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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개인화 시대, 강해지는 취향 마케팅

당신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나요?

유명 할리우드 영화 ‘트루먼 쇼’는 이런 내용이다. 트루먼의 삶이 24시간 전국으로 생중계된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모두 트루먼에게 집중해왔던 것이다. 맞춤형 서비스를 사용하는 우리도 트루먼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사는 것 같다. 기업 마케팅뿐만 아니라 대부분 플랫폼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는 듯한 느낌이 드는 맞춤형 서비스. 대체 어떻게 가능할까?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

글. 김수진 기자 soo@ditoday.com

맞춤형 서비스의 관건은 사용자의 취향을 알아내는 것이다. 사용자가 남긴 취향의 흔적을 밟으며 구매·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 그만큼 취향이 중요해진 시대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취향에 따른 큐레이션 마케팅을 선보이는 기업도 많아졌다. 그렇다면 고객 맞춤형 콘텐츠는 어떻게 보여주는 걸까? 국내에 상륙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떠들썩했던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로 그 원리를 알아보자.

협업 필터링과 취향 프로필, 그리고 NLP  

스포티파이는 사용자 맞춤 음악을 추천하고, 사용자와 취향이 비슷한 청취자의 노래를 추천하는 서비스로 유명하다. 어떻게 사용자 취향의 음악을 추천하는 걸까? 해답은 알고리즘에 있다. 알고리즘은 두 가지 기본 정보를 확인한다. 첫 번째, 사용자가 듣고 라이브러리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한 노래를 보는 것. 반대로 30초도 듣지 않은 채 건너뛴 노래는 좋아하지 않는 노래로 간주한다. 두 번째, 다른 사용자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체크한다. ‘업무할 때 듣는 노래’나 ‘BTS 빌보드 핫 100 1위 기념’같은 플레이리스트에서 주제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두 가지 방법으로 데이터를 확보했다면, 데이터세트 비교를 통해 추천곡을 고른다. 이는 두 개의 데이터세트를 비교해 사용자가 좋아하는 노래와 관련된 새로운 노래를 찾는 것이다. 만약 엠마(Emma)가 플레이리스트에 5곡을 담았는데, 그중 4곡이 댄(Dan)의 보관함에 있다면 댄은 엠마의 노래 취향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댄의 보관함에 없는 엠마의 나머지 한 곡을 댄에게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라고 한다. 이미 많은 기업이 이 방식을 이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콘텐츠 장르를 7만 6,000여 개로 세분화하고, 고객 선호도를 2,000개 유형으로 분류해 협업 필터링을 사용 중이다. 이 밖에도 아마존 상품 추천, 유튜브 맞춤 동영상, 페이스북 친구 추천 모두 협업 필터링의 결과다.

또한 취향 프로필 설정 방법을 통해 프로필 설정만으로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사용자가 듣고 좋아한 노래를 기준으로 좋아하는 장르와 세부장르를 판단해 추천곡을 선정해 과거 청취 패턴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 밖에도 자연어 처리(NLP) 방법이 있다.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는 사람의 말을 텍스트로 분석하는 방법론이다. 텍스트 데이터를 형태소, 구문 등의 단위로 쪼개 분석하고, 사람들의 감정 및 의도를 분석한다.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 노래와 함께 나타나는 블로그 글이나 인터넷 게시글을 분석하고 많이 등장한 키워드와 관련된 곡을 추천한다.

추천시스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키

요즘은 언제, 어디서든 음원을 들을 수 있다. 게다가 같은 노래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일하게 들리기 마련이다. 이렇듯 음원만으로 차별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포티파이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특징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추천시스템이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유리한 협업 필터링의 특성 때문에 어마어마한 사용자를 보유한 스포티파이가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가 이탈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추천시스템에 투자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해당 플랫폼을 많이 쓰면 쓸수록 알고리즘이 취향 정보를 많이 수집해 추천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탄다면 축적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곡을 추천받기 어려워진다. 이렇게 어떤 앱에 데이터가 입력되고 나서 다른 앱으로 갈아탈 때마다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전환 비용이 높아지고, 이 비용이 높으면 전환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는 사용자에게 유익한 기능인 동시에 스포티파이의 스마트한 비즈니스 전략인 셈이다. 개인 추천 기능을 제공하는 앱이 점점 늘어나는 게 당연한 상황.

스스로 정보의 범위를 확인해야 할 때

그렇다면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이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맞춤형 서비스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 개인화 마케팅이 치열해질 경우, 에코 챔버 효과(Echo Chamber Effect)를 조심해야 한다. 에코 챔버 효과는 특정한 성향을 가진 개인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소비해 알고리즘도 자연스레 취향에 맞는 콘텐츠로 받는 것을 뜻한다. 즉,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는 것이다.

이 현상이 심각해지면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필터 버블 현상은 사용자 맞춤형 정보만을 제공한 결과 이들 스스로 자신의 관심사와 비슷한 환경 속에 가두는 현상을 말한다. 사용자 취향이 아니라면, 정보 제공 단계서부터 아예 정보를 차단해 위험하다. 내 취향을 알아서 선택해주기 때문에 편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안에만 갇히다 보니 확증 편향 위험성도 생길 수 있다. 이 현상이 심각해지면 자칫 왜곡된 신념에 빠질 수 있고, 개인정보 결정권에 주체적인 태도를 갖지 못할 수 있다.

주체적인 태도를 갖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양한 방면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어떻게 취향 범위를 넓힐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이 구독하는 것 외에 인기 콘텐츠나 기타 다른 콘텐츠를 살펴야 한다. 유튜브를 예로 들면, 유튜브 앱 내에서 맞춤동영상 설정을 중단하는 방법이 있다. 시청 기록 일시중지 버튼을 통해 맞춤 동영상을 차단한 후 다른 영상을 탐색하는 것이다. 또한, 취향이 다양한 사람의 플레이리스트나 추천 콘텐츠 영상을 보며 트렌드를 공부하는 방법도 있다. 취향에 얽매이기 싫은 사람은 최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찾고, 보고, 듣는다고 한다. 이제는 일상이 된 초개인화 시대, 스스로 정보의 범위를 확인하고 더 나은 인터넷을 즐기는 것이 중요한 때다. 자신에게, 타인에게 얽매이지 말고 더 넓은 세상을 향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