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그 자체였던 익스플로러, 이젠 안녕
탄생부터 소멸까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28년
1995년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는 첫 등장과 동시에 브라우저 무료화를 이끌며 전 세계 인터넷 보급에 이바지했다. 한때 95%까지 브라우저를 점유했지만, 이어 등장하는 파이어폭스·오페라·크롬 등 다른 브라우저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1.48%까지 떨어졌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인터넷 익스플로러11은 2022년 6월 15일에 지원 중단될 것”이라 발표했다.
글. 김성지 기자 jerome@ditoday.com
이전부터 조짐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이후로 신버전 출시를 중단했으며, 2016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11을 제외한 모든 버전 서비스를 종료했다. “2020년 1월 14일을 마지막으로 Window 7 지원을 종료한다”는 마이크로소프트 발표로 많은 이가 확신했다. 익스플로러11은 Window 7에 최적화된 브라우저이기 때문이다.
이어 그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MS 365와 익스플로러11의 호환을 중지하며 자사의 타 브라우저인 엣지(Edge)의 사용을 종용하는 듯한 태도를 드러냈다. 2004년을 기점으로 떨어지던 익스플로러의 사용률은 1.48%(2021년 6월 기준)를 기록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도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며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즉, 2022년 6월 16일부터는 익스플로러를 실행하더라도 엣지(Edge)가 실행돼 익스플로러를 만날 수 없다는 의미다.
넷스케이프가 끌고, 따라가는 익스플로러
익스플로러가 처음 등장했던 1995년은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였고,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웹 브라우저는 익스플로러가 아니었다. 윈도우와 MAC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사용 가능한 넷스케이프(Netscape)가 초기 브라우저 시장을 주도했고 익스플로러는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이를 반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95부터 익스플로러3를 기본 탑재해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높여갔고, 둘의 차이를 가른 것은 UI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익스플로러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각 나라의 언어로 지원했지만, 넷스케이프는 영어 버전만 출시 후 뒤늦게 여러 언어를 지원했다. 또한 넷스케이프는 비표준 HTML 코드를 엄격히 제한했지만, 익스플로러는 이를 허용했다. 비표준 HTML 코드는 높은 호환성과 편의성이 장점이며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익스플로러에 더 많은 웹 디자이너와 웹 개발자가 모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우리가 아는 익스플로러 아이콘도 익스플로러3에서 등장했다. 결국 1999년을 기점으로 익스플로러가 넷스케이프에 우위를 점하며, ‘익스플로러 시대’의 서막을 예고했다.
출시: 1995. 8 종료: 2001. 12. 31 | 출시: 1995. 11 종료: 2001. 12. 31 | 출시: 1996. 8 종료: 2004. 6. 30 | 출시: 1997. 9 종료: 2004. 12. 31 |
출시: 1999. 3 종료: 2005. 12. 31 | 출시: 2001. 8 종료: 2011. 12. 31 | 출시: 2006. 10 종료: 2016. 1. 12 | 출시: 2009. 3 종료: 2016. 1. 12 |
출시: 2011. 3 종료: 2016. 1. 12 | 출시: 2012. 9 종료: 2016. 1. 12 | 출시: 2013. 10 종료: 2022. 6. 15 |
‘인터넷=익스플로러’라는 개념을 만들다
익스플로러는 새로운 버전 출시 때마다 신기술을 적용해 향상된 성능으로 사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했다. 반면 넷스케이프는 여러 번의 버전업에도 개선되지 못하며, 사람들에게 외면받았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넷스케이프는 ‘오프소스’ 정책을 도입했다. 모두에게 코드가 오픈된 오픈소스 특성상 많은 사람이 넷스케이프의 코드를 확인했다. 하지만 넷스케이프의 코드는 예상보다 엉망이었고 웹 개발자들도 개선할 수 없는 구조라 판단했다. 결국 2002년, 브라우저 시장은 익스플로러6이 96%의 점유율을 보이며 독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익스플로러가 브라우저 시장 독점 후, 주기적인 업데이트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UI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웹 브라우저 개발팀을 해체하며 “익스플로러6이 마지막이며 익스플로러7은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넷스케이프는 몰락했고, 익스플로러의 경쟁자는 없었다. 2004년 파이버폭스(Firefox), 2008년 크롬(Chrome)이 등 익스플로러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새로운 브라우저가 등장했지만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게임 체인저 등장, 스마트폰과 웹 표준
익스플로러만 남은 브라우저 시장에서 파이어폭스는 조용히 점유율을 높여갔다. 파이어폭스의 성장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성가시게 했다. 파이어폭스의 모기업인 모질라(moz://a)는 넷스케이프의 웹 개발자들이 설립한 회사로 넷스케이프 시절 실패를 교훈 삼아 익스플로러의 대안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파이어폭스는 웹 표준을 잘 지키면서 빠른 속도와 뛰어난 성능을 선보였다. 위기의식을 느낀 마이크로소프트는 2006년 익스플로러7를 출시했다.
2007년 1월, 스마트폰이라는 게임 체인저가 등장했다. 애플(Apple)은 iPhone을 출시하며 스마트폰의 개념을 재정립했고 현재 스마트폰의 기틀을 세웠다. 스마트폰 등장 전에는 인터넷은 PC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고 웹사이트는 익스플로러에서 잘 구동된다면 문제없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익스플로러를 지원하지 않았고, 비표준 HTML 코드가 포함된 웹사이트는 스마트폰에서 구동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서 웹사이트 개발자들은 웹 표준을 지키며 웹사이트를 구축하게 됐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웹 표준을 준수하며 제작된 웹사이트로 인해 자유롭게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익스플로러보다 더 나은 성능을 지녔으며 30% 점유율로 2등 브라우저였던 파이어폭스가 익스플로러의 아성에 도전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한 검색 엔진 회사가 끼어들며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2008년 12월, 구글은 크롬을 출시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크롬, 그보다 빨리 추락하는 익스플로러
크롬은 빠른 속도와 간결한 UI와 함께 등장해 꾸준히 점유율을 올렸고, 출시 4년 만에 익스플로러를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익스플로러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며, 1.4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감소하자, 여가생활을 책임지는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의 MS 365 앱,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네이버 등 많은 콘텐츠가 익스플로러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
익스플로러를 지원하지 않는 네이버
익스플로러를 지원하지 않는 유튜브
익스플로러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속도·보안성·확장성 등 주요 부문 모두 타 브라우저에 뒤처졌고, 효과적인 개선도 없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넷스케이프가 그랬던 것처럼 익스플로러 개발을 포기했다. 다만 차선책이 있었다. 총체적 난국의 익스플로러를 포기하고 새로운 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 5월 20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2022년 6월 15일부터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지원을 종료한다”라고 발표했다.
끝나지 않은 경쟁, 크롬과 아이들
한편, 2012년부터 꾸준히 2위권과 격차를 벌리며 크롬은 브라우저 시장을 주도했고 단 한 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 익스플로러만큼 독점하지 못했지만, 구글의 다양한 콘텐츠와 높은 호환성을 보이는 크롬은 PC·모바일 등 모든 디바이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어 애플에서 개발한 ‘사파리(Safari)’, 익스플로러의 대체자 ‘엣지’가 포진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의 판도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삼성 디바이스에서 사용하는 ‘삼성 인터넷’과 네이버에서 개발한 ‘웨일(Whale)’이 순위권에 있다.
현재 브라우저 시장은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엣지 등 자신만의 강점을 지닌 여러 브라우저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사용자들은 속도·호환성·보안성 등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이 뛰어난 브라우저를 선택해 사용하는 재미가 있다.
① 전 과목 A 전교 1등, 크롬
전교 1등은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것처럼 크롬도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속도 측면에서 파이어폭스와 더불어 가장 빠르며, 호환성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 호환성을 측정하는 HTML5test에 따르면, 555점 만점 중 크롬은 528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익스플로러는 312점이다. 크롬의 강점 중 하나는 보안성으로 최근 보안성에 초점을 맞추며, 개인 정보 보호가 담긴 쿠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크롬의 유일한 단점은 ‘높은 메모리 이용률’이다. 크롬은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탭마다 프로세스를 따로 사용한다. 즉, 많아질수록 메모리 사용량이 급격히 커진다. 컴퓨터 사양이 좋지 않다면 크롬은 좋은 선택지가 아닐 수 있다.
② 컴퓨터 사양이 좋지 않다면 ‘파이어폭스’
파이어폭스는 크롬의 유일한 단점을 보완하는 브라우저로, 빠른 속도, 낮은 메모리 이용률, UI가 장점이다. 전체적인 속도에서 크롬과 함께 가장 빠르다. 파이어폭스의 진가는 대용량 페이지를 로딩할 때 나타난다. 로딩하는 페이지 용량이 커질수록 다른 브라우저와 격차도 커진다. 또한 탭을 여러 개 사용하더라도 메모리 소모율은 큰 변화가 없어, 낮은 사양의 컴퓨터로 많은 탭을 사용할 수 있다.
자유로운 UI 설정은 파이어폭스만의 강점이다. [새로고침] [앞으로가기] [뒤로가기] 등 버튼의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으며, 도구 모음이나 테마도 원하는 데로 구성할 수 있다. 파이어폭스는 자신만의 커스터마이징이 트렌드인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브라우저다.
③ for Apple·of Apple·by Apple, 사파리
mac OS, iOS 등 애플 운영체제만을 위한 브라우저다. 애플 디바이스에서는 빠른 성능과 강력한 보안성으로 완벽하지만, 윈도우에서는 인내심을 테스트할 정도로 느리다. 심지어 2012년 5월 이후로 윈도우용 사파리는 지원하지 않는다. 사파리의 사용자는 대부분 애플 디바이스 사용자이며, 애플 디바이스 사용자는 대부분 사파리를 사용한다.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사파리는 애플 디바이스 사용자에게는 최고지만 이외 디바이스 사용자에게는 최악일 수 있다.
④ 무색무취, 엣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익스플로러를 대체하기 위해 크롬을 겨냥해 만든 브라우저다. 애초에 크롬을 토대로 설계돼 크롬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며 속도·호환성·보안성 등 모든 부문에서 익스플로러 시절보다 개선됐다. 엣지는 특별히 부족한 부분이 없다. 하지만 눈에 띄는 강점도 없다. 크롬과 유사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크롬만큼 구글 콘텐츠와 원활하게 연동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좋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사용률을 보인다.
아듀, 익스플로러
인터넷이 보급되던 시절, 웹 표준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비표준 HTML 코드의 허용’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수용했다. 익스플로러는 1등이 되기 위해 사용자에게 귀 기울였고 더욱 개선된 UI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브라우저 시장을 96%까지 점유하며 대중에게 ‘인터넷’ 그 자체로 자리 잡았다. 브라우저 시장을 독점한 익스플로러는 권태기의 연인처럼 완전히 달라졌다. 이후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비이스가 등장하며 웹 표준이 필수가 됐지만, 변화에 대응하지 않았고 노력하지 않았다. 결국 27살의 익스플로러는 1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