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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중간광고,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있게 하라

중간광고, 그것 역시 광고였다.

중간광고 보고 오실게요

한창 재미있게 온라인 영상을 보던 도중 어김없이 찾아온 불청객, 중간광고. ‘스킵(Skip) 버튼아 빨리 나와라’ 조급한 마음으로 화면 우측 하단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이런, 스킵 없는 광고다.
세상 이보다 긴 15초가 또 있을까? 피할수 없다면 즐기라던데 중간광고는 도저히 친해지려야 친해지기 어려운 존재다. 그래, 누군들 땅 파서 장사할 수 있겠냐마는 ‘운영자 양반, 거 광고가 좀 심한 거 아니오?’ 싶은 순간은 이따금 툭툭 찾아온다. 이번 특집은 피하기 힘든, 그렇다고 즐기기는 더 어려운 중간광고를 뜯어 봤다.


중간광고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이 애드블록이다. 왜? 중간광고가 싫으면 그저 애드블록 서비스를 사용해 원천 차단시키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를 없애는 줄 알았던 애드블록의 역설(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을 마주하며, 광고의 본질적 측면에서 중간광고를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광고, 그것 역시 결국엔 광고였다.

가깝고도 먼 당신, 온라인 중간광고

지난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온라인 동영상 광고 효과 리포트 2018’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영상 콘텐츠 시청 도중 중간광고를 접했을 때, 열에 아홉은 광고의 전체를 또는 일부만 시청하고 스킵(Skip) 한다. 광고 시청 여부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무조건 봐야만 하는(물론 채널을 돌리 수도 있지만) ‘60초 후에 계속됩니다’ 형태의 TV유사 중간광고에는 이제 꽤나 익숙해진 것 같은데, 여전히 온라인 중간광고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조금도 줄지 않았다. 대부분의 온라인 중간광고가 60초보다 짧은 5초 내지 15초의 길이라는 점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대체 이유가 뭘까.

스스로 내린 결론은, 광고 전체 길이와 상관없이 온라인 중간광고는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를 훨씬 크게
깨뜨린다는 것이다. 중간광고가 들어간 다수의 온라인 영상 콘텐츠는 전체분량 자체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이다. 채 10분이 안 되는 영상 하나 보는데 중간광고 두 편이 갑툭튀 한다면 어떻겠는가?
운영자 양반, 거 광고가 좀 심한거 아니오?

중간광고를 거부하다, 애드블록

기자는 중간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유난히 심한 것 같기도 하다. 광고 제거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열명 중 여덟 명은 의향이 없다 했다던데(온라인 동영상 광고 효과 리포트 2018, 오픈서베이), 무료 체험 1개월을 신청했다가 광고 없는 신세계를 맛보고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며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고 있고, 아예 애드블록 브라우저를 사용해볼까 싶어 찾아보기까지 했다. 애드블록은 말 그대로 광고(AD) 자체를 막는(Block) 기능이다.

애드블록 관련 글로벌 리포트를 살펴보면 전세계적으로 애드블록 서비스의 사용자 수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PageFair사가 발표한 ‘2017 Global Adblock Report’에 따르면 광고를 차단하는 전세계 데스크톱 및 모바일 장치는 2016년 12월까지 6억 1천 5백만 대에 달한다. 물론 애드블록을 사용하는 데에는 바이러스 방지, 로딩 시간 개선, 개인정보 보호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광고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큰 이유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구글 플레이에 ‘애드블록’으로 검색하면 많은 서비스가 나타난다 

애드블록, 정답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애드블록을 바라보는 시선은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뉘어져 왔다. 사용자 입장에서야 지긋지긋한 광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쌍수 들고 환영할만 하지만,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 이들에겐 애드블록이 곧 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제처럼, 광고가 먼저이냐 콘텐츠가 먼저이냐를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방향을 틀어, 그 큰 온라인 콘텐츠 생태계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엄밀히 따져보면 우리가 온라인에서 소비하는 영상 콘텐츠 중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는 적지 않은가. 최근 산업 안팎으로 시끄러운 지상파TV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쟁점만 보더라도 도입 찬성자들은 중간광고를 통한 수익이 있어야만 질 높은 콘텐츠 생산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태껏 비용 없이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광고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참 아이러니하게도 광고를 없애겠다며 세상에 나와서는 다시 광고주를 모아 또 다른 형태의 광고 플랫폼이 되고 있는 대부분의 애드블록 서비스를 그렇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애드블록 수익 모델은 역설적이지만 결국 광고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없애지않는 것인데 말이다.

중간광고도 결국 광고, 그렇다면?

애드블록의 성장이 중간광고 그 자체의 종말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그것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몰입감을 방해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중간광고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수용적인 입장을 보이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돌고 돌아 중간광고를 다시 바라보니, 결국 중간광고도 광고라는 본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중간광고 또한 콘텐츠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애드블록을 쓰고 있는 사람들의 60%는 광고가 뛰어나거나, 호감이 간다면 사용중인 애드블록 서비스를 해지시킬 용의가 있다는 조사 결과(‘AD Blocking Statics and Trends’, Invesp)가 발표되기도 했다. 즉, 중간광고가 싫어서 없애려 했지만, ‘즐길만한’ 콘텐츠 성격의 중간광고가 많아진다면 얼마든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간광고의 방향성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번 기사의 답을 이렇게 내려야겠다. 스토리, 독창성, 영상미 혹은 다른 그 무엇이됐든 중간광고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즐길만한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