정도인지?
비슷한 연차의 회사원과 비교하면 많이 버는 편이다.

공대생 출신이다. 독학으로 작가가 됐다던데?
처음엔 미술학원에 등록했다. 그런데 커리큘럼이 비효율적이었다. 나는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데, 너무 기본에 집중하니 진도가 느리게 느껴졌다. 성격상 재미를 잃을까 봐 그만 두고 실용적인 내용 위주로 독학을 했다. 유튜브 강좌나 커뮤니티, 책을 통해 공부했다. 지금도 주변에 독학을 권한다. 워낙 좋은 강좌가 많아서 굳이 학원에 갈 필요가 없다.

이모티콘 어떻게 그려야 잘 승인될까?
그림 실력보다 중요한 건 독특한 콘셉트다. 많은 사람들이 타깃층이 넓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란 이유로 일상 콘셉트에 도전하는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서 모션 퀄리티나 디자인 등이 정말 뛰어나지 않으면 승인이 어렵다. 비록 타깃은 좁더라도 일단 확실한 콘셉트를 잡아 승인부터 받는 것을 추천한다. 일상 콘셉트 도전은 나중에 하면 된다.

디자인은 어떤 게 잘 먹히는지?
내 경우엔 ‘대충’을 의도한다. 삐뚤빼뚤 하찮은 듯한 캐릭터가 사랑 받는다. 캐릭터의 모션도 중요하다. 모션이 너무 사실적이면 귀엽다기 보다는 징그럽게 느껴진다. 프레임을 몇 개 넣느냐는 작가만의 노하우다. 말랑함인지, 탄력인지 확실히 정하는 편이 좋다.

아이디어 수집 노하우는?
인기 이모티콘을 자주 분석한다. 신규 시리즈가 나오면 어떤 콘셉트를 잡았고, 어떤 상황의 어떤 감정을 표현하려 했는지 꼼꼼하게 살핀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모티콘의 인기 요인이 어디 있는지 잘 따지는 것이다. 단순히 제작자가 인플루언서라서 판매량이 높은 이모티콘은 공들여 분석할 필요가 없다. 또 인터넷이나 SNS에서 본 웃긴 밈은 전부 스크랩해뒀다가 디자인에 활용한다.

승인에 탈락하는 예비 작가도 많다
나도 여전히 승인은 쉽지 않다. 그래도 한번 탈락했다가 수정을 거쳐 통과한 이모티콘을 보면 확실히 개선한 버전이 더 낫다. 배우는 마음으로 이모티콘을 그리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그리고 인기 이모티콘이 생기면 꼭 시리즈화하길 권한다. 시리즈 이모티콘이 승인 확률이 훨씬 높다.

제작 및 출시 과정을 설명해달라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24개, 고정된 이모티콘은 32개를 그려야 한다.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경우 우선 3개를 그린 뒤 승인 심사를 받는다. 여기서 통과하면 나머지 21개 제작에 들어 간다. 출시 대기 중인 이모티콘이 워낙 많아서 제작 완료 후에도 2달 정도를 기다려야 출시된다.

책도 쓰고 온라인 강의도 진행 중인데, 무엇을 가르치는지?
딱 실무에 필요한 내용, 특히 디지털 드로잉과 모션을 쉽게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내가 입문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클래스101 수강생 중에선 10시간 수업 듣고 바로 승인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이럴 때 뿌듯하다.

이모티콘 작가 지망생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직업 자체가 생긴지 얼마 안 됐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운의 작용이 큰 분야다. 그림 실력과 콘셉트, 운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비로소 출발선에 설 수 있다. 그럼에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면 이 만한 직업이 또 없다. 자유롭고 즐겁다. 무엇보다 수익이 0원인 경우는 없다. 이모티콘이 쌓일수록 수익은 계속 늘어난다. 투자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과감히 시도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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