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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인터뷰]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다” 전예지 디자이너를 만나다

주변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 전예지 디자이너 인터뷰

사실적이면서 감성 가득한, 전예지 디자이너가 3D 그래픽을 설명한 문장이다. 그 말대로 그의 작품에는 이불 속에서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는 눈사람, 꿈속을 여행하는 털 뭉치, 괴물의 입안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까지 마치 동화에서나 볼법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의 감성을 동화책 같은 2D 일러스트가 아닌, 사실적인 3D 디자인을 사용해 표현했다. 그 결과 그의 작품에서는 현실감과 가상의 몽환적인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렇게 개성 있고 매력적인 디자인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전예지 디자이너를 만났다.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를 사랑하던 어린아이, 3D 디자이너가 되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누구에게나 시작은 존재한다. 그렇다면 전예지 디자이너는 어떻게 디자인의 길에 들어서게 된 걸까? 그리고 디자인의 길에 존재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3D 디자인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예지 디자이너에게 직접 물었다.

‘하치와 몬스터’의 ‘하치'(자료=작가 제공)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3D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을 작업하고 있는 디자이너, 전예지입니다.

방금 자기소개처럼 현재 3D 디자이너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꿈꾸고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예술 및 디자인 계열로 들어오게 된 것 같아요. 워낙에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만드는 걸 좋아해서 그 외 분야의 직업은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3D 그래픽 작업물을 많이 작업했는데, 수많은 디자인 중에서 3D 디자인을 주력으로 선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다양한 그래픽 스타일이 있지만 유독 3D 그래픽에 눈길이 갔습니다. ‘라따뚜이’나 ‘몬스터주식회사’ 같은 ‘픽사(Pixar)’의 3D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면서 3D 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3D 그래픽은 사실적인 동시에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해요.

3D 디자인의 장점을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신다면?

털이나 금속 등의 질감 표현, 시간대에 따른 햇빛의 느낌부터 비현실적인 장면까지 더욱 쉽고 진짜같이 연출할 수 있다는 게 다른 작업 방식과의 차별화된 장점인 것 같아요. 그만큼 아이 캐칭과 몰입감도 더해지는 것 같고요. 그러나 요즘에는 3D 외에도 2D나 사진, 영상 등 다른 작업 방식에도 매력을 느껴서 많이 도전하고 싶어요.

전예지 디자이너가 비현실적인 감성을 현실에 가져오는 과정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디자이너와의 대화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이나, 디자이너의 디자인 작업 의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전예지 디자이너는 과연 어떤 의도를 가지고 디자인 작업을 했을까? 또 전예지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업물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Bushy’s Dream 의 털뭉치 ‘부시’(자료=작가 제공)

포트폴리오에서는 여러 애니메이션 작업물도 많이 보입니다. 애니메이션 작업물의 특장점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앞서 언급한 부분과 겹치는 내용이 있지만 애니메이션 작업물은 특히 더 사실적인 장면 연출에 특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 캐칭뿐만 아니라 몰입감도 좋아서 스토리 전달에도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평균적인 작업 과정과 디자인 작업에서 사용하는 툴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보통은 프로젝트 의도 및 과제 파악, 메시지 및 디자인 콘셉트 설정, 디테일한 작업 순으로 진행하는데요. 프로젝트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요. 그래도 큰 흐름은 이렇게 진행한 답니다. 3D 디자인 작업에선 시네마 4d, 그 외에 어도비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에프터 이펙트를 사용해요.

르꼬끄 테니스 빌리지의 테니스 치는 닭(자료=작가 제공)

굉장히 넓은 디자인 풀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작업을 위한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요?

제 경우엔 주변에서 보고 듣는 모든 것이 영감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음악이나 사진, 영상에서 영감을 많이 얻고, 평소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스케치로 남기거나 메모하고 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물이나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작업에서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무엇일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최근에 작업한 WTA 코리아 오픈 르꼬끄 캐릭터 팝업 프로젝트 ‘르꼬끄 테니스 빌리지’입니다.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작업한 작품이다보니 기억에 가장 남네요. 르꼬끄의 닭을 활용한 캐릭터 개발부터 애니메이션, 굿즈 제작 팝업 공간 구성까지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는데,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팝업인 만큼 전반적으로 캐릭터의 아이덴티티가 통일감 있게 느껴질 수 있도록 애썼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포함해 여러 SNS 계정에서 동일한 이미지를 프로필 이미지로 사용하고 계십니다. 무엇을 의미하는건가요?

사실 저의 개인 작업물 ‘GO! SANTA’의 산타 캐릭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힙한 산타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업한 캐릭터인데, ‘흔한 빨간 옷의 뚱뚱한 산타가 아니라, 힙스터 산타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작업하게 됐습니다. 프로필 사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이 산타는 새로 마련한 번쩍거리는 썰매를 타고 있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힙한 힙스터 산타”라는 생각을 구현한 ‘GO! SANTA'(자료=작가 제공)

개인적으로 애뉴얼 아트북 2022 팝업전시에서 선보이신 ‘포근한 방구석 이브’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포근한 방구석 이브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의 이야기를 담은 작업물이에요. 아이와 눈사람이 눈 내리는 이브에 포근한 침대 안에서 TV를 보는 모습을 담았는데, 가끔은 북적이는 크리스마스 거리보다 집 안에서 소박하게 즐기는 크리스마스도 행복한 것 같아요.

소년과 함께 포근한 방구석에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고 있는 눈사람(자료=작가 제공)

그밖에 원하시는 프로젝트나 작업물 소개 부탁드립니다.

꿈이라는 소재로 만들어진 ‘Bushy’s Dream’ 애니메이션 (자료=작가 제공)

소개하고 싶은 프로젝트라면 ‘Bushy’s Dream’이 있어요. 이 작품은 ‘꿈’이라는 소재로 스토리를 구상하다가 꿈속을 여행하는 ‘부시’라는 캐릭터를 떠올리게 됐어요. 특히 홀로 여행을 하다가 만나게 되는 친구의 낯설고 설레는 이야기를 담아낸 작업물입니다. 제 작업물 중 특히나 많은 사랑을 받은 작업물인 것 같아요.

몬스터의 입 속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하치 (자료=작가 제공)

그외에도 ‘하치와 몬스터’라는 프로젝트도 소개하고 싶어요. 이 작품은 ‘하치’라는 소년과 그의 친구인 아주 커다란 몬스터의 우정을 그렸어요. 하치는 몬스터의 입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아주 좋아하는 아이예요. 특히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아 스탠드 불빛 속에서 책을 읽곤 하죠.

요즘 ‘기획’에 대해 생각이 많은 전예지 디자이너

디자인 작업물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지만 모처럼 현직 디자이너와 이야기하는 기회인 만큼 ‘디자이너’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다. 이에 전예지 디자이너가 자신이 생각하는 디자이너와 또한 디자이너로서 앞으로 어떤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지 자신의 생각을 공유한다.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을 기획하고 구상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지 묻습니다.

전 디자인이 나오기 전에 반드시 프로젝트 의미도, 전달해야 하는 주제와 메시지를 여러 번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어떤 의도를 가진 프로젝트인지 잘 파악하고 그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 할 수 있는 디자인을 구상하게 되는데, 특히 비주얼적인 디벨롭 과정에만 빠져 프로젝트 의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려고 합니다.

꿈 속을 여행하는 털뭉치 부시(자료=작가 제공)

요즘은 점점 더 디자인 업계가 치열한 분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쟁력있는 디자이너이자 전문가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이제 디자이너는 기획 능력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AI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그래픽 툴 덕분에 이제 누구나 디자인이 가능해진 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경쟁력 있는 디자이너는 한 가지 툴에만 의존하지 않고 항상 열린 자세로 새로운 툴과 기술을 받아들이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여전히 가장 기본에 충실한, 즉 의도와 상황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한층 더 나아가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영역에 참여할 수 있고 다양한 작업 방식으로 누구와도 유연하게 협업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전하고 싶은 분야나 새롭게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현재는 3D 그래픽을 주력으로 작업하고 있으나, 범위를 넓혀 더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2D 그래픽 작업뿐만 아니라 영상이나 사진 등 관심 있는 분야가 많은 편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기획 쪽에도 관심이 많아 더욱 넓은 영역에서 활동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커리어에서 목표로 하는 것이 있나요?

3D 디자인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고, 나아가 디렉터로서의 역량을 기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작업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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