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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히 데이터 쌓은 스타트업, AI로 날개 달았다

월드IT쇼 2023 참관기

그야말로 ‘해 줘’의 시대다. 인터넷주소(URL)만 있으면 다 된다. 상품 상세설명 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면 스타일리시한 숏폼을 뚝딱 만든다. 마케팅 채널 주소를 적으면 고객 활동 데이터를 리포트로 보기 좋게 정리하고, 제품명을 입력하면 수십개 사이트에 흩어진 구매자 리뷰를 한 데 요약한다. 모두 ‘월드IT쇼 2023’에서 공개된, 실제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다.

이미지 1. 월드IT쇼 2023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지난 19일 올해로 15회를 맞은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인 월드IT쇼 2023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세계의 일상을 바꾸는 K-디지털’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국내외 465개 기업이 참가해 다양한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선보였다.

올해 행사를 관통한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 최근 생성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 가운데 많은 스타트업이 그간 축적해 온 자사 데이터를 AI 기술과 결합해 선보였다. ‘자동 추천’에 머물렀던 AI 기술력은 ‘자동 생성’으로 고도화됐고, 특정 영역에 국한됐던 적용 분야는 마케팅, 숏폼, 콘텐츠, 개인정보보호 등으로 확대됐다.

AI 마케팅 기술 대거 등장… 효율 높아진다

최근 경영컨설팅 전문기업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AI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직무로 마케팅을 꼽았다. 생성 AI 툴이 카피라이팅 가안을 만드는 데 투입되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단축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 참가한 많은 스타트업이 마케터의 단순 반복 노동을 간소화하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미지 2.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인데이빗

데이터 분석 업체 테크스페이스는 마케팅·이커머스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인데이빗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마케팅 성과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출 채널별 데이터를 엑셀로 통합해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했지만, 인데이빗은 이를 클릭 한 번에 해결한다. 마케팅 데이터 수집과 기록은 물론 20가지 이상의 시각화 리포트로 성과를 요약한다. 네이버나 페이스북 등 마케팅 채널별 맞춤 템플릿도 제공한다. 이상근 테크스페이스 대표는 “마케터 한 명이 엑셀 작업에 소요하는 시간이 주당 32시간인데 이를 5분 내외로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미지 3. 리뷰 분석 플랫폼 리뷰스 애널리틱스

IT 비즈니스 업체 코드크레인은 제품 리뷰 분석 플랫폼 리뷰스 애널리틱스를 공개했다. 여러 사이트에 흩어져 있는 리뷰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솔루션이다. 주 타깃은 자사몰을 갖고 있지 않은 상품 생산자. 상품명과 판매 사이트 URL을 입력하면 소비자 평가, 키워드, 추이 등의 리뷰 정보를 시각화해 제공한다. AI 텍스트 분석 기술을 도입, 리뷰에 담긴 소비자의 의도를 최대 97%의 정확도로 파악한다. 코드크레인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상품 생산자는 일일이 모든 판매 사이트를 방문해 리뷰를 체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스타일 테크 스타트업 스튜디오랩은 패션 브랜드를 겨냥한 AI 마케팅 솔루션을 내 놓았다.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을 입력하면 비전과 슬로건, 네임, 로고, 디자인 등을 자동 생성하는 브랜드 캔버스를 운영 중이며, 5월에는 이를 더욱 고도화해 제품 사진만 넣어도 카피라이트 등을 자동 생성하는 셀러 캔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AI, 콘텐츠 기반 서비스에도 ‘찰떡’

자동 생성 기술은 텍스트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숏폼과 브이로그 등 영상 기반 서비스에서도 AI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미지 4. AI 기반 숏폼 제작 플랫폼 브이캣

파이온코퍼레이션은 AI 숏폼 제작 플랫폼 브이캣을 공개했다. 제품 상세페이지 URL을 기입하면 AI가 1분만에 마케팅용 영상을 제작한다. 브이캣이 보유한 업종별 영상 템플릿 2,000개 중 어울리는 템플릿을 선택해 제품의 이미지와 문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음악도 알아서 골라준다. 지난해 9월 베타 서비스 결과 광고 제작비는 최대 100분의 1 감소, 광고비 대비 매출액(ROAS)은 최대 300% 증가했다. 임준석 파이온코퍼레이션 이사는 “중요한 문구와 사진을 선별하는 것이 핵심으로, 그간 축적한 방대한 광고 노하우를 통해 최적의 결과물을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광고 영상 제작 업체 비디오몬스터는 AI 기반 여행 브이로그 비브를 소개했다. 비브는 탭 한 번에 브이로그를 만들고 여정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여행 중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보기 좋게 편집한다. 비브는 브이로그로 수집한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여행 상품 예약 및 판매까지 연계하는 콘텐츠 기반 종합 여행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는 구상이다.

개인정보보호와 심리상담에도 AI 도입

마케팅과 광고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이 도입됐다.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플랫폼 캐치시큐를 운영하는 오내피플은 AI 기반 개인정보 수집·관리 솔루션 캐치폼을 선보였다. 캐치폼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 동의서 양식을 만들어 주는 서비스다. 개인정보 수집·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이 주요 타깃이다.

이미지 5.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플랫폼 캐치시큐

예컨대, 캐치폼에 ‘전화번호 수집 동의서를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전화번호’라는 키워드를 인식해 최신 규제를 반영한 관련 동의서를 생성하는 식이다. 200여 개 이상의 기업 대상 정보보호 컨설팅 노하우를 녹였다. 개인정보 동의서의 의미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인포그래픽스도 자체적으로 디자인했다. 조아영 오내피플 대표는 “누구나 쉽게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더욱 고도화한 서비스를 상반기 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 대화분석 업체 테바소프트는 비대면 심리상담 플랫폼 심스페이스를 출시했다. 사용자가 스스로 마음관리를 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매일 일기를 쓰듯 감정 상태를 음성으로 녹음하면 AI가 이를 텍스트로 변환한 뒤 사용자의 감정을 분석해 키워드로 요약한다. 수많은 심리상담 데이터가 기반이 됐다. 또 사용자에게 맞는 전문 심리상담가를 추천,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를 지원한다. 테바소프트 관계자는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 상태를 AI가 짚어준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AI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AI 시장 규모가 2022년 869억달러(약 115조 7,000억원)에서 2027년 4,070억달러(약 541조 8,000억원)로 연평균 36.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기술이 보편화될수록 학습 데이터의 질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자기 분야에서 우직하게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은 스타트업이 비상할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