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특징은 무엇인가?
플랫폼의 특징은 무엇인가(04/06)
오종택 인사이터 대표
bell_rings@naver.com, www.facebook.com/ringtheworld
<플랫폼, 벤치마킹이 통하지 않는 비즈니스>
이제 경영학에서 가르치는 전략 서적은 새로 써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생태와 특이점이 있는 전략들에 대해선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벤치마킹전략’은 경영 전략 중 꽤 효율적인 방법으로 소개되곤 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Fast Follower Strategy’라고도 하는 이 전략은 과거 꽤나 유의미한 전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삼성은 애플(First Mover Strategy)의 전략과 대비되며 ‘Fast Follower Strategy’로 갤럭시를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의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 연재에서 2017년 기준 시가 총액 Top 10 기업 중 8곳이 이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참조. brunch.co.kr/@bellrings/11).
그리고 새로이 판이 짜여지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벤치마킹 전략은 그저 유명무실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유의미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해서 페이스북을 벤치마킹한 유사한 SNS 서비스를 만들게 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마 어려울 것입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Uber, Airbnb 등 이미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모든 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 벤치마킹은 이들 비즈니스에 통하지 않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의 패러다임을 지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해 이해하고, 여기에 적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플랫폼의 기본적인 내용들(플랫폼이 중요한 이유, 플랫폼 모델링 기본 요건, 플랫폼 유형별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기 때문에, 오늘은 좀 더 나아가 왜 플랫폼에는 벤치마킹이 통하지 않는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메커니즘과 특징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제 글은 창작된 글은 아니며 아래의 글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참조바랍니다(참조. organicmedialab.com/2015/08/16/winner-take-all-in-network-business).
<플랫폼의 특징>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수확체증의 법칙’과 ‘경계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① 수확체증의 법칙
네이버 사전에서 ‘수확체증의 법칙’은 이렇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수확체증의 법칙(Increasing returns of scale)
노동시간을 추가하면 산출량의 증가 정도는 커지게 된다는 이론. 브라이언 아더 교수는 하이테크산업에서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HRR에서는 다음과 같이 수확체증의 법칙을 정의하기도 하였습니다.
Increasing returns are the tendency for that which is ahead to get further ahead, for that which loses advantage to lose further advantage[Brian Arthur, “Increasing Returns and the New World of Business,” HBR, 1996
플랫폼 비즈니스도 수확체증의 법칙을 따릅니다. 즉, 어느 정도 임계점 이상에 이른 플랫폼은 계속 앞서가고 뒤쳐진 놈은 계속 뒤쳐지게 되는 경향을 띱니다. 이를 방증하듯, 지금은 이미 한 카테고리를 거의 독점한 기업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구글은 검색엔진, 페이스북은 SNS, 유튜브는 스트리밍 영상, Uber는 차량 공유 등을 독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로컬시장에서도 네이버는 포털, 카카오는 메신저를, 배달의민족은 배달시장을 독점했죠.
▲플랫폼 비즈니스도 수확체증의 법칙을 따른다
그리고 이렇게 이들 비즈니스가 수확체증을 통한 승자독식을 가져갈 수 있었던 연유는 ‘네트워크 효과’와 ‘규모의 경제’라는 메커니즘을 잘 알고,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①-① 수확체증 법칙의 메커니즘,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말 그대로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들간 네트워크 효과가 활발하게 발생함을 의미합니다. 이 네트워크 효과를 워킹하게 하고, 타경쟁사대비 얼마나 활발하고 유의미하게 만드느냐가 플랫폼 사업자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Case. 앱닷넷 vs 트위터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과거 ‘앱닷넷’이라는 서비스가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트위터와 굉장히 유사한 서비스였는데, 전문가들은 앱닷넷이 기능적 우위나 더 나은 UI, UX로 트위터를 집어삼킬 것이라 예견한 바 있죠. 하지만, 결국 앱닷넷은 트위터라는 산을 넘지 못했습니다. 트위터가 구축한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었죠. 이미 트위터에 Follower와 Following이 많은(이미 네트워크가 공고한) 유저들이 굳이 트위터와 유사한 앱닷넷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건 사실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이었죠.
▲트위터가 구축한 네트워크 효과라는 산을 넘지 못한 앱닷넷
Case. Airbnb
Airbnb와 유사한 서비스가 나타나면 어떨까요? Airbnb보다 훨씬 더 나은 UI, UX를 갖추고 있는 서비스라고 전제하더라도 아마 특별한 차별점이 있지 않는 이상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호스트와 숙박객(User의 양적 규모)뿐만 아니라 Airbnb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평판’기능이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Airbnb는 호스트와 숙박객 모두 상호 평가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 놓았습니다. 이 시스템은 호스트와 숙박객 모든 유저가 평판을 좋게 받기 위해 노력하게 만듭니다. 평판이 좋지 않다면, 호스트는 본인의 방이 팔리지 않게 되고, 숙박객은 평판이 좋지 않다면 예약을 하고 싶어도 호스트가 받아주지 않는 거죠.
결국 이미 Airbnb를 계속 사용해왔던 유저(호스트, 숙박객)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좋은 평판이 Airbnb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그로 인해 Airbnb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고, 경험하고 있는데 굳이 타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유저들은 본인이 좋은 평판을 받기 위해 많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 나은 경쟁사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Airbnb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①-② 수확체증 법칙의 메커니즘, 규모의 경제
규모의 경제 또한 수확체증(승자독식)을 발생시키는 메커니즘 중 하나입니다. 규모의 경제는 생산요소 투입량의 증대(생산규모의 확대)에 따른 생산비절약 또는 수익향상의 이익을 의미합니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일정 크기 이상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시, 제품 원가는 0에 가까워집니다. 페이스북 유저가 한 명 추가된다고 해서 서버비용이 늘어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우버도 마찬가지로 등록 차량 한대가 더 늘어난다고 해서 추가되는 비용은 거의 0화에 가까우며, Airbnb도 호스트의 룸 하나 더 등록된다고 해서 비용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Netflix는 어떨까요. 기존 비디오 대여점 모델에서는 비디오라는 물리적인 재화 자체가 늘어날 때마다 원가가 추가되지만, Netflix에 콘텐츠 하나가 추가된다고 해서 원가가 높아지지 않습니다.
경쟁사 대비 차이를 발생시키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게 되면, 유저들에게도 선택 옵션이 많아지고, 네트워크 효과도 자연스레 발생하게 되어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많은 플랫폼 사업자가 사업 초기 큰 투자를 감행하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자 하는 연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플랫폼은 수확체증의 법칙을 따르며, 이러한 승자독식을 발생시키는 메커니즘인 네트워크효과와 규모의 경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플랫폼 사업자는 이러한 플랫폼의 특징에 대해 이해하고,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선순환고리’를 만들기 위한 플랫폼 모델링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② 경계의 붕괴
플랫폼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산업간 경계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플랫폼의 특징을 이해해야만, 플랫폼 모델링과 Scale up(확장)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과거의 비즈니스와 지금의 플랫폼 비즈니스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사실 과거엔 비즈니스의 산업간 경계가 아주 뚜렷했습니다. 리테일 비즈니스의 사업자 월마트가 자동차 비즈니스에 뛰어들 수 없었고, 전자기기 사업자가 자동차 산업으로 뛰어들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경계선이 검정색에서 회색으로, 그 회색이 다시 흰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경계가 아예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물론 여전히 경계선은 존재하지만(Uber와 트위터의 경계선이 있는 것처럼), 그 경계선이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케이스들이 이를 방증합니다.
▲비즈니스 경계선이 흐려지고 있다
Case. 아마존과 유튜브는 이제 경쟁사이다?
아마존은 본디 e-Commerce 플랫폼이고, 유튜브는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지금까지는 이 두 서비스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사업을 각자 영위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구글은 성명을 발표해 아마존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쇼에 유튜브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기로 합니다.
아마존은 에코쇼를 출시하며 음식 조리법이나 뮤직비디오, 메이크업 영상 등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유튜브 서비스를 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아마존 입장에선 큰 타격이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최근 울며 겨자 먹기로 에코쇼 가격을 229.99달러에서 199.99달러로 인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마존도 이에 지지 않고, ‘비디오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경계가 명확했던 두 서비스가 결국 같은 비즈니스 상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된 것이죠(참조. www.greened.kr/news/articleView.html?idxno=42761).
Case. 디즈니, Netflix의 새로운 경쟁자?
현재 세계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받는 기업 중 하나인 Netflix는 콘텐츠 섭스크립션 모델의 최강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판이 지속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만 합니다. 콘텐츠 제작 최강자인 디즈니가 콘텐츠 섭스크립션 서비스, ‘디즈니 플레이’를 만들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디즈니의 영화와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마블 영화와 드라마를 Netflix에선 보지 못하고 디즈니 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게 되면, Netflix로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참조. www.cine21.com/news/view/?mag_id=91263).
사실 Netflix도 비즈니스의 경계를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단순 콘텐츠 섭스크립션 모델을 넘어 자체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도 Netflix의 투자를 받아 제작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제작된 ‘미스터 션샤인’
Case. 위워크는 더 이상 공간공유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위워크(WeWork)는 공간 공유 비즈니스 모델로, 한국의 위워크는 아시아에서 최대 지점이 있는 만큼 이미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이젠 위워크를 공유 공간 모델로만 한정 짓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위워크는 3, 500만 유저를 보유한 글로벌 커뮤니티 플랫폼, 밋업(Meet up)을 인수했습니다. 위워크 내 입주사의 네트워크 효과와 그 외 선순환 효과를 위한 행보겠죠(참조. blog.naver.com/monsterchemical/221151649285).
이 외에도 사례는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플랫폼 서비스들 대부분이 처음 시작할 때의 산업군에 속해 있지 않고,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Q. 카카오는 메신저 서비스인가요?
지금의 카카오는 카카오 모빌리티, 멜론, e-Commerce, 콘텐츠 플랫폼(브런치), 포털(Daum), 그 외 O2O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서비스입니다.
Q. 토스는 단순 간편 송금 서비스인가요?
간편 송금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지금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In App 내에서 소개하고 있는 금융플랫폼입니다.
Q. 배달의민족은 배달 O2O 서비스인가요?
배민찬, 배민라이더스 등 인접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여 현재는 단순 배달 O2O 서비스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Q. 애플은 단순 퍼스널 컴퓨터와 모바일을 만드는 기업인가요?
itunes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더불어 애플은 헬스케어 플랫폼, AI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Q. Amazon은 책을 판매하는 e-Commerce인가요?
Amazon은 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모든 재화에 대한 종합 e-Commerce이며, AWS라는 클라우드 서버 서비스로 세계 굴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Q. 구글은 단순 검색엔진인가요?
구글은 세계 최대 플랫폼 사업자이며, 손대고 있는 비즈니스의 영역 또한 헬스케어 플랫폼, AI 플랫폼, 우주산업, 자율주행자동차 등으로 엄청납니다.
지금까지 산업간 경계가 없어져가는 다양한 플랫폼 사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앞으로는 산업간 희미한 경계선들마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 희미해져 갈 것입니다. 현재 제가 운영 중인 ‘인사이터’도 지금은 ‘비즈니스 토론 클럽’을 표방하며 커뮤니티 산업에 속해 있지만, 계획하고 있는 Scale up(확장전략)은 커뮤니티에 속해 있지 않는 산업군입니다.
③ How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How입니다. 이렇게 수확체증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플랫폼 비즈니스 상에서 결국 우리는 어떻게 플랫폼 모델링을 해야 할까요.
수확체증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플랫폼 비즈니스 시장에서는 ‘정보/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기존 시장에 새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창출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배달의민족, Airbnb, Uber 모두 없는 시장을 새로이 만든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더불어, 예측이 불가능하고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모방할 대상이 없기 때문에 고객과 시장에 대해 배우고 적응하는 방법만이 통합니다. 처음 이야기한 벤치 마킹 전략이 무용하다는 것도 이러한 수확체증 법칙의 특징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연재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항상 변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장에 적응하고 배우면서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성장/진화시키는 것만이 살아남는 방법입니다. 결국 플랫폼 사업자는 우리 서비스의 어떤 핵심 Data와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확보하고, 경계를 허물어갈지 고민하는 것이 숙명입니다.
지금까지의 글의 맥락을 살펴보면 공감하시겠지만, 플랫폼은 ‘승자독식’ 구조를 가져가야 합니다. 이들에겐 이 목표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 연재에선 어떻게 플랫폼이 시장 독점을 할 수 있는지 First Mover 입장과 Fast Follower 입장에서 전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